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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칼럼] 중년 도시남녀를 위한 명품 건강법

By | 2022년 7월 15일 | 미분류, 사람

‘일십백천만’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 ‘9988, 234’라는 건배사가 나오면 답사로 그럴듯하게 사용할만한 축약어라 하겠다. ‘9988, 234’야 ‘99세까지 88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죽자’는 덕담으로 알려져 있다. ‘일십백천만’은 이런 뜻이라고 한다. (일)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좋은 일을 하고 (십) 하루에 열 번 이상 웃고 (백) 하루에 백 자 이상 글을 쓰고 (천) 하루에 천 자 이상 글을 읽고 (만) 하루에 만 보 이상 걷자. 
‘100세 시대’에 건강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은 모든 이들의 화두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이 그저 바란다고 내 삶에 다가올리는 없는 법. 건강의 개념을 바르게 설정하고, ‘명품 건강’을 위한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노년이 오기 전 중년에 건강을 바로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한국건강학회 이사장)가 제안하는 메타 건강, 건강 스캐닝, 헬싱, 건강자산이라는 건강혁명 패러다임. 40~50대 연령층에게 일독을 권한다. [편집자 주]

새로운 건강혁명 패러다임: 메타 건강, 건강 스캐닝, 헬싱, 건강자산
건강에 자신이 있든 없든, 건강 위기가 오기 전에 건강 스캐닝 받아야
명품건강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시간과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
건강을 자산으로 보고 가치 평가와 함께 적립하고 인출하는 사고 필요
노년에 필요한 건강자산, 노후자금처럼 중년에 미리 저축하고 대비해야 

사진:셔터스톡

 

모두가 ‘나’의 건강을 걱정해준다. 각종 신문과 방송, 금융상품, 건강보조식품과 병원과 의사들. 그들은 정말 나를 왜 어디까지 걱정해주는 것일까. ‘100세 시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요즈음, ‘나’는 정말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무엇보다 건강하게? 조사해보니 결국 건강은 마음에서부터 출발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21년 필자의 연구팀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국민의 기대여명을 조사했다. 기대여명은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평균 기대여명은 83.5세인데, 여자가 86.5세, 남자가 80.5세이다.

표 1. 인생 목표(서울의대·덕인원, 2021년 일반국민의 건강 관련 인식 및 관리방안에 대한 방문설문조사, 전국대표집단 1,000명)

 국민에게 인생 위기와 목표에 대해 물었다. 많은 국민이 인생의 위기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 문제를 꼽았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2020년 당시 조사 대상이었던 50세 중앙부처 공무원 남성 K씨는 이상적인 기대여명을 80세라고 답했다. 그는 늘 뒷목이 당긴다고 호소해왔다. 고혈압약을 상시 복용했으며 무릎 연골주사를 6개월에 한 번씩 맞았다. 연령별 사망률 통계로 산출한 50세 남자의 남은 기대여명은 26.7년이므로 K씨는 평균적으로 79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기대여명과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2021년 조사 당시 이상적 기대여명은 87.6세였으니, 50대에서는 87.0세였던 것에 비해 7년이나 차이가 난다. 왜 그랬을까?

 K씨는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나쁘다”고 답했다. 이 질문은 세계적으로 주관적 건강 상태를 측정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K씨는 자신의 건강을 나쁘게 평가했기 때문에 이상적 기대여명을 낮게 잡았을 수 있다. 즉, 100세까지 살면 좋겠지만 건강하지 못한 채 병실에 누워 무의미하게 긴 세월을 보낼까 걱정이 매우 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얘기같지만, 자신의 기대여명을 길게 보는 사람들,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산다. 20세든, 40세든, 50세든, 60세든 또 70세든 어떻게 건강을 경영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갈 20년, 30년이 결정된다. K씨가 지금부터라도 건강에 대해 긍정적이고 주도적이 되고, 높은 삶의 목표를 위해 건강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면, 본인의 예측보다 더 오래 잘 살 가능성이 높다.

 역순으로 가보자. 잘 살기 위해서는 우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건강해야 일할 수 있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으며, 사랑할 수 있고, 봉사하며 목적이 있는 삶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를 넘어서 사회적, 정신적, 영적 삶을 사는 전인적(全人的) 존재이다. 생물학적 건강만이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 영적 건강이 우리의 100세 건강을 좌우한다. 이처럼 100세 시대에는 잘 사는 것, 웰빙이 화두일 수밖에 없다.

