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담 참석자들은 ‘민심이 참 무섭다’는데 공감했다. 한국 정치라는 강은 그냥 그대로 흐르는 법이 없다. 5년에 한번씩 치르는 한국의 대통령선거는 전신의 낡은 각질을 한번씩 벗겨내는 효과가 있다. 벗겨내고 벗겨내도 구태가 여전하지만 다이내믹한 것 하나는 세계적이다. 150일쯤 남은 이번 대통령선거도 반환점 부근에서 미완의 돌풍이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가 선출되었지만 불의의 일격이 마지막 개표함에서 터져나왔다. [편집자 주]

 

#겸손모드 이재명, 액셀 만지작 이낙연, 역할 커진 송영길#이재명 직접 뇌물수수 아니면 점차 안정화 추세 유력#여야 모두 후보교체론?후보보완론도 괜찮은 선택#문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상호 존중으로 공생 모색할까#반환점 도는 대선정국, 모두가 백척간두, 이제부터 하기 나름

 

경선 결과 발표 후 인사하는 이재명 지사. (사진=연합뉴스)

 

코스모스: 3차 슈퍼데이 개표에서 세 가지 미스터리가 발생했다. 정치권을 들여다 본 지 30년이 넘는데 참 드문 경우다. 예상과 결과가 다르면 이변이라고 한다. 정치인이나 언론이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이변이 생긴다. 하지만 이변의 원인은 사후에 설명할 수 있다. 이번 건은 아직 설명이 어렵다. 아무도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변이 아니라 괴변이다.

세 가지가 미스터리다. 첫째, 경기·서울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너무 다르다. 이재명 지사는 경기에서 59%, 서울에서 51%를 득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 36%였다. 경기 권리당원은 16만, 서울은 14만명이다. 3차 국민·일반당원 30만명과 같은 규모다. 투표 시기도 거의 같다. 결과가 이렇게 정반대로 뒤집힐 수 있을까? 대장동 의혹에 대한 당심과 민심의 차이라는 설명이 있다. 아닌 것 같다. 민주당 당원들은 별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

둘째, 여론조사와도 너무 다르다. 최근 각 언론사나 여론조사회사가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 지지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심지어 이재명 캠프에서 따로 돌린 여론조사에서도 대장동 의혹 때문에 이재명 지사 지지도가 낮아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3차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는 민심이 아니다.

셋째, 투표율이 너무 높다. 이낙연 전 대표 득표율도 너무 높다. 당심과 민심이 다르고, 최근 여론조사가 잘못됐다고 치자. 이재명 지사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표를 집중적으로 몰아줄 이유가 있을까? 없다.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지사에 대한 민심이 악화했다면 투표율이 낮아져야 옳다. 이낙연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추미애 전 대표나 박용진 의원 득표율도 함께 올라가야 옳다. 추미애 박용진 후보의 득표율은 그대로였다.

민주당에는 평생 선거만 치른 ‘도사’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아무도 이번 3차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를 설명하지 못한다. 여초 카페 개입설, 야당 지지자들의 참여 및 역선택설 등이 있지만 음모론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은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을 수도 있다.

가오리: 처음에는 이상민 선관위원장이 틀리게 읽은 줄 알았다. 밤에 생각하니 컴퓨터 집계 프로그램 오류인가 싶었다. 아침에 이리저리 돌려보니 대략 다음의 견해가 나오더라. 이재명 후보 쪽 내부 얘기도 들었다.

