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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칼럼] 차세대 인터넷, 메타버스로 가는 로드맵

By | 2022년 2월 22일 | 국제, 미분류, 산업

요즘 제일 핫한 ‘메타버스’는 최근에 등장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소설을 통해 나온 지 30년이나 되었고, SF 드라마 스타트랙이나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세컨드 라이프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지만 개념화가 늦어졌을 뿐이다. 메타버스가 만들어낼 변화는 인터넷 라이프를 통째로 바꿀만한 것이다. 최대한 빨리 올라타야 한다는 ‘버스’인데 어느 곳을 향하는지 모르는 채 오를 수는 없다. IT전문가 한상기 박사가 메타버스의 개념을 설명하고 어떤 기회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대응책은 무엇인지 꼼꼼히 짚었다.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주목해야 할 칼럼이다. [편집자 주]

낯선 용어, 친숙한 개념의 메타버스

온라인 게임과 대중문화를 통해 이미 경험한 오래된 미래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인터넷 기반이 완전히 바뀌는 변화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 자체

개방형 플랫폼 조성, 인재 양성, 전문 기업 육성 로드맵 필수

사진:셔터스톡

30년 전 첫 등장한 메타버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용어인 메타버스는 주인공 히로가 수시로 접속하는 가상공간으로 둘레가 65,536km인 검은색의 완전한 구형 행성이며 그 가운데를 ‘더 스트리트’라는 100미터 넓이의 길이 수십만 킬로미터 길이로 펼쳐 있는 도시 환경이다. 가상 부동산은 글로벌 멀티미디어 프로토콜 그룹이 소유하고 있으며 그 안에 부동산을 사들이고 빌딩을 지을 수도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접속해 있고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제2의 삶을 살아간다.

가상현실에 사용하는 머리에 장착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것은 1968년 하버드 대학의 아이번 서덜랜드와 밥 스프럴이다. 최초의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느낄 수 있던 이 장비는 너무 무거워 천장에 연결해 지탱했으며, 가상현실 환경은 단순 선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스티븐슨의 메타버스 개념은 윌리엄 깁슨의 사이버스페이스 개념과 함께 1990년대 사이버 펑크 문화가 유행하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 이후 다양한 가상현실 기기의 등장과 2003년 린덴 랩의 세컨드 라이프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다시 업계와 미디어의 주목을 끌었다. 세컨드 라이프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이 아닌 다른 사용자와의 교류, 관계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면서 개인이나 그룹 활동을 영위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세컨드 라이프는 2013년 사용자가 1백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지만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통해 접속해야 한다는 불편함 (일부 제3의 뷰어가 있었지만), 여러 기술적 제약, 페이스북 같은 다른 인터넷 서비스의 확산 등으로 사용이 줄어 이제는 80~90만 명 수준의 사용자에서 머물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3차원 방식의 사용자 생성 콘텐츠, 그리드라는 가상공간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활동 방식, 다른 거주자와 만남과 사회활동 중심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윤리적 이슈들, 린든 달러(Liden Dollar)라는 가상화폐를 통한 가상자산과 서비스 제공 등 지금 우리가 메타버스에서 얘기하는 많은 모습을 먼저 경험하게 했고 여러 이슈를 유발했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때로는 ‘오래된 미래’라고 얘기한다.

스타트렉, 매트릭스로 친숙해지고, SNS 통해 주목 받다

영화에서도 메타버스는 인기 있는 소재였다. 트론, 론모어맨 같은 초기 가상공간을 거쳐, 매트릭스를 통해 거울 세계 개념의 현실과 분간할 수 없는 모습을 제시했고,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대규모 사용자가 접속할 수 있는 3차원 게임 세상을 보여줬다. 현실 공간에 존재하는 가상공간 개념은 SF 드라마 스타트렉의 홀로덱(Holodeck)이라는 3차원 홀로그램 장소를 통해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이후 2006년 로블록스, 2017년 포트나이트, 2018년 제페토와 같은 3차원 그래픽스 기반 게임 서비스의 급성장과 로블록스의 상장은 새로운 세대에게 다른 경험을 제공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는 발전한 그래픽 기술, 스마트폰/PC/게임기를 모두 지원하는 호환성,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기술의 발전과 유튜브와 트위터와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는 게임 공간이 이제 단순한 게임의 경험을 넘어서 이벤트, 사회적 활동과 네트워킹을 위한 다음 세대의 장소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게임 공간은 이제 ‘고도의 사회적이며, 조직화된, 협력적이고, 창조적인 매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가상 현실이나 혼합현실은 모바일 단말 외에 얼굴에 장착하는 기기들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 2012년에 킥스타터에 등장한 오큘러스, 2016년에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HTC의 바이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은 이제 몰입형 또는 혼합형 기기가 소비자 수준에 도달한다는 신호를 주었고, 이제 스마트폰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기가 되었다.¹ 2021년에 천 만대 수준의 판매를 이룬 오큘러스와 그 만큼 팔렸다는 소니 PS VR을 생각하면 이제 도입기를 지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재가 되려면 최소 1억 대를 팔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는 앞으로 2~3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주1. The Verge, “Meta’s Oculus Quest 2 has shipped 10 million units, according to Qualcomm,” Nov 16, 2021

