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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2. 09.23. 00:00

[정국 방담] 선거없는 22개월로 접어들다 1

By | 2022년 6월 4일 | 미분류, 선거의 시간, 정치, 집담회

이번 방담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의 특징 3가지, 대선 연장전까지 끝난 마당에 따져보는 윤석열 정부의 SWOT 분석.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을 따져보았다. 점차 선명해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캐릭터와 국정 운영 스타일, 이 정부에서 주목해야 할 여야 인사들. 이런 주제로 정국방담을 나누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작게 보면서도 새 대통령이 새 인재들을 내후년 총선에 많이 내세울 것으로 바라봤다. 정계개편도 따로 다루었다. 양이 넘쳐 1부와 2부로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점점 드러나는 윤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
✔ 초유의 광주 투표율 37%, 민주주의의 위기
✔ 세력 기반 없는 대통령, 빚진 것 없는 정권
✔ 대선 지선 치르며 똘똘하게 다시 뭉친 주류 보수
✔ 물가↑ 금리↑주가↓집값↓멍든 민심 해결이 최우선

사진:셔터스톡

가오리: 지방선거까지 마치면서 선거의 계절이 끝났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올해 6.1 지방선거까지 14개월 동안 대선, 지방선거, 각종 당내 경선등 선거가 집중되었다. 이제 내후년 4월 총선까지는 22개월 정도 전국 규모 선거없이 가게 된다. 총선, 대선, 지선 등 3가지 선거가 4년 주기로 돌아가는 일정에서 만 2년의 휴가는 매우 드문 일이다. 선거가 없다는 건 일단 정부와 여당에게 찬스다.

밀덕: 선거가 없다는 건 신경쓰이는 일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 여당에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 민심 흐름에 둔감해지거나 긴장이 이완될 수 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초친다고 할 수 있겠지만 2008년과 2016년 두 번의 촛불은 대선, 총선같은 큰 선거 끝나고 6개월 쯤 후에 시작되었다.

가오리: 세계적으로 유권자들이 빨리빨리 변화를 원한다. 싫증도 빨리 느끼고. 긴장 풀면 사고나는 건 기업환경이나 국제관계나 국내정치나 다 마찬가지같다. 골프 속담대로 ‘고개들지 말고 천천히’가 최고 미덕아닐까.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라고들 했는데 선거 결과의 특징은 세 가지 정도 꼽는다면?

지방선거 전략 없던 민주당, 영리한 국민의 힘

밀덕: 경제의 꽃은 주식이고, 정치의 꽃은 선거다. 정당이든 결국 선거에서 이기는 게 최고 목표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가장 중요한데 후보(인물) 공천, 정책 공약(이슈 파이팅), 선거운동(자세, attitude) 양상을 어떻게 가져갈지 전부 전략이 결정한다. 그 전략이 국민의 힘(이하 ‘국힘’)은 영리했고, 민주당은 어리석기 짝이 없었다.
우선 공천에서 국힘은 대선에서 이긴 만큼 일종의 자연 상태로 방치했다. 즉 지도부의 개입이나 전략적 배치 고민이 있었으나 출마권유 정도에 그치고 대체로 후보 간 경쟁에 맡겼다. 그 결과 후보들이 그닥 경쟁력이 강하지 않았다. (경기, 강원, 충남 지사 후보 등)
반면 민주당은 사실상 인위적으로 후보를 배치했다. 대선 패배 책임자인 이재명과 송영길이 자의로 인천과 서울에 출마했다. 실제 여부와 무관하게 이재명 방탄복과 송영길 재기를 위해 자숙과 반성을 일거에 내팽개치는 모습으로 비쳤다.
태도 측면에서 ‘국힘’이 확실히 영리했다. 대통령은 쟁점의 무대에서 뒤로 빠지고 지방을 다니며 좋은 말만 했다. 한편으로 정부 여당 차원에서 광주행, 봉하행에 적극 참여해 민주당 이벤트를 국힘의 이벤트로 만들어 버렸다.