첫째는 9월 25일의 광주, 전남 경선을 앞두고 이낙연 후보 쪽에서 전국적으로 선거인단을 엄청 모집했다. 3차 선거인단 모집은 9월 1일부터 15일까지였다. 광주, 전남 비거주자이지만 이낙연 후보를 지지할 만한 사람들을 많이 모았다는 거다. 한 관계자는 “이즈음 이재명 후보를 포함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선거인단 가입 문자를 받은 사람은 별도 없다. 이낙연 후보 측만 집요하게 문자를 돌렸다.”고 지적한다. 즉 3차 선거인단은 거주지와 관계없이 친 이낙연 성향이 짙었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3차 선거인단이 투표를 하던 10월초는 9월 중순과 다르게 대장동 스캔들이 이재명 후보 주변으로도 불이 붙었을 때다. 여차하면 이재명 대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심리가 발동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야당 지지층의 유입과 역선택 가능성이다. 많은 카톡방에서 가입 문의가 오갔다는 전언이다.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야당이 조직적으로 하지 않은 한 선관위나 공권력이 개입할 수는 없다.

 

<겸손해진 이재명과, 액셀만 만지작하는 이낙연, 역할 커진 송영길>

산돌: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가 20대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코로나가 호출한 이재명의 강력하고 유능한 리더십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야당에서 볼 때 이재명을 만든 일등공신은 코로나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 한국갤럽의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4%로 이낙연 대표에게 무려 23%p나 뒤졌었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도 급등하기 시작, 2개월 후인 3월 2주차에 11%로 10%대를 넘어섰고 8월 2주차에는 19%로 이낙연 대표를 앞질렀다. 그 후 코로나 정국은 대한민국을 강타했고, 이재명 대세론도 여권을 뒤덮었다. 코로나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그래서 이재명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은 합니다’는 후보에게 잘 어울리고 시대에 맞는 슬로건이다.

문제는 대장동 사태가 이재명 후보를 호명한 강력하고 유능한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월 10일 발표된 민주당 경선 3차 슈퍼위크 일반선거인단 투표결과는 그러한 의문이 점차 여론에 미칠 악영향을 보여준다. 이낙연 62.37%, 이재명 28.30%’는 기존 경선 흐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특정 세력에 의한 역선택 문제로 치부하고 단순하게 넘어가는 것은 큰 화를 자초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장동 사태가 기존에 제기되었던 네거티브와 다른 점은 ‘이재명은 합니다’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장동 사태는 불공정과 부패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능력’이라는 더 본질적인 문제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태가 이재명 후보의 ‘유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여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동한다면, 그야말로 향후 대선정국에서 여권이 직면하게 될 초대형 악재로 흑화(黑化)될 것이다.

가오리: 이재명 후보에게 10월 10일은 집권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날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깊은 내상을 입은 날로도 기록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최종 개표결과 당시 연단에서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가볍게 껴안던 모습이 인상깊다. 이낙연 후보는 몇 시간 후부터 과반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발표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은 사전에 준비된 말과 행동만 했을 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던 듯하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개표 결과는 이재명 지사의 겸손이랄까, 조심스러운 모습을 낳았다. 이재명 후보는 여태까지 예비경선 시작 직전과 광주 경선 직후 등 두 번 챔피언 자리에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과다한 언행으로 점수를 잃었다. 이번에는 후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당내에서 조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과 송영길 대표의 환대같은 제3자의 얼굴이 크게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코스모스: 이낙연 캠프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경선 불복이다. 당심이나 민심은 싸늘하다. 경선은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의 낙마 가능성이 있을까? 있다고 본다. 상상 그 이상으로 무슨 일이든 벌어지는 데가 대한민국 대선판이다. 후보 단일화를 했던 거물 정치인(정몽준)이 선거 전날 밤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오히려 역풍이 불어서 대통령(노무현)에 당선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검찰의 수사로 이재명 지사가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이재명 지사는 낙마할 것이다.이 경우 민주당은 대선후보를 다시 뽑아야 한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은 이재명 지사를 중심으로 서서히 결속해 갈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국민의힘 후보가 11월 5일 확정된다. 상대 후보가 출현하니 뭉칠 수 밖에 없다. 둘째,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불투명성이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직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떻게든 정권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피터팬: 양당 모두 겨울 정국에서 실현 여부를 떠나 후보교체 논쟁이 치열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아직 150일여가 남았는데 솔직히 너무 길다. 예전에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 전쯤 주요 정당 후보가 결정되고 준비된 수순을 밟아갔는데 지금은 5-6개월이 너무 길다. 정치와 민심의 흐름이 빨라져서 선거 관계자들의 애간장이 녹는다.

