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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담회] 최강의 ‘검증 정국’…양강 후보 스스로 못 변하면 사달 날 것

By | 2021년 7월 8일 | 선거의 시간, 정치, 집담회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는 쭉 이어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모의 1심 유죄판결 이후 법률 검증에 들어가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생각보다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가운데 양강 구도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여론조사결과 수치나 정치 평론가들의 견해로는 양강 구도 유지론이 더 우세하다. 두 사람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계속할 거란 관측이다.
<피렌체의 식탁>은 ‘정치 집담회’를 통해 이-윤 검증 논란과 후보연대, 제3후보 부상 등 다양한 주제를 살펴봤다. 홍준표·추미애의 역할론도 짚어봤다. 추 전 장관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았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과거형 검증보다 현재형 검증의 파괴력이 더 클 거라는 예측이 인상적이다. 2002년 대선 막바지에 ‘정몽준 지지철회 파동’이 덧셈의 속도로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곱셈의 속도로 대선 판세가 움직일 거다. 정치 집담회에는 네 명이 참여했다. 자유롭고 솔직한 정치평론을 위해 역시 필명으로 대담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


◇양강 체제에 대한 두 시각

-이재명·윤석열 ‘적대적 공존관계’
  한쪽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흔들

▲피터팬
내년 3월 대선을 아홉 달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양강(兩强) 체제가 고착화되는 것 같다. 윤 전 총장의 장모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됐는데 여론조사 지지율은 약간 빠지는데 그쳤다. 윤석열이 버티면 이재명도 버티는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이 실감난다. 자기 지지율이 흔들리면 상대방을 공격해 위기를 벗어난다는 얘기다.

▲가오리
반대로 말하면, 윤석열이 흔들리면 이재명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본다. 윤 전 총장은 장모의 법정구속 이후 법률적 검증에 진입했고, 이재명 지사는 예비경선 단계에서 정책 검증, 행적 검증에 들어섰다.
법률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윤석열 지지층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나 정치인 출신 차기 주자들한테 흩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형사사건의 경우 검찰이 누군가를 기소하면 20~30%쯤은 ‘아, 저 사람 죄가 있구나’라는 심증을 갖는다. 그러다 구속될 경우 50%, 1심 유죄의 경우 70% 정도로 판단 수위가 올라간다.
윤석열 입장에서는 장모-부인-본인으로 이어지는 여러 건의 고소·고발에다 공수처와 검찰의 추가 수사, 언론을 통해 새로 제기되는 팩트들이 어우러지는 7~8월에 검증 압박이 절정에 이를 것이다. 일반인들의 ‘유죄 심증’도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따르는 25% 중에는 보수야당과 윤석열에게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10%가량의 친문 지지층이 포함돼있다. 그가 손가락 수천만 번을 눌러 만든 고정 지지층은 대략 10~15%선이다. 나머지는 ‘그래도 민주당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거다. 이런 유권자들은 윤석열이 무너지면 결집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코스모스
이·윤 양강 체제는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선두 체제가 확고하다. 지지율 2위인 이낙연 후보가 치고 올라가지만 친문 지지층을 추미애 후보가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11일 예비경선 이후에도 계속될 거다. 본경선(순회경선)에선 추미애 후보가 2위까지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추미애의 목표는 이재명 후보로 대선에서 이긴 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정치적 제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다.
민주당엔 범주류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있다. 민평련 좌장 격인 우원식 의원, 더미래의 김기식 전 의원,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이다. 이들이 예비경선 이후 7~8월에 이재명 지사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가치와 노선이다. 이재명이 민주당의 개혁진보노선을 계승할 사람이라는 것이다. 둘째, 본선 경쟁력이다. 민주당 지지층은 어떤 경우에도 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상당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교훈이 살아 있다.

▲가오리
민주당 내부의 상황이 유리한 편인데 이재명 지사는 예비경선 토론에서 좀 더 넉넉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용진·정세균 후보가 공격적 질문을 던지면 턱을 치켜세우거나 인상을 쓰면서 퉁명스레 답변하는 장면이 보인다. 여론조사 수치를 경선 결과로 굳히는 작업에는 비주류적 발끈함이 아니라 선두주자의 여유와 포용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 지사 스스로가 변하지 않으면 뭔가 사달이 날 수 있다.