대통령 지지율과 관계없이 매서운 수사는 기정사실

가오리: 검수완박 법안, 대선 주역들의 출마, 586 퇴진 발언파동 등 민주당은 대선 이후 지방선거일까지 갈팡질팡한 느낌이다. 일단 민생의 쟁점화에 실패했다.

밀덕: 지방선거 결과의 특징은 첫째, 여야 간 대치의 심화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힘이, 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한 일종의 분점 정부 상태다. 민주당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입법권을 근거로 버티면 총선 전까지 여야는 거의 내전 상태로 갈 듯하다.
둘째는 6.1 선거를 계기로 국회에 등원한 이재명, 안철수를 시작으로 양당 모두 차기 대선 주자들의 당권 도전이 가져올 파란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역대 한국 정당은 항상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작동했다. 안철수, 이재명은 당권을 접수하려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재명, 안철수 둘 다 당내 기반이 약한 비주류라 당내 잡음과 갈등의 고조는 불가피하다. 야당의 경우 반이재명 세력은 이낙연보다 김동연 주변으로 모여들 가능성이 커보인다.
셋째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 여하에 따른 혼돈 가능성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아래로 요동치기 시작하면 두 가지 양상이 동시에 출현할 것이다. 하나는 국회에서 여야가 공히 윤대통령을 견제하고 나설 가능성이다. 여당도 그럴 수 있다는건 이례적인데 윤대통령의 여당 장악 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 현상은 바로 검찰의 정치권 수사로 이어질 것이다. 공안 정국의 도래다. 여기서 포인트는 대통령이 집권당 안에 자기 세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코스모스: 지금 하는 걸로 봐서는 대통령 지지율과 관계없이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할 것 같다. 한동훈 법무부와 검찰의 준비를 보면 매서운 수사는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는 점이다. 지지율 높다고 일 안할 검찰이 아니다.

가오리: 지금 검찰은 대개 경제관료나 행안부 출신이 맡아오던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국정원의 기조실장까지 차지할 정도로 행정부 곳곳에 확장 배치되고 있다. 지금 요직에 기용된 전현직 검사들은 대개 대통령과 같이 일해온 사람들이기에 역대 검찰 중 최고의 전투력이다.

밀덕: 선거 결과에 대해 한마디만 더하겠다. 야당이 시끄러울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사정은 여당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 힘 구성원들이 안철수 의원을 당권과 차기 주자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아울러 윤 정부 핵심 라인은 이명박계로 봐야 하는데 영남 지역 의원들이 돌아온 MB계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궁금하다. 끌고가려 할지, 끌려갈지. 둘다 쉽지 않은 일이다.

민주당, 대선 연장전 자초하고, 팬덤에 끌려다니고

코스모스: 지방선거 결과를 민주당 측면에서 보면 패배한 정당이기에 잘못한 점이 훨씬 많이 보인다. 첫째, 이번 선거는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에 의한 민주당 자멸(自滅) 선거였다. 송영길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사후적으로 합리화하기 위해 이재명을 인천계양에 끌어들였다. 이로써 6·1 지방선거는 3·9 대선의 연장전이라는 구도가 완성되었다. 대선불복 프레임이라는 족쇄도 스스로 찼다.
둘째, 팬덤에 휘둘린 선거였다. 쉽게 말하면 3·9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나치게 열성적으로 지지한 민주당 권리당원들 때문에 민주당이 6·1 지방선거도 참패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자와 부인 김건희여사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압박했다. 심지어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 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박광온 의원 낙선 운동을 펼쳤다. 박홍근 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박홍근을 찍어야 한다고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냈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3·9 대선 이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때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언행은 뜻밖인 부분이 많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권재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실패한 대통령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했고 농담이지만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말도 했다. 중도층 유권자들은 팬덤에 정나미떨어졌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언행에 거리감을 느꼈다. 결과는 패배다.