국민의힘은 특히 윤석열후보가 선출될 경우 후보교체론이 유력하다. 그는 정치인으로 치면 출생후 돌이 안된 아마추어다. 민주당의 경우 당의 공식 후보가 된 이재명 지사가 끌어내려진다면 그 힘은 당내 압력에서 오는게 아니다. 검찰이나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좌우할 것이다. 즉 선(先) 수사결과 발표 후(後) 당내 후보교체론의 대세 장악이다.

 

<여야 모두 후보교체론? 후보보완론도 괜찮은 선택>

산돌: 야당의 4강도 원희룡을 제외하면 대개 예상했던 결과대로 정해졌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말이 4강이지 사실상 양자대결이나 마찬가지다. 외형상 양강 구도가 민주당보다는 박빙이고 치열해 보이지만, 당원선거인단 영향력이 높아지는 경선룰 특성을 감안하면 구조적으로 역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10차례 토론을 승부처로 보는 견해들도 있지만, 앞선 토론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토론으로 결정적인 국면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 달 반 넘게 진행되어온 경선 기간만큼 지지층들도 상당히 쌓여가고 견고해 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4강 주자들 면면을 볼 때, 후보단일화와 같은 돌발변수도 기대하기 어렵다.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끊임없이 본선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후보의 부인과 처가문제, 고발사주 문제 등 본선악재를 빌미로 한 네거티브 소재는 많다. 문제는 이렇게 공세가 집중되면 집중될수록 야당 지지층의 윤석열 결집효과만 높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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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또한 조국 사태와 반문 여론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호명한 리더십이다. 이 흐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만 홍준표 후보에 대한 높은 호남 지지율과 역선택 수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TK권에서 왕(王)자 손바닥 이후 윤석열 후보에 대해 곤란해 하는 분위기가 읽히고 있어 아직 결과를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유승민 후보는 TK를 중심으로 한 골수 당원들의 ‘감정의 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원희룡 후보는 4강이긴 하지만 너무 약체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론 변화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강해지면 강해지는 대로 약해지면 약해지는 대로 당원과 야권지지층이 윤, 홍 두 사람에 쏠리는 기존 흐름을 바꿀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 후보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 대항마도 반문(反文)의 상징적 이미지가 강한 인물일 수밖에 없고, 약해져서 본선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더군다나 기존 선택을 바꿀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홍후보가 얼마나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느냐와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당원 선거인단의 향배다. 지금까지 당원 선거인단의 여론은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쏠려왔다. 이 흐름을 바꿀 후보도 정국상황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야당 경선의 현주소다.

가오리: 좀 다른 얘기인데 개인적으로는 민주당이 내년 3월 정권재창출에 성공한다면 이번 경선 결과는 ‘신의 한수’가 아니라 ‘신이 둔 한 수’로 기록될 거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번에 이재명 후보가 50% 미만으로 나와 예정대로 며칠 후 결선투표를 치른다고 생각해보자. 이낙연이 이기면 이재명 지지자들은 불과 며칠 만에 후보직을 도둑맞았다고 난리를 낼 거다. 이재명이 이기면 이낙연 주변은 초유의 결선투표를 기화로 연립정권에 가까운 많은 요구를 내놓을 것이다. 50.2%는 그런 면에서 절묘했다고 본다. 이재명은 얌전해졌고,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재명이 측근 비리 등으로 낙마할 경우 4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은, 막판 스퍼트에 성공한 이낙연 후보를 예비카드로 챙기게 됐다.

