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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2. 08.15. 00:00

[김해동 칼럼] 수천년에 한번 오는 기후재난의 일상화

By | 2022년 6월 28일 | 국제, 미래, 미분류

2020년대 들어 위기 수준에 도달한 기후변화를 따져보고 이로 인한 기상이변을 짚어보는 김해동 필자의 연재 칼럼이다. 첫 번 칼럼에서는 인도 폭염이 동아시아 여름 날씨와 농업에 끼치는 영향을 다루었고, 두 번째인 이 달 칼럼에서는 이상 기후의 악순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폭염과 가뭄은 식물 생장을 방해하고,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마저 저하시킨다. 기후로 인해 숲이 망가지고, 숲이 망가지면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는 또 당겨진다는 재앙의 고리이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 재앙의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증가로 곳곳에 때 이른 폭염
갈수록 폭염은 일찍, 자주, 심해져
이상 기후, 이제는 새로운 일상으로
갈수록 예측 어려운 극한의 이상기후

2022 이른 폭염은 미래 기후 재앙 예고편
이상 기후 현상의 악순환 고리

사진:셔터스톡

지구촌 곳곳에 등장한 때 이른 폭염

올 3월부터 인도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여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매년 5월에나 나타나던 폭염이 3월에 나타났는데, 그것은 3천 년에 1회의 빈도로 발생할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었다. 그런데 폭염이 일찍 시작된 것은 인도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미국 중서부와 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5월에 폭염이 나타났고 6월 중순에는 40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 고온이 그 영역을 확대하였다. 이런 고온은 이전엔 빨라도 7월 중순 이후에나 나타나던 사건이었다.

 유난히도 일찍 시작된 금년도 폭염에 대하여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6월 17일에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내어놓았다. ‘금년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있는 것은 명백히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이상한 기후 현상들은 불행하게도 미래를 미리 맛보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는 2021년 11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었던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회의(COP26)에 맞춰서 ‘2021년 세계이상기후보고서’를 발표했었는데, 좀체 발생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치부해왔던 이상기후 현상이 이젠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상기후 현상이란 무엇인가? 지난해와 금년에 어떤 극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였을까? 장래 이상기후현상은 어떻게 변해갈까? 우리에게 이상기후 현상의 증폭을 막을 시간이 남아 있을까? 이러한 문제를 생각해 본다.

 이상기후, 30년 평균값을 벗어난 기후 사건

이상기후 현상이란 어떤 지역에서 30년에 1회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여 좀체 나타나기 어려운 기후 현상을 가리킨다(세계기상기구). 기온이라면 30년에 1회 정도 나타나는 고온 또는 저온을 말한다. 강수라면 30년에 1회 정도 나타날 수 있는 홍수 또는 비가 장기간 내리지 않는 가뭄을 의미한다. 

 이상(abnormal)을 말하려면 먼저 무엇이 정상(normal)인지를 정의해야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정상 기후를 30년 평균 상태에 근접한 현상이라고 간주한다. 기후 평년값은 10년 단위로 끊은 과거 30년 동안의 평균값을 말한다. 예로서 어느 지역 어느 날의 2022년도 평년 값이란 1991∼2020년 동안의 평균값을 가리킨다. 따라서 지금 이상이라고 여겨지는 기후현상도 장기간 이어진다면 그것은 새로운 정상이 된다.

 기상 통계학적으로 이상 기후는 30년 평균값의 표준편차를 벗어난 기후 사건이다. 여기서 기준 기간을 30년으로 잡은 이유는 사람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간을 30∼60세 사이로 보는 것이 통념이기 때문이다. 이 30년을 우리는 한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활동 기간도 연장된다면 이상기후를 정의하는 데에 사용되는 기준 기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자연 생태계에는 30년 동안에 1회의 빈도로 발생하는 기후 현상을 이상하다고 받아들이지 않는 생물도 많다고 한다. 그러한 예로서 사막에서 생존하는 식물들이 있다. 사막엔 원래 강수량이 매우 적고 수년에 걸쳐서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다가 수십 년에 한 번씩 하루에 20∼30mm 정도의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고 그때 사막의 지중에 묻혀있던 종자가 급히 발아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 씨앗은 다시 사막의 땅 속에서 많은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한 자연에는 인간이 말하는 이상과 정상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 30년 평균값을 정상상태, 그것에서 많이 벗어난 기후를 이상기후라고 하는 것은 주로 중위도 온대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맞춰서 정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21년 6월 말에 북미 서부지역의 폭염 발생 상황.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북극권에 가까운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리튼 시에 이르기까지 초고온이 나타났다.