광역은 정당투표심리, 기초는 인물중심 투표로 디커플링

산돌: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과 경기에서 나타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대통령선거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만큼, 일반적으로 동조화 현상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기 마련이다. 대통령선거 1년 후 열린 2018년 7월 지방선거의 경우를 보면, 서울과 경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각각 ‘24 : 1’과 ‘29 : 2’로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은 ‘59.05% : 39.23%’로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에게 8석이나 내주고 말았다. 기초단체장 선거 득표율로만 보자면 ‘국민의힘 53.03% : 민주당 46.31%’로 광역단체장 압승이 무색한 결과가 나온다.
경기도는 비록 0.15%p 차이기는 하지만 대선을 이긴 국민의힘이 패배했다. 광역단체장은 민주당이 신승을 했는데, 기초단체장 선거결과는 ‘22 : 9’, 국민의힘의 대승으로 끝났다. 경기도의 경우 기초단체장 득표율로 계산하면 ‘국민의힘 51.35% : 민주당 47.47%’로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지방선거의 고질병으로 지적되어 온 ‘묻지마 투표’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반갑다. 새삼 공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경향성은 다음 총선 연구의 주요 참고자료다.

가오리: 대선 후 열기에 따른 싹쓸이 현상이 일부 있었지만 유권자들이 광역장과 기초장을 구분해서 보았다는 말인 듯하다. 지방의회로 보면 균형추구 심리가 더 뚜렷하다. 서울은 야당이 시장선거 완패에도 불구하고 1/3의 광역의원 당선자를 배출했고, 경기는 반반으로 나눠가졌다.

 

광주 투표율 37%는 초유의 동맹 휴학

산돌: 그 다음 특징으로 꼽자면 대통령선거 출마자들의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출마 러시다. 이낙연, 심상정만 빼고 여야의 주요 예선, 본선 후보들이 다 출마했다. 이재명, 홍준표, 안철수, 김동연, 유승민까지 포함하면 5명이다. 홍준표와 김동연은 광역단체장으로, 이재명과 안철수는 국회의원으로 다시 정치권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여야에서 실패한 대선주자들이 대거 정치무대에 재등장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추가로 하나 더 꼽자면, 이번 선거는 생각보다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선거라는 점이다. 낮은 투표율이 말해주듯,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통령선거의 여진과 같았다. 민주당과 이재명은 아쉬웠던 대통령선거의 연장전과 같이 치르고 싶었겠지만, 민주당 지지층조차도 흔쾌히 동조하지 않았던 것 같다. 투표소에 나가지 않았다. 현 정권 세력에 대한 견제와 평가를 주장하기에 100일은 너무 짧았다.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빼앗겼던 지방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준 새로운 승리로 자축하고 싶겠지만, 대통령선거의 민심을 다시 확인한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제 사실상 정권교체가 마무리된 셈이다. 여야 모두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가오리: 저도 하나만 추가하자면 이번 광주광역시의 투표율 37%는 민주주의의 위기다. 보통은 투표에 참여해 누군가를 지지함으로서 의사표시를 하는데 광주는 이번에 투표하지 않음으로 의사표시를 했다. ‘역 투표혁명’, ‘기권동맹’이라고 불러야 할 것같다. 알다시피 광주의 각종 투표율은 상위권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체 유권자의 62%가 투표를 거부했다. 이건 뭘까? 민주당 의원들은 이걸 자신들에 대한 탄핵이나 불신임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당선인들이 2일 오전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겸손한 싸움꾼’ 대통령, 빚진 것 없는 정권

코스모스: 이번 선거 결과까지 대입해 윤석열 정부의 SWOT 분석을 해달라는 주문이 있어 해보았다. 관심은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지고보다 ‘자, 이제 윤 정부는 과연 잘 갈 것인가’ 하는데 있으니까. 우선 강점.
윤대통령의 강점은 현재 상태에서는 겸손이다. 자신이 정치를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당분간 큰 사고를 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절반은 따고 들어간다. 윤 대통령은 대선 직후 집무실 용산 이전 결정을 무리하게 내렸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이 경험이 ‘입에 쓴 보약’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집무실 이전 사고 이후에는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리지 않고 모든 것을 장제원 권성동 등 이른바 ‘윤핵관’들과 의논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차관 후속 인사에서 여성들을 집중 발탁하는 것은 매우 잘하는 것이다.