 웰빙을 위해서는 당연하게 현재 만이 아닌 미래의 건강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 건강을 넘어 긍정적 생각으로 유지되는 정신 건강, 사랑이 자리 잡은 사회적 건강, 봉사와 의미 있는 삶을 통한 영적 건강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나만의, 검증된 ‘건강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이다. 단지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 뿐아니라, 그렇게 해서 영위하는 삶은 무엇을 향하고 무엇을 위한 삶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 질병의 극복을 넘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건강하고 장수한다. 

명품 건강의 5대 패러다임 

 우리가 겪고 있는 건강 위기를 극복하고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서 100세 건강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건강혁명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 필요한 것은 생존 건강이 아닌 명품 건강이기 때문이다. 명품 건강은 메타 건강, 건강 스캐닝, 헬싱(Healthing), 건강자산(Health assets)의 새로운 건강혁명 패러다임으로 가능하다. 

그림 1: 명품 건강 개념도

 첫 번째 건강혁명 패러다임은 메타 건강이다. 메타 건강이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건강이다. “단순히 질병과 허약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정신,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이며, 영적(靈的) 안녕도 포함한 전인적 건강이다. 우리는 보통 신체적, 생물학적 건강만 생각하지만, 실제로 노화를 극복하는 건강의 비결은 생물학적 건강 너머에 있다. ‘나이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건강에 자신이 없어진다. 피부 상태, 심장 기능, 폐 기능, 근력 등은 나이듦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로 취약해진다. 기억력도 노화되면서 뇌가 위축됨에 따라 감소가 나타난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긴장이 풀리고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러나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인 동물적 삶만이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 영적인 차원을 포함한 전인적 삶을 추구한다. 생물학적으로 늙어 가더라도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패러다임 전환은 전인적 삶에 기초한 총체적인 메타 건강을 이해하면서 시작된다. 메타 건강 개념은 인간적 삶의 가치와 의미를 높인다. 메타 건강은 신체적인 차원을 넘어 우울, 자살, 인간관계, 결근, 업무 역량, 생산성 등 정신적, 사회적 성과들과도 과학적인 연관성이 있다.

 두 번째 건강혁명 패러다임은 건강 스캐닝이다. 자신은 건강하다고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낙천적인 태도는 건강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오히려 건강의 기회를 놓쳐 건강을 망치게 할 수 있다. 건강에 지나치게 자신하거나 관심이 없어 건강 이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 무시하는 경우 모두 건강에는 위기다. 특히 메타 건강에 대한 무지나 무시가 문제다. 화려하게 꾸미고 고가의 검사를 권하는 건강검진센터에서조차 여전히 우리의 전인적 건강 위기를 진단해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의사인 나로서도 매우 곤혹스럽다. 아무리 첨단의 건강검진이라도 여전히 생물학적 검사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물학적 건강검진을 넘어 전인적 건강과 삶의 질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연구들이 이뤄져 과학적으로 정립되고 그 효과성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었다. 건강을 맹신하든 건강에 자신이 없든, 건강 위기가 오기 전에 건강 스캐닝을 받아야 한다. 건강 스캐닝은 전인적 건강 상태, 건강경영 전략, 행동 패턴, 건강 습관과 삶의 질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 진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단하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스마트헬싱W’를 내려받아서 이용할 수도 있다. 건강 스캐닝의 결과에 따라 건강경영을 설계하고 명품 건강을 실행하며 그 성과를 평가해보자.

 세 번째 건강혁명 패러다임헬싱(healthing)이다. 헬싱은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을 말한다. 인간의 유전 설계와 생리적 반응은 현대인의 음식이나 생활과는 괴리가 크다. 게다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활동량, 생활 습관에 맞춰서 유전자와 생리 체계가 자동으로 적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도 않다. 그래서 명품 건강은 마음 먹는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돈으로 살 수도 없다.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시간과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현대인의 건강은 습관에 의해 결정되며 습관은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습관이란 뇌의 신경세포와 스냅스로 구성된 뇌 회로를 통해 자동화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 무척 어렵다. 그런데도 만성화되어버린 뿌리 깊은 습관을 바꾸지 않은 채 건강기능식품이나 일회성 힐링에만 매달린다면, 잠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전인적 건강은 개선되지 않는다.