1/10,000 확률의 2021 북미 서부 지역 폭염

 인간과 자연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폭염, 가뭄, 한파, 홍수 그리고 강풍이다. 이 중에서 작년과 금년에 나타난 폭염 현상을 살펴보려 한다. 2021년 북미 서부 고위도 지역의 폭염과 2022년의 인도와 유럽 폭염이 이에 속하는데, 2021년 북미 서부지역과 2022년의 유럽폭염의 실상을 들여다보자. 

 먼저 2021년 6월 말에 발생하여 오래 지속되면서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낸 북미대륙 서부지역의 극심했던 폭염 사건을 살펴보자. 폭염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북극권에 가까운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리튼 시에 이르기까지 광범하게 나타났다. 리튼 시를 포함한 캐나다 북부지역의 기온은 평년에 비하여 22∼27도나 높았다. 이 폭염으로 캐나다에서만 700명 이상의 고온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미국 오리건주 등의 피해자도 100명을 넘었다. 폭염은 자연 생태계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해수 온도도 덩달아 올라서 북미 서부 태평양 연안의 홍합, 조개, 불가사리 등 바다생물들도 떼죽음을 맞았다. 현장을 조사한 해양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폭염이 극심했던 2주간(6월 말에서 7월 상순)에 폐사한 해상 생물이 10억 마리를 넘었고 연어 등 민물 생물들도 몰살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제프 베라델리(Jeff Beradelli) 교수는 이 폭염의 발생확률을 1/10,000 이하라고 추정하였다. 즉 1만 년에 1회 이하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사건이었다는 말이다. 이 폭염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하여 기후변화 국제공동연구인 세계기상원인분석(WWA) 프로젝트가 긴급히 실시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미국·네덜란드·영국·캐나다 등에서 27명의 과학자가 참여하였다. 그들은 2021년 7월 8일에 긴급 논문을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들은 6월에 제트기류가 미국 알래스카 위쪽까지 올라가서 오메가(Ω) 형태의 극단적인 흐름을 만들어서 상층 고기압을 형성하고, 그 결과로 열돔(heat dome) 현상이 만들어져서 폭염이 발생한 것은 1천 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발생할 수 있는 희귀한 사건이라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산업화 이전의 지구 평균온도(1850-1900년 동안의 평균기온)에 비하여 지구 기온이 약 1℃ 상승함으로써 이젠 그러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150배나 높아졌다고 했다. 과거엔 1천 년에 1회의 확률로 발생했던 사건이 이젠 5∼7년에 한 번 발생하는 일상적인 문제가 되었다는 말이다. 

 WWA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자중 한 명인 네덜란드 왕립 기상연구소의 오르덴볼프 박사는 이런 발언을 덧붙였다. 기후학자들은 기후위기의 진전으로 극심한 폭염이 보다 빈번하게, 보다 격렬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런 고위도 지역에서 이 정도의 심각한 폭염이 발생한 것은 예상외의 사건이었다. 우리가 기후변화가 가져올 치명적인 영향을 진짜로 이해하고 있기나 한 것인가라는 중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일본 마이니찌 신문, 2021. 07. 08). 

폭염을 유발한 제트기류의 극심한 사행 구조를 볼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거론한다. 이것을 간단히 알아보자. 상층일기도를 보면 중위도 상공에 북극권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경계를 이루는 위치에 등고선(=등압선)간격이 좁아서 풍속이 강한 영역이 뱀이 기어가듯이 꾸불꾸불한 모양(사행(蛇行, meandering)을 만들며 지구를 동서 방향으로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편서풍 파동이라고 하며, 이 파동 대에서 풍속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강한 바람을 제트기류라고 부른다. 이 편서풍 파동(제트기류)의 위치가 북극권 찬 공기와 남쪽 더운 공기의 경계인 셈이다. 