밀덕: 싸움꾼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전투력이 만렙이다. 그는 문 정권에 맞서 싸워 이겼다. 행정부 인사 중에서 현직 대통령에 달려들어 이긴 사람으로 유일하다. 김종필, 이회창은 못한 일이다. 그런 파이터가 대선 승리에 이어 지선까지 승리함으로써 정치권 내부 지원 세력이 미약하다는 약점을 보완하게 되었다. 이제 인사권까지 본격 행사하게 되면 당정을 더욱 자기 세력으로 굳힐 것이다. 검찰이나 보수언론은 싸움꾼 대통령에게 강력한 창과 방패 역할을 하게 되겠지.

산돌: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강점은 집권과정에서 빚진게 적다는 점이다. 자기 세력이 약한건 약점이지만 뒤집으면 최대 강점이다. 대통령이 정치 초년생으로서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윤대통령은 여당에게조차 정치적 빚이 적고, 정치적 과거사로부터 자유롭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이 2024년 총선을 향한 윤석열계 정치세력 구축은 이제 시작이다. 이 문호는 여당은 물론 야당에게도 열려있다. 언론계, 학계 등 모든 비정치권 인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보이지 않는 경쟁, 충성일지 여당 합류 경쟁일지 하는 이 경쟁이 윤석열 정부를 당분간 굳건하게 떠받치지 않을까 싶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여당 내에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맞서거나 견제할 인물이 없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독주의 독약성도 있지만 정권 초기임을 감안하면, 강점요인이다. 자기사람에 대해서는 맏형처럼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스타일도 새로운 세력구축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호조와 형조 엘리트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가오리: 정계개편 이야기같은데 이 부분은 좀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 SWOT분석에서 약점은 무엇일까.

코스모스: 정치에 대한 무지다. 현재 유지되는 겸손함, 파이터로서의 전투력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무지는 결정적 단점이다. 정치에 있어서 힘은 히말라야 베이스캠프 같은 것이지 종착점은 아니다. 정치는 힘(power)과 함께 대화(communicating)와 타협(compromising)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정치의 요체는 ‘야당에 양보하는 것’이다. 어쩌면 일부러 져주는 것이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이 다 그랬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하지 않았고 심지어 여당 내부 비주류를 적대시하는 바람에 탄핵당했다.
물어보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전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최소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재명 전 후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제어할 의사가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식의 정치적 배려를 불의와 타협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윤대통령의 임기중 상당 기간은 정치에 대한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에 해당할지 모른다. 역대 대통령이 그랬고 특히 정치 초보 대통령들이 그랬다.

밀덕: 비슷한 생각이다. 윤대통령은 사적 인간으로서는 정치적이지만 공적 인간으로서는 정치적이지 못하다. 국정운영에 있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어떤 정치력, 정치에 대한 이해나 정책적 역량은 갖고 있지 못하다. 최고 전문가를 등용해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말하지만, 북의 미사일 발사나 밀양 화재에서 보여주듯 기본이 허약하다. 먹잇감이 떨어진 언론은 언제 대통령에게 이빨을 보일지 모른다. 언론은 간단하면서 간단하지 않다.

가오리: 정치에 대한 이해부족보다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이 더 문제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통령은 결국 이미지나 호감도가 아니라 실적으로 남는다. 그 점에서 정책 이해력이 긴요하다. 머리는 빌릴 수 있다지만 역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최종 결정은 리더가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위기 때가 그렇다. 지금 정부의 전문가 집단은 행정고시 재경직 합격자와 사법시험 합격자중 검사로 빠진, 일종의 기술자 집단이 주축이다. 문제는 관료들의 최종적 충성 대상은 대통령이나 왕같은 임명권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왕정국가를 돌아보면 고관대작들은 가문, 학파, 유림의 평판에 충성했다. 지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신뢰하자니 애매하고, 바꾸자니 명분이 없고

