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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 09-15 06:32

[상대 진영 교차평가② 최병천] 윤석열, ‘중도확장’ 속도를 못 내고 있다

By | 2021년 8월 17일 | 선거의 시간, 정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5일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효창공원 내 의열사 참배에 나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은 선거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보수·진보 진영은 상대방 캠프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경북 안동의 토크콘서트에서 내년 대선과 관련해 이런 발언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않는 이상 5% 이상 차이로 패할 것이다.” 2030세대의 지지를 촉구하기 위한 발언이지만,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전력(戰力) 평가를 은연중 드러낸 것이다.
<피렌체의 식탁>은 보수·진보 논객들의 글을 기획시리즈로 싣는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 양쪽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장·단기 판세를 예측해보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본 장경상 필자의 “이재명 유리, 수도권 경쟁력이 최대 변수” 이어 국민의힘의 강점과 약점은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짚어본다. [편집자]

#국민의힘 간판 된 윤석열 전 총장
 내년 대선 양강구도 가능성 더 커져
#호시탐탐 기회 노리는 야권 잠룡
 중도층 정권교체 열망 흡수해야
#진영 결집과 본선 경쟁력이 관건
 욕망을 읽고 정치인 언어를 갖춰야

최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석열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이번 대선은 양강구도 가능성이 커졌다. 역대 대선에서 양강구도가 됐을 경우, 격차는 매우 미미했다. 역대 대선에서 양강 구도는 크게 3번이 있었다. 1997년, 2002년, 2012년이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40.3%)와 이회창 후보(38.7%)의 격차는 1.6%p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48.9%)와 이회창 후보(46.6%)의 격차는 2.3%p였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51.6%)와 문재인 후보(48.0%)의 격차는 3.6%p였다.

3번의 대선에서 그 격차는 1.6%p~3.6%p에 불과했다. 이번 대선 역시 3~5% 내에서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어디서 빠졌나?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직을 사퇴한게 3월 초다. 출마기자회견을 한게 6월 29일이다. 출마기자 회견 직후 한국갤럽 여론조사(7월 1주차)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25%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24%였다.

한달이 지나고,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8월 1주차)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19%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25%였다. 윤석열 후보는 지지율이 6%p 빠졌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어디서 빠졌을까? 한국갤럽 조사를 토대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표-1]을 보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빠진 곳은 ▴지역은 서울(-12%p) ▴연령은 60대 이상(-7%p) ▴직업은 자영업(-18%p) ▴성향은 보수(13%p) ▴정치 관심 수준별로 고(高)관심층(-11%p)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과 경기/인천은 유권자의 절반이 존재하는 곳이다. 서울은 중도의 풍향계이며 먼저 반응하는 곳이다. 전체 지지율 하락이 6%p인데 서울에서만 12%p가 빠졌다는 것은 ‘중도 이탈’을 의미한다.

반면, 연령으로 중도를 상징하는 세대는 50대이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50대(-3%p)보다 60대(-7%p)에서 더 많이 빠졌다. 이념적으로도 중도(-7%p)보다 보수(-13%p)에서 더 많이 빠졌다. 이런 수치 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윤석열 후보는 ‘보수 일체감’이 강해서 보수층이 밀고 있는 후보가 아니다. 보수 일체감만 본다면, 홍준표 후보나 황교안 후보가 높다. 보수층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유는 높은 인지도에 기반한 ‘중도 확장력’이다.

윤석열 후보는 6월 29일 출마 선언 이후 한달을 보내며, 컨텐츠는 없고 실언(失言)은 쌓이면서 중도 일부가 먼저 떨어져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보수층 역시 윤석열의 중도 확장력에 강한 의문을 품고 있는 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출마 이후 한 달 간에 해당하는, 7월 1주차 조사와 8월 1주차 조사를 비교하면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에 대한 여론 흐름은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표-2]를 보면, 7월 1주차에 비해 8월 1주차 시점에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6%p가 떨어졌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6%p 앞서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여권’이 무난히 승리할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정권교체 여론(47%)이 정권유지 여론(39%)보다 무려 8%p가 더 높다.