▲산돌
당내 경선에서 선두 주자를 거세게 공격할 경우 오히려 주목도가 더 높아지고 지지층이 견고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진다.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는 코로나19 상황, 조국 사태, 4·7 보궐선거 등을 거치면서 굳어졌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대안부재라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가 흔든다고 해서 쉽게 흔들릴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윤-이 양강이 직접 부딪치며 이슈까지 주도해버린다면 윤석열 독주 현상은 더욱더 깨기 어려워진다.
도덕성을 겨냥한 네거티브 검증은 대선 정국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정 정치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자기 편에 대해선 ‘묻지 마 지지’, ‘닥치고 지지’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후보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검증을 거쳤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쳤고 2017년 대선 경선도 치렀다. 윤석열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통해 여권 지도부에서 자질을 보증한 인물이다.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 입시부정과 같은 새로운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중도탈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 흔히들 이회창의 아들 병역문제를 반면교사로 말하지만,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은 DJP연합과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로 판가름 난 선거였다.

대선 후보에 출마한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양강 체제 무너지면 어떤 변화?

-홍준표·추미애 부상 여지 많아질 것
 이-윤, 난타전 통한 양강 구도 노려

▲코스모스
윤석열은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보수 지지층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인지도가 너무 낮다.
온갖 공세 속에서 윤석열은 국민의힘에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8월쯤 입당할 거 같다. 그 뒤에는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안철수 등과 경쟁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권교체가 정권유지보다 높지만 가상대결에서는 이재명이 윤석열을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가오리
야권에서 윤석열이 흔들리면 홍준표 의원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는 2017년 대선 당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박근혜 탄핵 속에서도, 보수 성향의 안철수(21.4%), 유승민(6.7%)과 표를 나눠 갖고도 본선 지지율 24%를 확보했다. 순발력도 좋고 방송이나 토론에도 매우 강하다. 손석희 전 앵커와 유일하게 맞수가 될 만한 실력이다. 지역적으로 범 TK권역에 속하는 서부경남 출신이다.

▲산돌
양강 체제가 무너지면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홍준표, 추미애와 같은 인물이 부상할 공간이 넓어진다. 만약 이재명 독주체제가 깨진다면 친문·강성 후보론이 거세질 수 있다. 동시에 제3후보 성격을 가진 김동연 전 부총리와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의 행보도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피터팬
양강 구도가 무너지면 민주당에선 이낙연이나 정세균 후보가, 국민의힘에선 홍준표나 유승민이 부상하지 않을까 싶다.

▲가오리
이재명과 윤석열은 법률적 검증, 정치적 검증을 통과하면서 생각보다 대응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양강 체제가 흔들리거나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다. 정치는 ‘손님 실수’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나중에 살아남는 사람은 본인 실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 점에서 위태위태해 보인다. 현재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두 사람은 여야 간의 확전(擴戰)과 난타전을 감행해 양강 체제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다. 마치 예전에 남북한 정권이 내부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판문점 인근에서 우발을 가장한 충돌을 선택했던 것처럼.

◇후보연대 및 제3후보 가능성

-양당 후보 대체할 제3후보론 부재
  야권은 합종연횡 가능성 낮을 듯 

▲피터팬
여야 내부에서 후보연대나 제3후보 부상이 가능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대선에선 거대 양당 후보를 대체할 제3후보론이 사라진 게 아주 특징적이다. 이재명 지사가 두세 차례 TV토론을 거치면서 ‘김 빠진 사이다’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작지 않은 변화일 거다. 중도층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코스모스
본래 중도성향 유권자는 있지만 중도성향 대선 후보는 없다. 1992년 정주영, 2002년 정몽준, 2017년 안철수가 실패했지 않았나. 앞으로도 제3후보가 출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야 지지자들의 확증편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서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간을 봤지만 일단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과 정세균의 후보단일화는 없을 것이다. 그럴 명분이 없어서다. 지난 6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나경원과 주호영이 단일화를 못했던 것과 똑같다.
후보 검증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박원순·안희정 사례에서 보듯 제아무리 지지도가 높은 차기주자라 해도 순식간에 낙마할 수 있다. 이재명은 여배우 스캔들이 여전히 불안하다. 윤석열은 ‘처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산돌
여야 경선과정에서 후보 간 합종연횡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질 거다. 여야 모두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분리해 후보선출을 진행한다. 본경선에서 야당은 결선투표제가 없지만 여당은 분명하게 있다. 민주당의 경우 8명 중 6명이 본경선에 진출하는데, 아마도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박용진, 정세균이 앞 순위를 차지할 것 같다. 친문 강성 그룹을 대표하는 추미애의 약진 현상은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YS에게 DJ가 역전승을 거둔 사례가 이번에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야권에서 합종연횡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약 국민의힘에서 ‘원샷’ 경선이 성사된다면, 본경선에는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최재형 등이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최고득표를 다투는 경선 룰(rule)과 인물 면면으로 보건대 후보연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윤석열이 원샷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눈길을 끌 조합은 유승민-안철수-원희룡 정도일 거다.