산돌: 약점은 두가지다. 현존하는 직할 정치세력이 약하다. 권성동과 장제원 등을 앞세운 친이 그룹이 있지만, 리더십이나 중량감 면에서 미흡한 면이 있다. 여소야대 정국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지도적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다소 모자란다. 이준석 대표는 불안하다. 신뢰하자니 애매하고, 바꾸자니 명분이 마땅치 않다. 결국 대통령이 직접 자주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된다. 대통령이 행보와 소통 면에서 거침없고 선이 굶은 스타일이라 여야를 넘나들며 광폭행보를 벌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최종 보스인 대통령의 잦은 등장은 양날의 칼이다.
또 다른 약점은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아닌가 싶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특히 성공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성공방정식을 신뢰하고 고집하기 마련이다. 김건희 여사는 평생 스스로 삶을 개척해 온 역동적인 활동가형 여성이다. 문화 예술분야에서 활동영역을 구축해온 만큼, 대중과 미디어 노출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삶들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오히려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는 경험과 자신감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부인의 셀럽 행보가 무조건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삶에 여유가 있을 때, 국민들은 그런 일들을 좋게좋게 받아들이며 넘어갈 것이다. 하지만, 삶이 어려워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국민 정서는 남편을 대하는 아내 같다. 싫은 감정을 평소에 잘 드러내지 않지만, 차곡차곡 쌓아놓았다가 때가 되면 일거에 쏟아낸다. 결코 잊는 법도 없다, 남편의 잘못을.

가오리: 결국 정책, 경제, 실적이라는 얘기인가? 이게 안 좋으면 멋쟁이 영부인도, 빚진 것 없는 정치 인생도 다 몇배 비싼 청구서로 돌아온다는 얘기인가.

정권교체 겪으며 현명해진 보수 본류, 반면 야당은 전방위적 내분 가능성

코스모스: SWOT에서 기회는 보수 세력의 진화 양상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조중동 등 보수 언론과 재벌 사주 등 이른바 보수 세력은 급속히 지혜로워지고 있다. 일종의 진화(evolution)다. 이른바 보수 세력은 김영삼 정부에서 망해보기도 했고, 김대중 정부에서 감옥에 가는 치욕도 겪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시당하는 경험도 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처럼 이제 100%를 가질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경륜과 지혜로 무장한 이런 보수 논객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없는 겸손과 신중함을 주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른바 보수의 핵심이 시키는대로만 해도 평균은 할 것이다.

밀덕: 문재인 정부는 국정의 탈정치적 운영을 통해 지지율은 잘 방어했으나, 결국 정권을 넘겨줬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국정 운영에 있어 위임 방식을 대거 채택하려 하는 것같다. 이를테면 행정은 관료에게, 정치는 당에 전적으로 떠맡기는 식으로. 반면 자신은 탈이념, 탈진영, 탈기득권적 행보를 취함으로써 아들 부시처럼 인기 관리에만 치중하는 식으로 임기 보낼 수 있음. 대통령이 특정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를 보일 경우, 오히려 인기 유지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이 그런 모습에 상당히 긍정 반응할 것이다.

산돌: 야당의 내분 가능성이 기회다. 이재명의 조기등판과 야권 당대표 출마가능성은 윤석열 정부에게 시간과 기회를 벌어줄 수 있다. 이미 민주당은 제2차 명낙(이재명-이낙연)전쟁에 돌입한 느낌이다. 지방선거 책임론으로 이재명의 당권도전을 막으려는 목소리들이 당내에 높다. 당권을 놓고 ‘친명과 친문’이 서로 사생결단을 내자고 덤벼든다면, 야권발 정계개편은 여당의 희망사항에서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야권은 헤어지고 합치는데 이골이 난 사람들이 많다. 총선을 앞둔 시점의 정치권 인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공천가능성이다. 공천만 보장된다면 진영을 넘나드는 일도 다반사인데, 계파 갈등이나 분당쯤이야. 만약 이재명이 당내 갈등을 잠재우고 당권을 거머쥔다면, 윤석열 정부는 조기에 큰 위협에 맞닥뜨리게 되겠지만 말이다.