아직도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메타버스 개념

무엇이 과연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인가 하는 질문에는 현재 누구도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상세계, 가상공간, 거울 세계, 라이프 로깅, 사이버스, 증강현실 클라우드, 공간 인터넷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 에픽 게임스의 팀 스위니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라고 하면서 어쩌면 실시간 3차원 소셜 매체의 한 종류가 될 것이며 사용자들이 사회적으로 연결된 경험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으로 바꾼 마크 저커버그는² 메타버스를 ‘우리가 다른 사람과 디지털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이다. 단지 콘텐츠를 보는 것 대신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체화된(embodied) 인터넷’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³ 특히 그는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고 선언하면서, 얼굴을 스크린에서 보는 것이 아닌 실제로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저커버그가 커넥트 콘퍼런스 2021을 통해 발표한 1시간 넘는 동영상을 보면 그가 추구하는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유명 벤처 투자자인 매튜 볼도 메타버스는 어떻게 기술해야 할지 아직 모르며 단지 핵심 특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를 갖고 있고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2021년 가을 이그나이트 키노트에서 메타버스는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융합하는 것이고 새로운 플랫폼 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친구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안에 함께 들어와 있는 것이라는 게임 중심의 시각을 표현했다. 물론 팀스를 위한 메시(Mesh)를 발표하거나 홀로렌즈를 통해서 협업과 전문적인 업무 수행을 하는 공간의 모습도 제시하면서 업무용 메타버스도 강조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모두가 동의하는 정의가 아직 없다고 해도 주요 기업이 모두 미래에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나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메타버스는 단지 어떤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인터넷 기반이 통째로 바뀌어야 할 정도의 변화이고,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의 방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 안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꿈꾸며, 전에 얻지 못했던 경험의 수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수준의 변화이기 때문에 팀 스위니나 저커버그는 본인들이 구상하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10여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투자의 규모도 에픽 게임스는 2021년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받았으며, 메타는 1년에 100억 달러를 이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모두 메타버스 만을 위한 것이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게임 스튜디오 인수에만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국내의 제페토도 2021년 11월에 소프트뱅크 등에서 2천2백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미래 메타버스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투자 규모는 최소 조 단위의 돈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주2.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필자의 다른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주3. The Verge, “Mark in the Metaverse,” Jul 22, 2021
주4. 영상은 자막과 함께 여기서 볼 수 있다.
주5. MattewBall.vc, “The Metaverse: What It Is, Where to Find it, Who Will Build It, and Fortnite,” Jan 13, 2020
주6. CRN, “Satya Nadella’s 5 Biggest Statements At Microsoft Ignite Fall 2021,” Nov 2, 2021
주7. 그럼에도 닌텐도의 후루카와 슌타로 CEO는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아직은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그것은 어쩌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혁명이나 인터넷의 상용화만큼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변화가 될 수 있다.

메타버스의 핵심 구성 요소

명확한 정의가 아직 어렵다고 하지만 메타버스가 갖춰야 하는 특성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받는 제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튜 볼이 제시한 메타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 매튜는 메타버스가 갖추어야 하는 특성으로 지속성, 동기화와 라이브, 제한 없는 동시 접속, 완전히 작동하는 경제 시스템, 디지털과 물리 세계나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드는 경험, 데이터/디지털 자산/콘텐츠의 상호운영성, 수많은 공헌자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콘텐츠와 경험을 넘쳐흘러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 아래와 같은 원동력에 해당하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매튜 볼이 제시한 메타버스의 핵심 가능 요소

하드웨어, 컴퓨팅 기능, 네트워킹, 가상 플랫폼, 교환 가능 도구와 표준, 지불 서비스, 콘텐츠 서비스와 자산이다.

가트너는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모든 구성 요소를 나열한 자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도표에는 기술 요소와 응용 기능, 기반 구성 요소가 혼재되어 있어 좋은 자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가트너의 메타버스 요소

매튜 볼이 제시한 메타버스의 주요 특성을 보면 하나하나가 앞으로 도전해야 하는 기술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지속성은 메타버스라는 곳이 늘 존재해야 하고 언제든지 접속 가능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도 가끔 접속 장애를 겪듯이 이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만들기 어려운 기능이다.