▲피터팬
개인적으로는 홍준표나 추미애가 메기 역할을 하거나 본선 승리를 거둘 것인지 관심거리다. 만에 하나 윤석열이 검증 공방 끝에 중도 탈락한다면 홍준표가 부상할 거 같다. 이재명이 그럴 경우 추미애가 올라설 가능성이 있을까?

▲코스모스
홍준표 의원은 야권에서 확실히 메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윤석열이나 안철수를 거칠게 몰아붙일 것이다. 물론 성공하면 본인이 야권 대선주자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그런데 추미애 전 대표는 메기가 아니라 안전판이다. 이재명 지사가 여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경선 후유증 없이 친문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유도해줄 수 있어서다. 예컨대 조국 전 장관을 지지하는 열성 권리당원들이 추 전 장관을 밀고 있지 않나.

▲산돌
야권은 중도 성향과 제3후보에 속하는 인물들이 이미 국민의힘 경선 참여 쪽으로 기울었다. 안철수는 합당으로, 최재형은 입당으로 움직일 거다. 윤석열의 지지세가 급락하면 오세훈 서울시장도 언제든 경선에 뛰어들 수 있다. 결국 야권은 ‘강성보수 vs. 중도보수 vs. 제3후보’가 경쟁하는 3자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검증의 눈높이, 수단 달라져

-5G·빅데이터 시대서 치르는 대선
 후보검증의 파괴력, 강도 다를 것

▲피터팬
보수 진영의 압승이 예상됐던 2007년 대선 당시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의 검증 공방이 아주 치열했다. 반면 2012년 대선, 2017년 대선 땐 보수-진보 모두 세 결집이 급선무였고 내부 검증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은 5G, 빅데이터 시대의 대결답게 네거티브의 속도와 파급력이 대단할 것 같다. 검증의 눈높이와 수단이 달라졌다. 특히 SNS와 유튜브를 통한 깨알 검증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차기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도 빠르지만 무너질 땐 날개 없는 추락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산돌
소셜 미디어 시대에 후보검증의 강도가 엄청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그 특성상 순도나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물 타기’ 국면으로 흘러가게 된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사상 처음 검증청문회를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면죄부와 예방주사의 성격이 더 강했다.
아무리 SNS로 현미경 검증을 한다 해도 과거형 검증은 파괴력에 한계가 있다. 기존 매체든 유튜브든 이미 채널·패널마다 ‘진영 딱지’가 붙어 있고, 추종자들도 지지성향이 뚜렷하게 나뉜다. 이런 환경에서 과거형 검증으로 유권자들의 공분을 촉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재형 검증은 다르다. 공개토론이나 정책비전 발표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된 정책을 내놓을 경우, 그리고 기존 입장을 멋대로 번복할 경우에는 언제든 실시간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검증항목이 추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야 국회의원 모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투기조사를 받고 있지 않나. 여야 대선후보에게 (만약 국회의원이 아닌 경우) 동일한 조사를 요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느 누구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검증 결과에 따른 책임을 각오해야 할 거다.

▲코스모스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격돌했다. 여야 정권교체는 당연했기에 두 후보 진영은 검증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흑색선전 대결을 했다. 캠프에서 상대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보다는 언론사에 상대 후보의 의혹을 제보하는 공작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훗날 거의 다 진실로 드러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 도곡동 땅, 다스 실소유주 등은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제기한 의혹이었다. 반대로 박근혜 후보 배후에 최태민 목사의 사위 정윤회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이명박 쪽에서도 ‘비선 실세’인 최순실의 존재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따라서 최근 홍준표 의원이 2007년 경선을 거론하며 윤석열의 입당과 철저한 검증을 제안한 것은 상당히 일리 있는 주장이다.
2007년 검증 공방 뒤 14년이 흘렀다. 인터넷과 정보검색 기술로 무장한 당원과 지지자들이 크게 늘었다. 따라서 내년 대선을 앞둔 검증의 양과 질은 2007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위력적일 거다. 이제부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누구도 대처할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장면이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다.
그러나 여야 대선주자들은 지지층의 확증편향 심리를 악용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거짓이라고 맞받아칠 것이다. 2007년 이명박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진 여러 의혹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쳐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지금은 2021년이다. 쏟아지는 팩트(fact)의 소나기를 피하기 어려울 거다.

