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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칼럼] “윤석열에게는 길어야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By | 2021년 8월 11일 | 선거의 시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보수 세력을 결집시킨 ‘윤석열 현상’이 약화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도가 20% 밑으로 떨어지면서 보수 세력 사이에선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보수 세력은 10월 10일 선출될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이길 대항마를 찾고 있다.
20년간 여러 리서치 회사에서 일해 온 김태영 필자는 윤석열의 위기를 ‘중도층 이탈’로 분석한다. 윤 전 총장이 반(反)문재인 진영의 대표로 낙점된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도층 덕택이었으나 지나친 보수 편향 행보와 실언·태도 논란으로 지지 기반이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김태영 필자는 윤석열의 지지율이 8월 중에 반등하지 못할 경우 9월 중순께 국민의힘 차기후보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집자]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후 본격 행보 시작
#상승세 타지 못하고 지지율 정체
  보수층 ‘대안론’ 모색 움직임 
#중도 확장 위한 전략 보이지 않아
  8월 반전 없으면 당내 경선도 불리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가 갈림길에 서 있다.

여러 곳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하락했거나 적어도 정체되어 있다. 7월 30일 국민의힘 입당을 전후해 반등 조짐도 있지만, 안정적이진 않다.
입당 컨벤션 효과를 지렛대로 삼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인가, 아니면 반짝 반등에 그치고 본격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만약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점진적인 하락으로 나타날 것인가, 혹은 ‘대안론’이 분출되며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인가. 경우의 수는 열려 있고 윤 전 총장이 대응할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먼저 여론조사에 나온 숫자와 추이를 보자. 지난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의 대선 후보 선호도는 19%였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직후 선호도가 24%였는데,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0% 아래 숫자가 나온 것이다. 6월 29일 정치참여 선언 직후에 25%였던 것과 비교해 봐도 확실히 떨어진 수치다.

NBS의 대선후보 적합도 결과를 보면 하락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한 달간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지지가 20% 안팎에서 정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BS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결과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데일리 오피니언과 4개 여론조사 회사(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매주 돌아가며 발표하는 NBS(전국지표조사)와 같이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 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고, ARS는 고려하지 않았다. ARS는 낮은 응답률 등으로 인해 정치 고관심층 편향이 커서 전화면접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각 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각 여론조사 회사 및 NBS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윤석열 경쟁력’ 말해주는 지표에 빨간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호도’나 ‘적합도’는 여러 대선 후보들 가운데 응답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말하거나 고르는 문항이다. 한 마디로 그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후보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여론조사 지표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런데 격주로 발표하는 NBS의 일대일 가상대결 지지도를 보면 약간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와의 대결에서 윤석열 지지도가 지난 한 달간 ‘하락 후 반등세’로 나타났다.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는 하락 또는 정체되고 있는데, 일대일 가상대결에서는 하락 후 반등이 나타난 것이다. 보수 진영의 대표선수로서의 구도는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위에 살펴본 여론조사 결과는 오차범위 내의 수치 변동이라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고, 앞으로 다른 여론조사에서 다른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두 지표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윤석열 지지층의 중요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정권 초기부터 반대해 온 보수세력과 문재인 정부 지지에서 점차 돌아선 중도층, 그리고 일부 진보 이탈 세력이 강력한 정권교체 열망으로 만들어낸 후보라는 것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이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유권자들은 좋아하는 후보 또는 상대방을 이길 거라고 믿는 후보를 지지한다. 보수세력 입장에서 보면 윤석열 전 총장은 ‘내가 좋아해서 이기기를 바라는 후보’라기보다 ‘상대방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지하게 된 후보’라는 성격이 더 강하다. 대선후보로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효능감이 그 후보의 인물이나 비전을 좋아해서 지지한다는 일체감을 크게 앞선다는 의미다.

‘충청, 50대, 자영업,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중심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꾸준히 물색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전까지는 이들이 지지할 수 있는 후보가 사실상 없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민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고 비호감도 역시 높았다. 최근 1년 동안 한국갤럽의 대선후보 선호도를 기준으로 보면 5%를 넘는 야권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이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3월 이전까지는 그가 정말 대선에 출마할지조차 불확실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월 조사에서 5%를 한 차례 넘었다)

윤석열 지지도가 급상승한 것은 검찰총장을 사퇴한 3월 초이다. 아래 표는 2월 초 윤석열 후보 선호도가 9%로 올해 가장 낮았던 시점과 3월 초 검찰총장 사퇴 이후 24%로 급상승했을 때의 집단별 선호도를 비교한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2월까지의 지지는 60대 이상 연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이념성향으론 보수층, 정권교체를 기대하는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상승할 때에는 대구/경북, 60대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전업주부, 보수층, 정권교체 기대 집단에서만 지지율이 오른 것이 아니다. 대전/충청, 50대, 자영업, 중도층에서도 지지율이 같이 올랐다. 윤석열 지지가 상승할 때에는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이 동시에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아래 표 참조>