동기화와 라이브는 물리적 세계에서 이루어진 행동이 바로 그대로 메타버스에 또는 반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기능이다. 실 세계에서 어떤 액션이 그대로 반영되고 그 결과도 나에게 지연 없이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네트워크 또는 실시간 인터넷이 필요하다. 지금의 인터넷이 실시간을 보장하기 않기 때문에 여기에는 또 다른 기술 혁신이 필요하며, 홀로그램 수준을 지원하려면 5G를 넘어서 6G의 대역폭과 전송 속도가 필요하다.

동시 접속자 수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가 도전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이다. 포트나이트의 배틀 로열에는 한 서버에 100명이 최대이며, 제페토 월드는 동시 접속이 최대 16명이다 (캠핑이나 가든 웨딩 등 일부 방에는 25명까지 가능). 물론 제페토 월드에도 관전 모드를 이용하면 최대 60명까지 관전이 가능하다. 이는 수천수만 명이 한 공간에 존재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서버의 능력과 클라우드의 성능, 네트워크 한계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호 운용성과 표준 프로토콜 확립이 과제

콘텐츠 생성 기능은 지금도 각 서비스가 스튜디오를 통해서 제작 지원을 하고 이를 거래하기 위한 경제 시스템은 블록체인이나 NFT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지만, 중요한 것은 호환성 또는 상호 운용성이다. 로블록스에서 구입한 디지털 자산을 제페토에 가서 사용할 수 있을까? 사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부분의 디지털 자산 특히 액세서리는 각 플랫폼의 아바타 특성에 맞게 디자인이 되어 있다. 이를 다른 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플랫폼이 이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개방형 경제 시스템보다는 폐쇄형을 통해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고, 그 안에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지만, 다양한 메타버스 지향 서비스가 표준에 합의하고 이동이 자유롭게 하게 만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업로드한 콘텐츠를 이동할 수 있게 하자는 DTP (데이터 이동 과제)도 2018년에나 등장해 이제 겨우 페이스북 사진과 영상을 구글 포토로 이동하게 하겠다는 것이 2019년이고 애플이 조인한 것도 2019년이다. 적어도 몇 년은 합의 과정과 표준 프로토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하나 흥미롭게 봐야 하는 것은 메타버스 세계 간의 이동이다. 지금의 인터넷은 2차원 웹 페이지 메타포에서 하이퍼링크를 통해서 다른 페이지로 이동이 가능하다. 3차원 공간 인터넷에서는 이를 어떻게 구현할까? 공간 이동을 위한 하이퍼 포털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것이고, 메타는 이를 호라이즌 월드 플랫폼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다.

메타버스는 공간 건설이 아닌 경험의 디자인

정부가 2022년 1월에 발표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보면 활용과 응용, 관련 인재 육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지 기반 기술에 대한 R&D에는 5대 핵심기술 개발 지원과 중장기 메타버스 R&D 로드맵을 만들겠다고만 나온다. 그 마저도 진짜 핵심 기반 기술이라고 보기 어려운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응용 영역에서도 기존 3차원 그래픽 서비스를 활용해 가상공간에 어떤 특별한 장소를 만드는 방안이나 소규모의 메타버스형 공간을 새로 만드는 것은 모두 실패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수십 억을 들여 만든 소위 메타버스라는 것에 아무도 없는 이유는 메타버스는 단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국 브랜드가 각종 서비스 내에 자사의 공간을 만들 때는 그냥 가상 건물이나 숍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특별하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반스가 스케이드 파크를 만들고, 랄프 로렌이 홀리데이 체험을 위한 윈터 이스케이프를 만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연결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지 멋진 가상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개방형 플랫폼

기술 플랫폼을 살펴보자. 아직 중장기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우리가 나중에 추가로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하는 영역이다.

정부의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 추진 방안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재 스마트폰의 증강현실 플랫폼은 구글의 ARCore와 애플의 ARKit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 이를 더 혁신하거나 새로운 수준의 프레임워크를 내놓을 수 있다. 하드웨어의 성능 특히 인공지능 칩 등이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3차원 게임형 개발 플랫폼은 에픽 게임스의 언리얼과 유니티의 엔진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메타버스 지향 서비스는 유니티 기반이다. 사용자가 게임을 만들기 위한 3차원 플랫폼으로 봐야 하는 로블록스는 2004년에 시작해 2006년에 정식 릴리스 하면서 루아(Lua)라는 언어로 만든 자체 플랫폼이다.

