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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칼럼] 부동산세, 현행 과세 원칙을 지켜야 가격 잡힌다

By | 2021년 12월 7일 | 미분류, 정책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세금으로 잡으려 했다. 취득(세), 보유(종합부동산세), 매각(양도세)의 각 단계마다 세율이 올라갔다. 특히 다주택자 대상의 세율과 가격상승폭이 큰 주택에 대한 보유세인 종부세의 세율이 많이 올라갔다. 이광수 필자는 여기서 멈추거나 늦추면 안된다는 쪽이다. 요즘 보기 드문 목소리다. 땅으로, 집으로 이익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과세의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는 원칙론을 고수한다. 경제신문과 보수 미디어를 중심으로 온건론이 많이 전달된 시점에 강경한 원칙론을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다시 읽기 10월 26일자 이광수 칼럼 “베를린처럼 정부가 집을 뺏는다고?’https://firenzedt.com/19826

✔️ 종부세 납부 가구는 2%에 불과한데 국민 다수가 불만인 이유는?

✔️ 종부세 제정의 당초 목표는 투기 수요 억제

✔️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높은 세금이 필요

✔️ 뚜렷한 목적이 있고 과세가 공정해야 정의로운 세금

정의로운 세금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공정하게 부과되어야 한다. (사진:셔터스톡)

조세 저항의 본심
:내 것을 빼앗기는 데 대한 반감
‘사람은 부친이 죽은 것보다 자기 소유물을 빼앗긴 것을 더 오래 기억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내 것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대중의 반감은 크다. 세금이 항상 문제인 이유다. 최근 한국에도 세금 논쟁이 뜨겁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세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납부해야 할 종부세는 2배 이상 증가했고 다주택자 양도세율은 최고 75%다. 납세자는 불만을 넘어 분노하는 상황이다.

왜 납부 대상이 아닌데 불만인가
:혜택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언젠가는 내야 한다는 두려움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종부세나 양도세를 납부하는 절대 가구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세금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왜 일까? 2%밖에 내지 않는데 왜? 50% 이상의 국민이 종부세를 반대하고 정치권에서는 양도세 부담으로 선거에서 표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할까? 모든 정책에는 찬성과 반대가 존재한다. 그러나 유독 세금과 관련해서는 반대만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세금을 통해 직접적인 지출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찬성할 이유는 찾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도 언젠가는 내야 한다는 두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세정책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더욱 명확한 개념 규정이 필요하다. 즉,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설득한다면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순진한 정부 vs 진화하는 시장
논란이 되는 종합부동산세를 살펴보자. 정부는 종부세를 왜 강화했을까? 종부세를 강화하면서 정부 관계자가 “기회를 드리겠다. 이제 집을 파시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보유세를 강화한 정부의 의도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보유세를 많이 내게 되면 세금이 무서워서 집을 팔기 시작하고 매물이 증가하여 시장은 안정되리라고 기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은 정부의 순진한(?) 기대와는 다르게 반응했다. 시장에 집을 파는 대신 딸, 아들에게 팔았다(증여). 매물이 증가하지 않으니 시장 안정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급기야 종부세 완화, 폐지 논쟁으로 이어졌다.

종부세는 매물의 증감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이 실증되었다. 그렇다면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종부세는 왜 필요할까? 종부세는 기본적으로 교정 과세 성격을 갖는다. 교정 과세란 시장에 맡겨 놓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제거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조세를 의미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 대표적이다.

애초 종부세 제정 목적은 투기 수요 억제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매도 물량 증가가 아니고 투자(투기)수요 억제에 목적을 두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특성상 공급이 한정되어 있고, 공급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때문에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를 적절하게 규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투자 목적의 주택수요는 일시에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자 수요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자에서 얻는 수익률을 낮추는 것이다. 수익률이 낮아지면 투자하려는 사람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주택 수익률을 낮추는데 종부세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투자 목적의 다주택 수요자에게 부담을 가중하는 세율 구조를 통해 투자수익률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강화로 수익률을 떨어뜨려 투자(투기) 수요가 감소하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수 있다.

투자 수요를 누르기엔 턱없이 낮은 종부세율
하지만 그동안 종부세가 투자 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종부세가 시장 안정화에 무력했던 이유는 존재 자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세율이 낮았기 때문에 투자(투기) 수요 감소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년 몇억씩 오르는 집값 앞에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0.6%(실거래가 기준)에 불과한 세율로는 투자수요를 줄일 수 없었다. 찬반 논란을 넘어 2021년부터 다주택자에게 가중되는 종부세는 변화를 의미한다. 세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추가적인 투자(투기) 수요가 크게 움츠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강화는 투자 수익률을 낮춰 주택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매물이 증가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종부세를 낮춘다고 임대료가 내려갈까?
“종부세가 강화되면서 불로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투자 수요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 무주택자들과 종부세를 내지 않는 다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많은 무주택자가 종부세로 전세, 월세가 올라갈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종부세 부담 증가가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에는 문제가 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반대로 질문해 보면 된다. 종부세가 낮아지면 집주인들은 월세를 깎아줄까? 답은 ‘아니요’일 가능성이 크다. 임대료 인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세금에 따라 변경되지 않는다. 임대인의 종부세 부담이 증가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임차 물량이 많다면 임대료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집값은 천문학적으로 뛰는데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에 현재의 종부세율은 턱없이 낮다고 보아야 한다. (사진:셔터스톡)

 

종부세만큼이나 실패가 예상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은 명분 없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도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시적 완화를 통해 매물을 증가시켜서 시장을 단기에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는 종부세 강화처럼 똑같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화되어 있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을 결정하는 것은 기대심리다. 세금보다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 집을 절대 팔게 할 수 없다. 일시적인 세금 인하는 양도세 추가 인하 기대감만 부추겨 매물을 더욱 감소시키고 투자 수요를 다시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양도세는 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세로 거래세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양도세는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지지를 얻으려면 시장 안정화보다 불로소득을 억제하겠다는 당위와 공정성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감면하는 것이 어떤 명분을 갖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부동산 투자에 매달려 있는 사회는 한 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불로소득을 줄이고 노동에 대한 가치가 더욱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요행으로 얻은 소득에 대한 높은 세금을 통해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양도세가 필요한 이유다.

부동산 세금은 취득, 보유, 양도할 때 부과되는 세금으로 나누어져 있다. 부동산 단계처럼 각 단계에 부과되는 세금은 고유한 목적과 당위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세금은 서로 유기적인 연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투기 수요를 줄이기 위해 다주택자 취득세를 인상하고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한다면 세금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 또한 세금은 공정해야 한다.  투기지역에서 한 채를 더 사는 사람은 나쁘고(취득세 중과), 지방에서 투기 목적으로 한 채를 더 사는 사람을 선하다고 할 수 없다.

공정하게 부과되고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정의로운 세금
모두 다 세금을 내기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다 반대하지는 않는다. 필요한 세금이 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면 분명 찬성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공해세도 찬성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의로운 세금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찬성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시류에 휘둘리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부동산 세금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 정치는 우리에게 부동산 세금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가? 왜 필요한가? 오락가락하는 세금 정책보다 지금은 왜 부동산 세금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진지한 고민과 답이 먼저 필요한 시점이다.


글쓴이 이광수는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리츠과 부동산 시장 그리고 건설기업을 분석한다. 투자자를 위해 근거 있고 선명한 리서치를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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