 북극 지방의 기온이 오르면 남북 간의 기온 차가 줄고 그 결과로 남북방향의 기압 차가 줄어든다. 제트 기류의 풍속은 남북 방향의 기압차에 비례하므로 북극권의 기온이 올라갈수록 느려진다. 지구온난화 속도는 고위도일수록 빨라서 제트기류의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제트 기류의 속도가 느려질수록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남북방향으로 더 많이 오가며 흐르게 된다.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치우쳐 흐르는 곳엔 고온이, 남쪽으로 치우쳐 흐르는 곳에는 저온현상이 나타난다.

 2021년 여름에 북미 서부지역에서 폭염이 발생한 시기에 북극권의 찬 공기는 동아시아 쪽으로 치우쳤다. 그 결과로 북미대륙 쪽의 제트기류는 평상시보다 훨씬 북극 쪽으로 치우쳐 올라갔고, 제트기류의 흐름 모양이 오메가(Ω) 형태가 되었다. 남쪽의 따뜻한 공기는 북위 55도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제트 기류가 오메가 모양의 곡률을 가지게 되면 고기압성 흐름이 만들어진다(상층 고기압 생성).
 
상층에 정체한 고기압에선 하강 기류가 발생하기에 고기압은 지열로 가열된 공기가 상승하지 못하고 지상에 머물도록 막는 솥뚜껑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 하강기류는 압축되어 기온이 상승(1km 하강함에 따라서 기온이 10℃씩 상승)하기 때문에 지상의 고온 발생에 기여한다. 이를 열돔(heat dome) 현상이라고 한다.

2014년에 예측하였던 2050년 여름철 프랑스의 미래 고온과 2022년 6월에 관측된 고온 현황으로 두 그림의 수치가 근접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2 인도와 유럽의 폭염으로 엿보는 우울한 미래 일상

 2022년 여름에 유럽 폭염도 일찍이 시작되어 그 범위를 계속 넓혀갔다. 5월 하순에 스페인에서 34℃를 넘어서는 등 남유럽에서 초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대형 산불도 시작되었다. 6월에 접어들면서 폭염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확대되어 43℃를 넘는 고온이 나타나서 각종 야외행사가 금지되었다. 하지를 전후로 폭염은 유럽 각지로 확대되어 비교적 선선한 여름 기후를 보이는 독일에서도 40℃에 근접하는 이른 폭염이 나타났다. 폭염은 가뭄과 함께 찾아온다. 폭염과 가뭄이 휩쓴 유럽 각지에서 자연발화의 대형 산불이 수백 건 이상 발생하여 고통을 더하였다. 

 2022년 유럽 폭염의 가장 큰 특징은 출현 시기가 과거에 비하여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유럽 폭염은 수만 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2003, 2007년을 포함하여 지금까지는 매년 7~8월에 나타났었다. 그런데 2022년에는 평년 기온보다 무려 10도 이상 높은 고온이 5∼6월에 유럽 각지에서 나타났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고온으로 기록되었다. 

 이런 이른 시기 폭염 현상은 북미 지역도 다르지 않다. 6월 중순에 폭염주의보를 통보받은 미국 인구는 3분의 1을 넘었고, 6월 10일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일일 최고 기온은 43도까지 치솟았다. 지난 3~5월의 인도와 파키스탄의 장기간 폭염에 이어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북반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과거에 비하여 1∼2개월이나 이른 시기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의 조기 출현의 원인이 온실가스 증가가 만드는 기후 변화라고 지적하면서, 이것은 불행하게도 미래에 일상화될 현상을 미리 맛보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극심한 폭염의 발생빈도가 100년 전에 비하여 10배 이상 증가하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도 폭염 출현이 빨라지고 있는 원인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에 있고, 지구온난화의 진척으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더 자주, 더 극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2022년 6월 20일 자 북반구 500hPa 상층일기도인데 북극권의 찬 공기는 북극 주변으로 수축되어 있고 유럽, 인도, 아시아 그리고 북미대륙의 동부와 서부 등 대부분의 지역에 고온(W로 표기)의 상층 공기가 덮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기후 현상의 영향과 우리의 대응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기 이전에도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있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러한 사건들의 발생빈도가 현저히 낮았다. 큰 충격을 주는 사건도 발생 빈도가 낮으면 사회적 역량을 모아서 복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자주 발생하게 되면 버텨낼 수 없게 된다.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두고서, 이상(abnormal)이 새로운 일상(normal)이 된다고 표현하는데 그러한 상황이 심화될수록 인간과 자연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삶은 더욱 위협받게 된다. 기후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주지하다시피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를 대량 소비함으로써 급증한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에 있다. 그런데 온실가스 증가가 일방적으로 극한 이상기후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젠 극한 이상기후 현상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높여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고 스스로 증폭해가는 괴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문제를 살펴보고,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자.