[표 2]

 그렇다고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지인은 코치의 도움 없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필드를 자주 나갔다. 혼자서 나름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어느 정도 타수를 줄일 수 있었지만, 더는 실력이 늘지 않았다. 이미 잘못된 습관이 되어버린 자세를 고치기 위해서 초보자보다도 더 애를 먹었다. 요가나 피트니스도 그렇다. 자세가 매우 중요한 데 혼자서 열심히 한들 잘못된 자세로 장기간 하게 되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생긴다. 장기간 통증으로 고생하며 오히려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고 시간도 낭비할 수 있다. 올바른 자세와 순서 등 조건과 요령이 필요하다. 가수가 되고자 하는 지망생이라면 타고난 재주도 있어야겠지만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도 이겨내야 한다. 효과적으로 건강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도 효과적인 전략과 효과적인 행동 패턴을 따라야 한다. 효과적인 요령을 잘 알고, 잘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봐주고 교정해 주는 건강코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실과 너무 큰 차이를 보이는 건강 목표는 실패하고 좌절감을 낳아 다시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게 한다. 목표를 나누어서 낮은 중간 목표들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중간중간에 쉬어가는 지점을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작은 건강 목표를 이룬 성취감은 지속적인 노력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에 대한 격려와 칭찬 또한 중요하다. 설혹 작은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와 템포를 조정할 수도 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우선 시작이 중요하다. 

 네 번째 건강혁명 패러다임 건강자산이다. 건강을 자산으로 보고 수시로 가치 평가와 함께 적립하고 인출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건강을 진단하고 건강의 질적 측면을 평가하는 것처럼, 건강의 의미를 인지하고 높일 수 있도록 건강의 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동산과 부동산 등 금융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듯이 건강자산의 가치를 금전적 가치로 평가해 보는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2021년 우리는 국민 1,000명에게 건강자산의 가치를 물었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의 건강자산이 연간소득의 3.4배만큼 가치가 있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신체적 건강자산’이 96.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정신적 건강자산’이 92.9%, ‘사회적 건강’이 91.4%, ‘영적 건강’이 85.9%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다양한 영역의 건강자산이 모두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자신의 건강자산 가치를 평가하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건강에 기여하는 정도를 금전적 가치로 평가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건강자산 가치 기여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고, 정보에 대한 비용도 지불할 의사도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 수준이 많은 것들을 결정하기 때문에, 건강자산 가치도 소득 의존성이 높고, 경제적 격차에 의한 건강자산 가치의 불평등도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건강자산의 가치 비율을 높이면 개인별 경제적 격차에 의한 건강자산 가치의 불평등도 극복할 수 있다. 건강자산 가치 비율은 자신의 건강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건강을 활용해 정신적 활동, 사회적 활동, 삶의 목적과 의미를 위한 활동 등을 어떻게 배분하고 조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건강자산K’를 받아 활용해 보자.

노년의 삶을 결정하는 중년의 건강 습관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친구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밤늦게 잠자리에 들고, 혹은 전혀 운동을 안 하고 지내면서 몸에 밴 중년의 생활 습관이 노년의 건강을 결정하게 된다. 중년에 다시 건강을 재건해야 남은 절반의 인생을 탄탄하게 살아갈 수 있다. 젊었을 때와는 다른 건강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년은 건강에 대한 더 많은 자기 훈련과 절제를 통해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시기이다. 건강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이에 따른 신체적, 생리적 변화와 제한을 극복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는 맞춤 건강전략과 패턴을 통해 노년에 필요한 건강자산을 키워갈 수 있다. 긍정적 사고 전환과 함께 목적 있는 삶을 위한 절실함으로 건강에 적극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젊은 날보다 더 가치 있는 건강자산을 갖출 수도 있다. 지금 메타 건강, 건강 스캐닝, 헬싱과 건강자산으로 자신의 명품 건강을 디자인하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간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새로운 가치의 명품 건강이다. 앞으로 20년, 30년의 새로운 삶을 결정할 건강을 위한 출발이다.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세상을 떠나자)의 길이다. ‘나이듦’을 위기가 아닌 명품 건강의 기회로 삼자.


글쓴이 윤영호는
서울의대 교수. 국립암센터 기획조정실장, 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실장, 연구부학장,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연구소장,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가 있다. 최근 메디치미디어에서 간행한 <명품 건강법>이 가장 최신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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