[표-1]과 [표-2]의 여론을 종합해보면, 여전히 정권교체 여론(47%)이 정권 유지 여론(39%)보다 높다. 다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중도 일부와 보수 모두가 윤석열 후보의 중도 확장력 및 본선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 지지율보다 살짝 앞선다고 ‘정권 재창출’을 안심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 야권 후보의 인물 지형

야권 후보의 인물 지형을 살펴보자. 먼저 윤석열 후보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왜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컨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실언(失言)이다.

윤석열은 출마 선언 이후, ▲주52시간을 비판하다가 나온 주120시간 발언 ▲다른 지역 폄훼로 공격받은 대구 민란 발언 ▲ 밀턴 프리드먼을 강조하며 나온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부정식품 권장 발언 ▲ 페미니즘 때문에 저출생이 발생한다는 발언 ▲ 후쿠시마 원전은 방사능 유출이 된게 아니라는 발언 등을 했다.

윤석열 후보는 6월 29일 출마선언을 했으니, 출마선언하고 약 40여일이 지났다. 약 40여일동안 ‘득점’ 발언은 기억나는게 전혀 없고 ‘실점’ 발언만 잔뜩 기억나는 한 달이다.

① 윤석열 – ‘검사 술자리 언어’와 ‘공론장에서, 정치언어’의 차이점을 아직 몰라

윤석열의 실언이 있을 때마다 윤석열 캠프는 해명을 한다. 여차 저차한 맥락이었는데, 생략되거나 압축되는 과정에서 오해를 초래했다는 내용이다. 캠프의 해명을 들어보면 일리있는 측면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럼, 왜 윤석열은 민주당으로부터 ‘1일 1망언 제조기’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실언의 왕’이 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하게는 윤석열 후보가 ‘검사들의 술자리 언어’와 ‘정치 언어’를 아직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가서 한국어를 사용하면 미국인 대다수가 못 알아 듣는 것처럼, 같은 한국어도 공간이 바뀌면 언어도 바뀐다. 검사 시절, ‘술자리 언어’와 공론장에서, ‘정치의 언어’는 영어와 한국어만큼이나 다른 언어로 생각해야 한다. 둘의 언어 차이점을 명확히 깨닫는 게 매우 중요하다.

‘술자리 언어’는 현장의 맥락이 있고,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에 대해 최소한의 애정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소한 생략 및 압축이 되어도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공론장에서 ‘정치 언어’는 차원이 다르다. 먼저 ‘정치’라는 공간이 갖는 특징이 있다. 정치는 무엇보다 ‘투쟁과 갈등의’ 공간이다. 정치의 세계는, 세상의 절반 정도는 항상 나를 공격하기 위해서 대기 중이라고 봐야 한다.

그건 상대 정치인만 그런 게 아니다. 언론사 기자들도, 유권자들도 매한가지다. 오히려 (그가 보수이든, 진보이든) 유권자의 절반 정도는 나를 증오하는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기에 공론장에서 ‘정치 언어는 ‘상시적, 비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이지만,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해내야 하는 과제다.

절제된 메시지이되, 선명한 메시지.. 절제와 선명함은 심지어 모순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치의 언어에서는 두 가지 미션을 반드시 동시에 달성해야만 한다.

윤석열의 잦은 실언(失言)은 ‘선명하되 절제되지 않은’ 메시지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반면, 현재 여당과 야당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정치인들은 ‘절제되었지만, 선명하지 않은’ 메시지 특징을 갖고 있기에 존재감이 별로 없는 것이다. 절제와 선명함을 동시에 달성하자면, 정치 및 언어를 둘러싼 지형지물 모두에 대해 두루 능통해야만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분명해야만 한다.