한국갤럽 대선후보 윤석열 선호도 집단별 비교

3월 초 시점에서 보수층은 윤석열 전 총장을 중도로 확장할 수 있는 후보, 중도층이 당장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지지할 수 있는 후보로 보았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의 홍준표 의원, 2020년 총선의 황교안 전 대표처럼 자신들의 성향과 잘 맞지만 이기지 못한 후보보다는 더 낫다고 본 것이다. 자신들과 잘 맞지 않는 후보, 일체감이 낮은 후보라 할지라도 중도로의 확장성이 있는 후보, 그래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 승리의 효능감이 있는 후보로서 윤석열 전 총장을 전략적으로 지지하게 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중도층 가운데 정권교체 여론에 동의하는 유권자가 보기에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속한 기존 야권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는 후보였다. 그래서 적절한 명분이 있다면 지지할 수 있고 느슨한 일체감을 가져볼 만한 후보,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지해 준다면 정권을 교체할 가능성이 큰 후보였을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 지지 세력은 보수층과 중도층 모두에서 낮은 일체감과 높은 효능감을 특징으로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길 가능성이 큰 후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높은 지지도가 새로운 지지를 눈덩이처럼 키워주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보수 편향 행보에다 캠프 구성, 자질 논란 

정치참여 선언 이후 윤석열 전 총장은 반문(反文) 메시지에 집중하면서 보수 편향 행보를 강화해왔다. 이는 정치참여 선언 이전까지의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정권교체 메시지에 집중해 야권 대표선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과의 일체감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는 지나치게 보수에 치우친 행보를 계속해왔다. 캠프 구성이 보수 인사 일색이라는 비판과 실망도 많았다. 대선후보로서의 비전이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정치참여 선언 이후에는 후보 본인의 리스크가 최대 약점이라는 비판조차 나온다. 메시지 관리가 미숙한데다 실언 논란, 태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입당을 전후해서는 이준석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도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보수 편중 행보와 자신만의 비전·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자질 논란은 결국 중도층의 지지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중도층이 보여준 느슨한 일체감도 희미해지고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윤 전 총장은 이재명 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열세로 나타났고. 이낙연 후보에게도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에 참석해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보수층을 중심으로 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효능감이 떨어질 수 있다. 연거푸 터지는 실언·태도 논란 등은 보수층의 일체감도 떨어트린다. 요약하면, 본인 리스크로 인한 중도층의 일체감 약화가 지지도 정체를 부르고, 이것이 다시 보수층의 효능감 저하로 이어져 지지 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야권 후보 가운데 윤석열 대안 카드가 뚜렷하지 않아 추가적인 지지 하락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보수층과 강한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으나, 아직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 최 전 원장으로선 강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면서 확장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홍준표 의원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의 연속 패배와 ‘막말’ 논란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 하락이 시작되더라도 당장 윤석열을 대체할 카드가 약하다는 브레이크 하나는 남아 있는 셈이다.

9월 15일까지 여론조사 숫자로 보여줘야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보수층과의 일체감을 올리고자 했다. 당과의 협력을 통해 본인 리스크를 조기에 가라앉힐 수 있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입당 자체는 정치구도 상 필요한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수 성향 행보와 캠프 구성이 최선의 해법이었을까? 윤석열 지지층에겐 그가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이 중요하다. 보수층에게는 ‘우리 편’이라는 확신 이상으로 중도층이란 산토끼를 잡을 수 있는 후보라는 신뢰감을 다시 높여줘야 한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중도층은 좀 복잡하다.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효능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지지할 만한 후보라는 명분도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지율 반등의 지렛대는 중도층의 마음을 잡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중도층이 동의할 수 있는 비전과 의제를 제시해서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강화해야 한다.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강점이 보수층의 지지를 얻는 선행 과제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이 과제를 해결한다면 지금까지의 정체와 하락세를 탈출할 계기를 찾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하락세가 이어지고, 지지 하락이 그다음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 국민의힘 내부의 대안 부족으로 인해 지지 하락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지만 앞으로 지지 하락을 막지 못할 경우 ‘오세훈 차출론’과 같은 대안론이 다시 급부상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윤석열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윤석열 후보 경쟁력의 핵심은 10월 10일에 선출될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이냐에 달려 있다. 국민의힘 당내경선 1차 컷오프 여론조사가 있는 9월 15일, 아니 8월 중에 답을 찾고, 1차 컷오프에서는 여론조사 지표상 숫자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당장 지지도가 급락하진 않더라도, 당내 경쟁자들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길어야 한 달이다.


김태영 필자

현재 글로벌리서치 상무로 일하고 있다. 20년간 여러 리서치 회사에서 사회조사와 여론조사, 선거조사를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청년정책에 대한 조사와 공론화 조사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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