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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2. 12.07. 00:00

[최병천 칼럼] ‘부동산 PF’ 터지나, 대통령이 해야 할 3가지

By | 2022년 11월 9일 | 미분류, 정책, 정치

급격한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하락, 채권시장 경색. 2022년 하반기 한국경제를 불안에 빠트리는 세 가지 위협 요소다. 이 요소들이 결합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경제위기’, 특히 ‘금융위기’는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될 소지가 있다.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 부동산 PF 시장에 자금을 많이 쏟아부은 보험사와 증권사, 캐피탈 등의 부도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운용 능력 또한 시장의 신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취임 6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정책 리더십은 ‘바닥’ 수준에 가깝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경제의 위험이 ‘부동산 PF 시장’에서 터질 가능성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을 절실하게 요청한다. 이른바 윤 대통령의 ‘세 가지 할 일’인데, 윤 대통령은 과연 이런 조언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까. [편집자주]

✔ 새 정부 6개월,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2022년 현재, 한국 모든 경제 지표 그리 좋지 않아
✔ ①급격한 금리인상 ②부동산 가격하락 ③채권시장 경색
✔ ①, ②, ③이 겹쳐지면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커 

사진:셔터스톡

오는 11월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새 정부 6개월,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환율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게 1400원을 넘었다. 연초에 0.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현재 3.0%를 돌파했다. 무서운 속도로 금리는 오르고 있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모두 좋지 않은 징후들이다. 일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경제위기’가 실제로 오는 것인가? 

지난 6개월 동안, 윤 대통령은 경제정책과 관련해 무엇을 했을까?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굳이 있다면,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소폭 낮추겠다고 밝힌 정도다. 하든 하지 않든 큰 의미는 없는 정책이다. 10월 27일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를 열었다. 바로 다음날 <조선일보>는 ‘비상스럽지 않은 비상경제회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가 보기에도 ‘한가로운’ 회의였다. 

한국은 어떻게 선진국이 되었나 

지금의 한국경제 상황을 이해하려면, 중장기적 요인과 단기적 요인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장기적 요인을 살펴보자. 그리고 중장기적 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대한민국은 어떻게 선진국이 됐는지부터 되돌아보자. 과거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역사의 패턴을 파악해야 다가오는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지정했다. 식민지 경험이 있는 나라 중에서 유일한 사례다. 한국은 왜, 어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었을까? 

가장 중요한 동력은 한국이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환경변화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고군분투했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림-1]과 [그림-2]는 한국이 선진국이 된 비결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그래프다. [그림-1]은 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상품교역 비중 추이다.(1960~2018년) [그림-2]는 한국 GDP 대비 수출 비중 추이다.(1960~2015년) 둘은 마치 컨트롤(CTL)+C, 컨트롤(CTL)+V를 한 것처럼 복사판에 가깝다.

자료제공:최병천

[그림-1]과 [그림-2]에서 알 수 있듯, 한국경제는 세계 경제와 동조율이 매우 높다. 한국경제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다. 한국경제 분석을 세계 경제 동향과 연결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1990년대 이전’과 ‘1990년대 이후’의 글로벌 자본주의는 달랐다 

‘1990년대 이전’의 글로벌 자본주의와 ‘1990년대 이후’의 글로벌 자본주의는 질적으로 달랐다. 이를 다룬 책들이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리처드 볼드윈의 <그레이트 컨버전스>, 찰스 굿하트의 <인구대역전>, 그리고 최근에 필자가 출간한 <좋은 불평등> 등이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크게 5가지가 달라졌다. ①그레이트 더블링 ②하이퍼 글로벌라이제이션 ③제2의 황금기 ④중숙련-중임금 노동자의 쇠퇴 ⑤국가간 불평등 축소 & 국가 내 불평등 확대다. 

이를 내용 중심으로 열거해보면, ①공산주의권 붕괴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세계 노동력이 단기간에 2배가 되었고 ②전 세계 GDP 대비 교역량이 30%에서 50% 수준으로 급증했고 ③글로벌 차원의 경제성장률이 4% 수준으로 급상승했고 ④선진국의 중숙련-중임금 노동자 비중이 쇠퇴했고 ⑤후발 공업국가의 추격으로 인해 국가간 불평등은 축소되고, 국가 내부의 불평등은 확대됐다가 된다. 