가오리: SWOT 분석에서 기회요인이나 위협요인은 내 집 밖의 외부변수들을 말함인데 외교안보 상황과 경제를 잠깐 언급하겠다. 둘다 기회이자 위협요인이다. 다만 외교 안보는 윤석열 정부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좀더 높아보인다. IPEF 구상같은 걸 보면 미국은 한마디로 새로운 형태의 블록경제를 하려 하는데 그것은 관세동맹같은데 국한된 것은 아닌 듯하다. 기술, 특허, 환경, 금융, 저개발국 지원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에게 전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기대한다. 제조업 10위는 민간이 잘하면 되는데 지금 놓인 환경은 한국의 외교안보 엘리트들이 새 틀에 새 상상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걱정도 되지만 적어도 악재는 아닌 것같다. 북핵과 한반도는 따로 얘기하자.
위협요인은 무엇일까?

물가, 금리(위로 화살표) 주가, 집값(아래로 화살표)에 멍든 경제 주체들

코스모스: 검찰이 사고칠 가능성이다.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 윤 대통령은 경제나 외교·안보에서 궁지에 몰리면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검찰의 사정을 질과 양에서 대폭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본능이 시키는대로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검찰이 나서는 순간 윤석열 정부는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1987년 이후 정권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검찰 권력은 점점 강해져서 마침내 정치 권력을 통째로 집어삼겼다는 현실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우리 국민이 무지몽매하지는 않다. 한동훈 장관이 아무리 윤석열 사단 출신 검사들을 검찰 요직에 배치해 꽁꽁 틀어막아도 결국 정권이 무너질 정도의 대형 사고는 검찰 안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새 법무부장관이 왜 제2의 윤석열인가? 아니다. 법무부에 인사검증권이 가면서 법무부장관은 이제 검증에서 떨어진 많은 섭섭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역대로 인사에 간여했던 2인자는 그 자리 물러난 뒤 더 강해지기 어렵다. 이번에도 청와대비서실장 하다가 도지사 떨어진 사례가 있다. ‘제2의 윤석열’은 법무부장관과 새 검찰총장의 지시에 신경쓰지 않고 현 정권을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 나온다.

밀덕: 비슷한 생각이다. 어떤 이유로든 한 번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 야당은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공격당할 수 있는 게 윤석열이라는 정치인의 아직까지 현주소다. 거기다 뼛속 깊숙이 검찰 마인드라 자신이 공격당하면 곧바로 상대를 적대시하고 보복하려 들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위기탈출 방안으로 전직 대통령 구인, 기소, 구속 등의 카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면 정치의 사법화가 재연되고 노무현의 기억을 가진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시기적으로는 총선 전 6개월 즈음이 가장 위험하다.

가오리: 두 분 애기를 듣다 보니 칼이란 참 무서운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씀이 떠오른다. 너그럽게, 여유있게, 어질게 마음 먹는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 비결 첫걸음 같다. 검찰 말고 다른 위협요인에 대해 말씀해주시라.

산돌: 민생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윤석열 정부를 언제든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부인의 셀럽 행보도 삶이 팍팍해지면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뭐든지 과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고물가와 고금리는 위협요소이기도하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 현상에 기댈 수 있어서 경기침체에 대한 면책사유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부동산 문제와 같은 민감 현안을 비켜나갈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하고 말이다. 하지만 장기화로 인해 2024년 총선 때까지 지속된다면, 아마 가장 큰 위협요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가오리: 저는 요새 봉급생활자들의 소득- 자산 동시감소에 주목한다. 대출받아 집산 사람 입장에서는 집값은 내리고 대출금리는 오르고, 물가 올라 지출 늘고 주식이나 코인은 빠져서 손해고, 뭘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가처분 소득과 보유 자산의 감소가 동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집값 상승 하나의 나쁜 변화였는데 지금은 네 가지 나쁜 변화다.
사람이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얼마전 전월세 비율이 역전해 월세가 50% 이상이다. 이것도 현금 지출 증가요인이다.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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