▲가오리
이명박이 검증을 통과한 것은 유권자들이 그의 부도덕함을 눈치 챘지만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 나에게 뭔가 경제적 이익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로 눈감아준 측면이 있다. 지금 윤석열 전 총장이 그런 기대감을 주고 있나?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는 엄격한 법 집행을 계속 강조해왔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2007년 8월 5일 광주 구동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후보교체론 나오면 ‘승부 끝’

-후보 교체? 경쟁력 있는 대안 있어야
  재선출·탈당 등 파생 변수 낳을 것

▲피터팬
여야 모두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공정과 정의라고 말한다. 그래서 유력 후보들의 치명적 결점이 드러나면 후보사퇴 또는 후보교체 요구도 거세질 듯하다. 1987년 직선제 이후 한 번도 없던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코스모스
여야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에도 얼마든지 낙마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은 선거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 따라서 각 정당에서 확정된 후보에게 치명적 결점이 드러나 후보교체 시비가 일어나도 경선에서 진 후보에게 곧바로 기회가 돌아가진 않는다. 1997년 이인제 후보의 탈당 및 대선 출마 같은 장면은 벌어질 수 없다. 다만, 경선에서 이긴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 차원에서 다시 경선을 치러 새로운 대선후보를 선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세를 불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윤석열이든, 국민의힘 대선후보든 어느 한 쪽이 검증에 걸려 지지도가 폭락하면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를 갈구하는 지지층의 표심이 승산이 있는 쪽으로 확 쏠릴 것이다.

▲산돌
여야 모두 2개월 이상 경선을 거쳐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소셜미디어와 빅데이터 환경으로 볼 때 상당한 검증기간을 거치는 셈이다. 그런 만큼 도덕성이 빌미가 되어 지지율이 폭락하는 일은 예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진영 내의 갈등·분열이 후보 지지율을 갉아먹는 경우가 더 많다. 어찌됐든 양자 대결구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날 경우 도덕성 문제를 후보교체의 빌미로 삼을 순 있다.
이 경우 후보교체론은 경쟁력 있는 대안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2007년 대선 당시 노무현에게 가해진 후보교체론은 정몽준이라는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정국은 당시와 많이 다르다. 대선을 1-2개월 남긴 시점에 만약 윤석열 후보가 타격을 입는다면, 오세훈이 등판해 경쟁력을 단기간에 갖출 수 있을까? 거꾸로 그런 상황이 여권에서 발생한다 해도 김동연, 유시민을 경쟁력 있는 대안이라 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어느 진영에서 후보교체론이 제기된다면, 다른 계파에서 대선패배 이후 분당(分黨)과 각자도생을 의도한 것일지 모르겠다. 대선 승부는 그 시점에서 끝났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가오리
전 세계적으로 선거 민심의 변화, 정권교체의 주기가 빨라지는 추세를 보인다. 내년 3월 한국 대선에서도 그런 양상은 피할 수 없다. 여야 두 당은 각각 9월, 11월에 본선 후보를 선출하는데 내년 3·9 대선까지 180일 내지 120일 동안에 후보검증, 민심의 변화는 초스피드로 진행될 것이다. 어떻게든 투표일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대응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정보의 공개와 전파 속도가 빠르고, 파급효과는 럭비공처럼 튀는 시대다. 2002년 대선 막바지에 ‘정몽준 파동’ 같은 게 덧셈의 속도로 진행되었다면 지금은 유사 사안의 경우 곱셈의 속도로 예측불허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후보 교체론은 재선출론, 탈당론, 별도 후보론, 다자 대결론 등 여러 파생 변수를 낳을 수 있다. 보수-진보 진영의 각 정당이 후보를 선출하고 군소 후보를 잠식해 들어간 2012년 대선과도 다르고, 박근혜 탄핵 후 예정에 없던 대통령선거를 치른 2017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유형의 대선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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