② 보수진영의 최대 실책, 최재형 띄우기 – 발광체도, 반사체도 아닌, 방해체(妨害體)

이번에는 최재형 후보에 대해 살펴보자. 윤석열 후보가 3월에 검찰총장을 사퇴한 이후, 발광체냐 반사체라는 논란이 있었다. 발광체(發光體)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빚을 내는’ 정치인이라는 의미이고, 반사체(反射體)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에 올라타서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최재형 후보는 방해체(妨害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빚을 내는 것도 아니고, 반사이익을 누리지도 못하는데, 윤석열 후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것에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만일 2022년 3월 9일 대선에서 보수가 패배하게 될 경우, 보수진영의 패착 중 하나는 특정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최재형 띄우기’였다고 생각한다.

최재형 후보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윤석열에 대한 방해체(妨害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첫째, 보수-중도층 유권자 입장에서, 윤석열 후보는 정치권 바깥의 참신한 인물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연이어서 최재형이 가세하고, 김동연이 가세함으로서 문재인 정부에서 출세한 고위직 공무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욕망’에만 충실한 것 아닌가 의심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에 반기(反旗)를 들었던 이유가 나중에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둘째, 검찰총장 윤석열이 대선을 위해 사퇴한 것까지는 국민들이 이해가 됐다. 그런데,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현직 감사원장’ 최재형까지 대선을 위해 사퇴를 하자 국민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감사원장은 특히나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책보다 ‘본분’을 망각한 ‘대권 욕망’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셋째, 윤석열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 후보로 지내며 ‘중도 확장’ 컨셉을 유지하려 했다. 특히 청년층과 호남으로 중도확장을 하려 했다.

그러나, 최재형 후보는 대선 출마선언 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보수 내부에서 윤석열을 ‘견제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최재형 캠프의 전략은 (윤석열과 구분되는) ‘대비 효과’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최재형 캠프의 ‘대비 효과’ 작전은 성공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7월 1주차 보수성향 유권자 중에서 최재형 후보의 지지율은 4%였다. 8월 1주차 보수성향 유권자 중에서 최재형 후보의 지지율은 7%가 됐다. 같은 기간에 윤석열 후보의 추락분은 6%였는데, 최재형 후보는 보수 내부에서 윤석열 지분의 약 3%를 땡겨왔다. 역시 윤석열에 대한 방해체(妨害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넷째, 윤석열의 실언에 더해, 최재형의 실언이 더해지면서 이른바 ‘덤앤 더머’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예컨대 지난 8월 3일자 《한국일보》는 「윤석열·최재형의 선 넘는 ‘입’… 이래서야 지지층 넓히겠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시작은 아래와 같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제·사회관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데 이어 “없는 사람에겐 부정(불량)식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페미니즘은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는 언급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 전 원장의 “일자리 없애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다”라는 발언 역시 구설에 올랐다.”

《문화일보》는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8월 2일자에 「어설프게 페미니즘 논쟁 뛰어든 윤석열… “페미가 정치 악용돼 남녀교제 막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 제목에서부터 ‘제발 실언(失言) 좀 그만해라~’라는 짜증과 걱정과 조언이 담겨있는 기사였다. 통신사인 《뉴시스》는 8월 7일자로 「”왜 출마했나” 물음표 단 윤석열·최재형, 자질론·확장성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윤석열과 최재형의 잇따른 실언과 부적절한 멘트로 인해 자질론과 확장성 모두에 의문을 갖는 언론은 진보-중도-보수를 막론한 다수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③ 홍준표 – 전투력이 뛰어난, but 매우 올드한 스트리트 파이터

이제 홍준표 후보에 대해 살펴보자.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사퇴한 3월 즈음, 4월 7일 재보선 이후에도, 민주당 내에서 ‘정치를 좀 안다는’ 사람들 중에서는 윤석열은 후보가 되기 어렵다고 전망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안철수와 반기문처럼 될 것으로 봤다.