한-중 수교는 1992년 8월 이뤄졌다. 한국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임금 노동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중간층이 얇아져서 발생하는 ‘중국발 불평등’이었다.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은 2001년 12월이다. 미국은 2002년부터 중임금 노동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역시 ‘중국발 불평등’이었다. 

[그림-3]은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몰락을 보여준다. 관전 포인트는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점’이다. 2001년 이전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약 1800만 개였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2008년경에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100만 개가 된다. 무려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자료: Bureau of Economic Analysis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 – 한국 거시경제에 미친 5가지 영향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는 최근까지 약 30년간 지속됐다. ‘팍스 아메리카나’와 초세계화의 결합이었다. 지난 30년간 지속된 글로벌 자본주의의 특징은 한국의 거시경제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크게 5가지 의미를 갖는다. 

①팍스 아메리카나에 기반한 ‘글로벌 평화체제’가 작동했다. 한국은 안보 걱정 없이 경제적 이익 극대화가 가능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교역 확대는 ‘글로벌 평화체제’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②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이 급증했다. 약 25%에서 50%가 됐다. 

③한국경제는 중국 수출 대박을 누렸다.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무려 30%였다. 경제성장률도 높았다. 한국 경제사에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의 전성기였다. 

④반대급부로, 한국경제 불평등이 증가했다. 한국경제 불평등 증가 시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가 아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을 포함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통념이다. 한국경제의 불평등 증가 시점은 한-중 수교 이후인 1994년부터다. 

불평등은 하층소득 대비 상층소득의 ‘격차’다. 노무현 정부 때 불평등이 증가한 것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 아니라 ‘중국 수출 대박’ 때문이었다. ‘정책 실수’ 때문에 불평등이 커진 게 아니라, 중국 수출 대박으로 상층소득이 급상승해서 불평등이 커졌다. 

⑤글로벌 인구 보너스와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발달로 인해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차원에서 저물가 & 저금리 시대가 만들어졌다. 

위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가 지난 30년 동안 세계 경제의 특징과 연동된 한국 거시경제의 특징이었다. 한국경제의 혜택과 문제점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럼, 앞으로 한국경제는 어떻게 될까? 5가지 모두 ‘반대 방향’으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된다. 

①팍스 아메리카의 쇠퇴와 중국·러시아의 부상으로 인해 ‘글로벌 안보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 안보 걱정 없이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전통 안보와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K-방산’의 수출 급증은 글로벌 차원의 안보 불안 증가 때문이다. 

②글로벌 차원의 교역이 후퇴하고 있다. 대신, 재(再)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은 윤석열 정부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③한국경제의 대중국 특수가 급감하고 있다. 최근 5개월 연속된 대중국 무역적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대신,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심해지고, 청년 입장에서 ‘좋은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취업 기회’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④국가 내 불평등은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 역시, 임금 불평등을 기준으로 2010년대 중반 이후 줄어 들고 있다. 대중국 특수가 줄어드는 반대급부다.  

⑤글로벌 차원의 인구 보너스가 종료되고,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쇠퇴로 인해 고물가 & 고금리 추세가 강화된다. 현재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장기적 요인과 단기적 요인이 겹친 경우다. 단기적 요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 코로나 경제위기 당시 과잉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고물가 상황이다. 

2022년, 한국 경제지표 대부분이 좋지 않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출 중심 경제성장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원화 가치가 떨어져서 수출이 회복됐다. 당시 IMF 구제금융 체제의 조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수출이 경제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자료제공:최병천

그런데 2022년 무역수지가 7개월째 적자다. 4월부터 10월까지 연속 적자다. 누적 무역적자는 356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2월에 1200원대를 돌파하더니, 11월7일 현재 1402원이다. 수출은 안 되는데, 자본은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기준금리 추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매우 재밌는 표현을 했다. “한국은행은 정부로부터는 독립되어 있지만,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부터는 독립되어 있지 않다.”

미국 기준금리는 4.0%까지 올랐고, 한국 기준금리는 3.0%까지 올랐다. 2021년 상반기까지 미국 금리는 0.5% 수준이었다. 한국 기준금리는 0.25% 수준이었다. 