 먼저 2020∼2021년 미국 텍사스 한파와 같은 이상 한파를 생각해 보자. 극한 한파는 발생 지역의 경제활동을 파괴하고 다수의 인명피해를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과 식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냉해 스트레스는 식물의 연간 1차 생산량(식물의 연간 생장 량)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식물의 생장 억제는 식물의 이산화탄소량 제거 능력 감소를 의미한다.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마저 저하시켜

 폭염과 가뭄도 야생 동식물 및 곡물과 과수의 생장에 장애로 작용한다. 이를 다룬 연구논문이 다수 출판되고 있다. 폭염과 가뭄을 유발하는 요인은 많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요인으로 엘니뇨(라니냐)현상을 들 수 있다. 그러한 연구 중의 하나로 국종성 등(2017)의 연구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엘니뇨가 유발하는 가뭄과 폭염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고위도 건조지역에 토양수분 고갈 효과가 더해져서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엘니뇨시기에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탄소흡수 능력이 크게 약화되는데, 지구온난화가 더욱 진행될 장래에는 탄소 흡수 능력이 현재보다 60% 가까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매년 이른 봄철에 시베리아 사하공화국 주변에서 시작되는 아북극 지역의 산불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과 가뭄의 영향이다. 산불로 숲이 연소되어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숲의 탄소 제거 능력은 저하된다. 또 동토 지역의 산불은 지중에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녹인다. 녹은 메탄은 대기로 방출되기도 하고 산불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이다. 산불로 발생하는 연기는 북극권을 전부 덮기도 한다. 연기를 이루는 먼지가 만년설과 빙하에 내리면 지표면의 태양 복사 에너지 흡수량이 증가하여 빙하가 녹고 북극권의 온도가 더욱 빠르게 올라가게 된다. 

고위도 지역 녹화 역시 지구 온도 상승에 일조

 북극권의 온도상승에 따른 고위도 지역의 녹화(greening) 현상도 지표면의 태양광 반사율을 줄여서 지표의 태양 복사 에너지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에 고위도 북극권의 빠른 온도 상승을 강화한다. 북극권 온도상승은 편서풍 파동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이상기후 출현의 직접 원인이 된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사실은 영국 리즈대학팀의 연구 결과이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이 주도하고 전 세계 100여 개 기관이 참여한 협동 연구로 30년 동안 아마존과 아프리카의 열대림을 추적 조사한 결과 숲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Nature, 2020). 1990년대에 열대 원시림은 연간 46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였으나 2010년에는 제거 양이 약 250억 톤에 불과하였다. 감소분 210억 톤은 영국, 독일, 프랑스 및 캐나다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10년간 배출하는 양에 맞먹는 규모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2035년경에 이들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락한다고 한다. 

 열대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그 자체라고 한다. 그들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하게 된다면 열대림의 거의 4분의 3은 온도 임계 치(32℃)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온도상승은 열대림의 탄소 저장 능력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고 지적하였다. 온도 임계치를 넘으면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원(sink)에서 방출원(source)으로 전락한다. 

 이처럼 인간의 탄소배출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여 이상기후를 만들어냈고, 이상기후는 인간과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협하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를 조장하여 더 강력한 이상기후로 진화해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최근 100년, 1,000년 나아가서 10,000년 빈도의 이상기후 현상마저 속출하게 된 것은 이 악순환의 고리가 강고해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극한 기후 현상들이 인간이 기후 위기 문제에 관여할 여지와 시간을 빠르게 빼앗고 있다. 비상한 상황이다.


글쓴이 김해동은
어린 시절부터 과학 교사를 꿈꾸어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기상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짧은 교사 생활을 거쳐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기상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과정 중 목도한 해양 철분 살포 실험을 계기로 기후변화 문제에 기여할 과학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을 거쳐 1998년부터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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