결국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홍준표 후보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한국 정치인 중에 ‘대중의 언어’를 쓰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탄핵 직후에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시점에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5%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는 TV 토론과 캠페인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2017년 5월 9일 대선 투표를 개봉했을 때, 문재인 후보 41%, 홍준표 후보 24%, 안철수 후보 21%를 받으며 홍준표 후보가 2위를 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당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한 후보였다. 무엇보다 홍준표 후보는 ‘입에 착 달라붙는’ 대중의 언어를 사용한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정치란, 대중의 관심사에 대해, 대중의 언어로 말하며, 대중의 동의하에 엘리트가 선출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윤석열 후보와 최재형 후보는 ‘대중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며, ‘대중의 언어’는 더더욱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저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일 뿐이다.

이들에 비하면, 홍준표 후보는 보수 유권자의 관심사를 알고, 정치인이 사용해야 할 대중의 언어를 구사한다.

다만, 홍준표 후보의 약점은 확장력이다. 지난 6월 국민의힘 당 대표로 이준석이 선출됐다. 이는 대구-경북 유권자들 역시 ‘중도 확장력’을 중시한 선택이었다. 홍준표 후보의 탁월한 언어 감각과 전투 능력을 토대로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여전히 이번 대선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다.

④ 유승민 – 배신의 낙인이 찍힌, 선비형 정치인

민주당 내에서는 KDI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며, 개혁보수 이미지가 강한 유승민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유승민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보수 내부에서 더 잘 알 것 같은데, 가장 큰 요인은 ‘배신의 낙인’이 아닐까 싶다.

정당도,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정치적 지지 행위는 반드시 ‘감정’이 동반되는 행위다. 탄핵이라는 큰 역사적 격변을 겪는 과정에서 보수층 유권자는, 특히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일등 공신이었던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유승민에 대해 “유승민, 너마저.. 어떻게 그럴수가…“라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한번 느낀 배신의 감정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의 강’은 건널 수 있지만, ‘감정의 강’을 건널 수 있는지 여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⑤ 오세훈 – 검증된 중도 확장력, 그러나, 기사회생에 감복하며, 시장직에 안주하는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 정치인 중 중도 확장력이 가장 큰 후보로 오세훈을 꼽는 사람들이 꽤 된다. 민주당의 일부 전략들은 2020년 연말~2021년 연초부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이 유력하다고 전망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명이었다.)

같은 원리로 일부에서는 여전히 오세훈을 2022년 ‘잠재적’ 대선후보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판단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윤석열의 중도확장 파괴력이 낮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보수언론의 최재형 띄워주기와 무관하게, 최재형은 애초에 본선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 대선 정도의 큰 선거에서는 ‘국민들이 잘 모르는’ 사람을 언론이 띄워준다고 성공하기 어렵다.

홍준표는 대중의 언어를 사용하는 탁월한 이슈 파이터이지만, 탄핵을 찬성했던 개혁보수와 중도층이 보기에 매력이 떨어진다. 유승민 후보는 배신의 낙인과 함께 여전히 ‘지식인의 언어’를 사용한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현직’ 서울시장 후보다. 2006년, 2010년, 2021년, 총 3차례에 걸쳐 서울시장으로 선출됐다. 선거를 통해 중도 확장력이 입증됐다. 즉, 중도확장력이 검증된 후보다. 현재 여권과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전부 ‘마초’ 이미지가 강한데, 오세훈은 여전히 여성 유권자층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만, 오세훈 후보의 약점은 4·7재보선에서 당선된 지 얼마되지 않았다. 경선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진영내부에서 비난을 살 수 있다. 윤석열의 존재로 인해 처음에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이유다.

◆ 진영의 결집과 확장력을 동시에 충족해야

절차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대 정당정치에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하면 된다. 첫째,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된다. 그러자면, 진영의 결집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본선’에서 승리하면 된다. 그러자면, (양자구도인 경우) 51% 득표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과 소양이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인지도가 있어야 하고, 대중의 욕망을 파악하고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되, 대중의 언어를 구사해야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할 수 있다. 결국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갈등과 투쟁의 문제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


최병천 필자

민주연구원 부원장, 前 서울시 정책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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