한국경제 위기의 트리거(?) – ‘김진태발’ 금융위기 

자료출처: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은 ①급격한 금리인상 ②부동산 가격하락 ③채권시장 경색이 ‘3단 합체 로봇’이 될 때 발생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급격한 금리인상이다. 금리인상이 발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코로나19 사태 때 유동성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풀어 물가 인상이 심해졌다. 둘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다. 공급 측면의 요인이다. 

다음으로, 부동산 가격하락이다. 부동산 가격하락 역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부동산 경기변동의 주기가 바뀌었다. 상승기에서 하락기가 됐다. 다른 하나는,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인한 한국의 금리인상이다. 

마지막으로, 채권시장 경색이다. 채권시장 경색 역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한전채발(發)’ 채권시장 경색이다. 한전 채권은 국가신용도와 비슷한 초우량 등급이다. 

2022년 올해 한전 채권은 23조 원 규모로 시장에 풀렸다. 지난 10년의 연간 발행 규모인 10조 원 수준과 비교하면 2배로 늘어났다. 한전 채권은 금리가 연 6% 수준이다. 한전의 대규모 채권 발행은 다른 회사채 시장을 ‘밀어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한전채나 은행채 등 초우량 등급의 발행량이 늘면서 그 아래 회사채들이 구축(驅逐)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전은 왜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섰을까? 적자가 대규모로 누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자액은 6조 원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14조 원의 적자가 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원가’가 급상승했지만, 전기요금에 반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요금 동결 & ‘찔끔’ 인상 →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 → 한전 채권의 대규모 발행 → 다른 회사채 시장의 밀어내기(驅逐)효과 → 자금난 &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율이 높은 건설사와 금융회사의 연쇄 부도 가능성 증가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채권시장 경색의 두 번째 이유는 ‘김진태발(發)’ 위기다. 국민의힘 소속의 김진태 강원지사는 당선 이후, 전임 최문순 지사의 정책을 부정하기 위해 강원도 산하의 강원중도개발공사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 약속을 거부했다. 

강원도 정도의 건실한 지자체가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금리인상과 한전채의 대규모 발행으로 그렇지 않아도 위축되던 채권시장은 ‘더 급속하게’ 위축되기 시작한다. 김진태 지사는 가스가 가득한 곳에서 ‘불을 붙이는’ 트리거 역할을 했다. 김 지사로 인해,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번지게 된다. 

[그림-7]은 신용 스프레드 추이다. 3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회사채의 금리 격차를 보여준다. 회사채 시장의 양호함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다. 관전 포인트는 신용 스프레드의 ‘급증 시점’이다. 김진태 지사가 지급보증을 거부한 ‘9월28일부터’ 신용 스프레드가 급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8월 채권의 거래금액은 460조 원이었다. 10월 채권의 거래금액은 334조 원이었다. 두 달 만에 130조 원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①급격한 금리인상 + ②부동산 가격하락 + ③채권시장 경색이라는 3단 합체 로봇의 가장 약한 고리는 ‘부동산 PF시장’이다. 현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약 112조 원 규모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2011년에 31개 저축은행이 부도났다. 소위 ‘저축은행 사태’다. 당시 저축은행 사태 역시 ①급격한 금리인상 + ②부동산 가격하락 + ③채권시장 경색의 3단 합체 로봇으로 발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에는 부동산 경기변동 상승기였다. 금리도 낮았다. 2007~2008년경이 되면서 두 가지 모두 반대 방향이 된다. 부동산 경기변동은 하강기로 바뀌고, 금리는 급상승한다. 

부동산 상승기 + 저금리가 결합될 때,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게 부동산 PF다. 반대로 부동산 하강기 + 고금리가 결합될 때, 부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쪽이 부동산 PF다. 현재가 바로 그 시점이다. 