언리얼은 팀 스위니가 언리얼 게임을 만들면서 시작한 엔진으로 그 시작은 공식적으로 1998년이며, 현재 버전 4가 나와 있다 (2022년에 언리얼 엔진 5를 릴리스 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게임의 개발 엔진이고 만달로리언이나 웨스트 월드 같은 SF 드라마 제작에도 활용되었다.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고 산업용으로도 널리 사용하는 유니티는 2004년에 덴마크에서 출발한 회사다. 정식 론칭은 2005년이며 포케몬고나 제페토에서도 사용하는,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널리 활용하는 엔진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회사 모두 오픈 소스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했다는 점이다. 언리얼은 버전 4를 무료화하고 코드 일부를 깃허브에 공개했으며, 유니티 역시 엔진 자체를 오픈 소스로 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다양하게 공개하고 게임 개발의 민주화를 내걸었다. 취미로 앱을 만들거나 작은 회사가 처음 도전을 할 때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메타버스 플랫폼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오픈소스 전략과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업 그리고 지속적인 진화에 대한 개발자의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10여 년을 꾸준히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장벽을 넘어선 기업이 없다. 즉, 지금 같은 방식의 개발 전략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정부 정책은 이런 핵심 요소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실 개발 플랫폼은 포기했을 수 있다.

다른 플랫폼 개발 방향을 잡는다면 스마트 폰을 위한 증강 현실 기반이 있지만 이 역시 구글과 애플이라는 강력한 플레이어가 있어 그들의 플랫폼을 확장하거나 그 위에 또 다른 차별 기능을 만드는 방안이 당분간 우리가 취할 방향일 것이다. 국내 기업 맥스트가 그런 사례이다.

또한 아직 가상현실 기기나 증강 현실 기기를 주도하지 못하는 국내 기업에서 VR/AR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의 호라이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 같은 플랫폼 역시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러나 애플이 2023년에 새로운 AR 기기를 내놓으면, 이를 추격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움직이면서 다시 논의가 될 것이다. 물론 또 한국형 플랫폼 얘기가 나온다면 아무것도 안 될 것이지만.

클라우드 기술의 중요성

정부 전략을 보면서 두 번째로 크게 아쉬운 점은 메타버스의 핵심 기반 기술 중 하나가 클라우드 기술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는 점이다. 지금의 메타버스 지향 서비스는 모두 클라우드가 없이 가능하지 않다. 에픽 게임스의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는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통해서 지원을 받는다. 메타 역시 AWS를 전략적 장기 파트너로 선정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우리가 이제 본격적으로 해 보겠다고 나선 분야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위한 기반 서비스 솔루션 확보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네이버 클라우드나 KT, NHN 클라우드가 당분간 이 영역에서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선도 전략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를 담아야 했다.

남은 영역이 하드웨어와 통신인데, 확장현실(XR)을 위한 하드웨어는 렌즈, 에너지 소모, 센서, 촉감 기능 등 아직 도전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용하는 바이브나 퀘스트가 아직 개선점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국내 전자 기업이 이에 도전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디지렌즈라고 하는 XR 글라스 회사에 투자한 것은 아직 하드웨어 메이커로 메이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⁸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 3 개발을 철회한다고 선언한 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

주8. VentureBeat, “Samsung invests in DigiLens XR glasses firm at valuation over $500M,” Nov 4, 2021

메타버스는 재미있는 신기술이 아니라 차세대 인터넷 그 자체

통신은 결국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와 6G가 연계할 분야라 앞서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 전략이 3차원 그래픽 기반이 아니라 아예 장기적으로 홀로그램 기반의 메타버스를 검토해 보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어차피 향후 10년간은 기존 리딩 기업이 주도할 것이고 국내에서는 몇 가지 응용이 나오겠지만, 본격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리더가 나오기는 어렵다. 스타트렉 시리즈에 나오는 홀로덱 같은 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는 특히 우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 안에서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닌 인공 지능 기반 에이전트를 만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한 기술은 음성 인식, 대화 생성, 음성 합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2-3년 뒤면 우리가 메타버스라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만나는 개체가 사람이 아닐 수 있으며 그들과 이루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꾸준히 진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영역이다. 메타 같은 한 회사가 엔지니어 1만 명 이상을 투입하고 연간 100억 달러를 쏟아 넣겠다는 상황에서 몇 백억을 갖고 이를 만든다고 하는 것은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저커버그는 미래에 회사를 걸었다고 생각한다. 국내 IT 기업이나 정부가 메타버스를 단지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바로 차세대 인터넷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한상기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고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분야 중 지식 표현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전략기획실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대표 및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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