피터팬: ‘신이 둔 한수’는 나중 얘기고, 당장은 민주당내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준비 없이 대격변을 맞이하는 국면은 피했지만 양쪽 다 앙앙불락이다. 당내 긴장도가 보통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송영길 대표가 서둘러 후보의 당사 방문을 실행하고, 상임고문단을 등장시키고, 지사직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등 이재명 후보 기정사실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은 송대표 기량이 상당히 늘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 시점에서 후보들의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유력한 몇몇의 역할, 태도도 중요해 보인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는가.

 

<문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상호 존중으로 공생 모색할까>

코스모스: 이재명, 이낙연, 송영길, 문재인 대통령의 4자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우선 이재명 후보. 강을 건넜으면뗏목을 부숴야 한다. 뗏목으로 바다를 건너지 못한다. 산에서 나무를 새로 베어 배를 지어야 한다. 성남시부터 이재명 지사와 함께 한 측근들만으로는 대선을 절대로 치를 수 없다. 대선은 정당이 치르는 것이고, 정권은 정당이 잡는 것이다. 내년 3월 9일 선거에서 이기면 이재명 정권이 아니라 민주당 정권이 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미련을 버리고 물러서야 한다. 국가 원로, 민주당 원로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국회의원 5선, 전남지사,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까지 했으면 능력에 비해 홀대 받았다고는 못할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그동안 대표로서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제 응급 처치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대선의 주인공은 후보다. 대표가 아니다. 송영길 대표의 미래에는 21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번에 보니 많이 성장한 느낌이다.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명 후보를 존중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의 건의는 100% 수용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다.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가면 문재인 정부는 실패하는 것이다.

 

민주당 내 갈등과 화합이 모두 이낙연 전대표에게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반환점을 도는 대선정국, 모두가 백척간두>

산돌: 야당도 비슷하다. 후보교체론의 전제는 확실한 대선 패배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여야 모두 그런 상황에 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정권 교체 여론이 50%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아무리 인물론이 지배하는 대선정국이라 하더라도 여당이 야당을 압도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야당 또한 정권 교체 여론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차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이라고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 내부에서 후보교체론보다 후보보완론이 등장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제3지대는 물론 종로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후보군, 선대위원장 후보군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야당은 이준석 대표라는 강력한 보완재가 존재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만약 이준석 대표가 종로에 출마한다면, 2030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강력한 러닝메이트를 얻게 되는 셈이다. 보완재 후보로 민주당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경선에 나온 추미애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박용진 의원, 박영선 전 장관과 같은 인사를 들 수 있다. 야권에서는 크든 작든 보완재 역할을 할 인물 군으로 제3지대의 안철수, 김동연, 금태섭 전의원과 당내의 윤희숙, 최재형 등을 꼽을 수 있다.

향후 대선정국이 어느 일방의 압도적 우위로 전개되지 않는 이상, 여야 모두 후보교체론보다는 후보에 버금가는 인물을 러닝 메이트 개념의 보완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하고 실행하지 않을까 싶다.

가오리: 정의당을 빼놓았는데 본선거에서 정의당은 민주당에게 계륵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 지금은 당세가 많이 약화됐지만 만일 이정미 전대표가 심상정 전대표를 누르고 정의당 후보로 선출된다면 5% 안팎의 본선 득표가 예상된다.

앞서 얘기들을 종합하자면 결국 이제부터 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모두가 백척간두에 섰다. 갑작스레 일격을 맞은 이재명 후보, 졸지에 여권 내 갈등과 화합의 키를 쥐게 된 이낙연 전 대표, 당 대표로서 100%의 공간 활용 찬스를 맞은 송영길 대표, 10차례의 토론회 공간에 노출된 윤석열 후보, 역전의 기회를 쥔 홍준표 후보, 그리고 여야의 여러 정치인들이 다 비슷한 상황이다. 10월10일부터 내년 3월9일까지 150일간의 전국시대가 개막된 모습이다. 민심이 참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