그럼, 부도가 발생한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크게 두 군데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부동산 PF 시장에 자금을 투자했던 보험사, 증권사, 캐피탈사들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 금융회사 중에서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자산유동화증권(ABS) 비중이 큰 회사들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 

사진:셔터스톡

윤석열 정부 6개월, 경제정책 리더십은 거의 ‘제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감은 ‘제로’(0)에 가깝다. 부인을 사랑하고, 술을 좋아하고, 강남에서 물난리가 나 반지하에서 사람이 죽더라도 ‘칼퇴근’을 한다는 것 정도를 국민이 알게 됐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은 극히 미약하다. 최상목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탈중국 발언’을 했다. 발언 내용이 매우 거칠었다. 중국과 교역하는 기업인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좋든 싫든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라고 말했을까. 

윤석열 정부 6개월 동안 ‘정부 차원에서’ 존재감이 가장 컸던 사람은 역설적으로 김진태 강원지사다. ‘김진태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7개월째 지속되는 무역적자, 1400원대에 달하는 원-달러 환율,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 방식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 전기요금 동결 및 찔끔 인상으로 인한 한전채의 대규모 발행, 채권시장의 급격한 위축, 부동산 가격하락, 부동산 PF 시장의 위험 증가, 중소형 건설회사의 부도 가능성 증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율이 높은 보험사, 증권사, 캐피탈사의 부도 가능성 증가 등. 2022년 하반기 현재, 한국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위험 요인들이다. 

10월 27일 오후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한 컴퓨터 화면에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화면이 방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위기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은 3가지 일을 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국민도 모두 안다. 역대 대통령들도 경제 전문가가 아니었다. 대통령 역할의 핵심은 ‘정무적’ 역할이다. 윤 대통령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3가지를 할 수 있다. 

첫째, 현재 한국경제 위기 요인들을 대통령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10월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80분간 생중계로 공개했다. 그때 발언의 요지는 “국방부는 국방산업부가 되어야 하고, 농림부도 농림산업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경제 위기와 ‘아무 관련이 없는’ 발언들로 채워져 있다. 참으로 한가한 행태다. 비상경제민생회의의 80분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알린 것은 한국경제 위기 요인을 ‘알고 있음’이 아니었다. ‘모르고 있음’을 홍보했을 뿐이다. 

행사를 기획한 대통령실 참모가 ‘한국경제 현실에 무지한, 정무적 관계자’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국경제의 ‘실체적 위기 요인’을 중심 테마로 다뤄야 한다. 

둘째, ‘경제위기 가능성 비상대책회의’(가칭)를 다시 개최하되, 관계부처 장관들과의 미팅이 아니라 ‘시장의 핵심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대책회의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생중계해야 한다. 회의의 가장 중요한 축은 ①부동산 가격하락 + ②고금리 + ③한전채로 인한 채권시장 경색의 결합이다. 

회의에 참여해야 하는 시장 핵심 관계자들은 다음을 포함해야 한다. 한전 관계자를 참석시키고, 채권시장 관계자도 참석시켜서, 전기요금 동결이 금융시장 위기와 연결돼 있음을 국민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다. 

셋째, ①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 인식 공유 + ②시장 참여자들의 현실 경청을 한 이후에 + ③대안적 정책 수단을 대통령이 지시하고, 관련 부처 책임자를 통해 발표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앞두고 “쇼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쇼를 하느냐, 마느냐 여부와 상관이 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①경제위기의 현황을 인지하고 있고 ②이런 인지 사실을 국민과 공유하고 ③경제위기의 약한 고리에 있는, 시장 주체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고 ④국가적 정책 수단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전개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4가지다. ①대통령의 인지 ②대통령의 인지에 대한 국민적 공유 ③경제위기 분야, 시장 주체 목소리의 경청 ④적절한 정책 수단 투입이다. 

전기요금 동결이 금융시장 위기의 한 요인이라는 것을 알면 국민도 전기요금 인상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지금 국민이 바라는 정치적 리더십은 ①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 ②어려운 의사결정을 ③실제로 추진해내는 사람이다. 

정치 리더가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십’을 실제로 발휘하는 것이다.


글쓴이 최병천은
오랜 기간 진보정당에서 활동했고, 민주당에서는 정책 관련 일들을 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지막 정책보좌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소장을 했다. 현재는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복지국가를 부탁해》 《2020 한국의 논점》 《2022 한국의 논점》(이상 공저), 《좋은 불평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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