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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칼럼] ‘이준석 돌풍’을 부러워 말고 부끄러움을 느껴라

By | 2021년 6월 3일 | 선거의 시간, 정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돌풍’의 결말을 알려줄 날이 딱 일주일 남았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전당대회를 열어 2년 임기의 당대표를 새로 뽑는다. 모두 다섯 명이 출마한 가운데 이준석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인 나경원 후보를 압도하는 지지율을 보여왔다.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없는 ‘36세의 무선(無選) 정치인’이 제1 야당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피렌체의 식탁>은 지난주에 두 차례에 걸쳐 ‘이준석 돌풍’의 파장과 원인을 짚어봤다. 장경상·유창오 필자가 쓴 칼럼은 정치권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피렌탁은 제3탄으로 ‘33세 기자’인 박정훈 필자의 글을 싣는다. 그는 ‘이준석 표’ 청년정치의 본질은 反페미니즘과 ‘무늬만 공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준석 돌풍’ 앞에서 쩔쩔매고 있는 집권여당과 진보진영을 비판한다. [편집자]

[장경상 칼럼] ‘이준석의 반란’이 성공하면 세상에 어떤 일이 생길까? (5월 23일)
[유창오 칼럼] 젠더가 만든 정치지형, 보수에 재역전 기회 줄까? (5월 27일)

#이준석 돌풍, 변화에 대한 열망?
  청년 외피만 보지 말고 전략 봐야
#기계적 평등 앞세운 ‘무늬만 공정’
  구조화된 차별 무시, 페미니즘 기각
#청년 대변? ‘실력’ 있는 소수만 해당
  비정규직·일용직 2030 남녀는 소외
#이준석 돌풍은 신뢰 쌓지 못한 결과
  진보 쪽도 ‘젊은 정치’로 탈바꿈하길

모두들 이준석이라는 덫에 걸린 걸까. ‘이준석 돌풍’은 국민의힘을 넘어 거대여당마저 뒤흔들고 있다.

“사실은 굉장히 부럽죠. 어떤 측면이 부럽냐 하면 되게 역동적이에요.” (전재수 의원, 5월 26일)
“국민의힘이 언제 저렇게 정말 괄목상대해졌을까. 정말 놀랍고 부럽고 그렇습니다.” (조응천 의원, 5월 26일)

“부럽다”는 말만 나온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댱의 차기 후보 선호도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의원 역시 지난 1일 기자들 앞에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야겠다고 생각하는 2030의 열망“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36세의 젊고 계파 없는 정치인이 보수야당 대표가 될 게 확실시된다는 ‘표면적 현상’만 보고서 하는 소리다. 이준석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온 방식은 ‘민주당 흔들기’였고, 동시에 계층 간, 남녀 간 갈등 조장이었다. 이 작전은 종종 성공을 거둬 이준석에게 민주당이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낳기까지 했다.

정가에선 이준석 돌풍에 놀라서 ‘민주당이나 정의당은, 혹은 거기에 있는 청년 정치인들은 무엇을 했냐’고 되묻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준석의 정치 행보를 관찰해온 필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기회의 평등’을 부정하고, 그 자리에 ‘실력주의’와 ‘무늬만 공정’을 채워 넣고 있다고 느낀 적이 많다. 진보 진영은 청년이라는 외피에 속지 말고, 그 안에 있는 콘텐츠와 전략전술을 똑바로 봐야 한다.

‘이남자’ 현상과 이준석의 기회 포착

2018년 12월 17일, ‘20대 남자’ 현상의 단초가 되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84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을 발표했는데 20대 남성 29.4%, 20대 여성 63.5%로 대통령 지지율(긍정 평가)이 나온 것이다. 당시 리얼미터는 ‘젠더 갈등’에 원인이 있는 것 같다며 이례적으로 ‘직접 분석’을 더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그 파장은 컸다. 한동안 정치권과 언론이 ‘20대 남성’의 반(反) 페미니스트 성향과 집권여당에 대한 불만을 집중 조명했다. 그러자 이준석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과도한’ 페미니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공세를 펼쳤다. 또한 청년 정치인인 자신이 “20대 남성의 불만을 대변하겠다”며 대중적 기반을 확대해 나갔다.

그런데 리얼미터는 당시 ‘확대 해석’을 한 게 아닐까 싶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2016년 총선부터 약 20%포인트 차이가 났고, 그 격차는 증감을 반복했다. 그리고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오세훈-박영선 후보의 지지율도 2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준석은 20대 남성이 부동층으로 바뀌어 생긴 이 ‘차이’를 일찍부터 페미니즘 탓으로 규정해왔다.

2018년 12월 17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자료=리얼미터 제공)

이준석은 2019년 6월에 출간한 책 <공정한 경쟁>의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2019년 2월에 있었던 여성 할당제에 대한 <100분 토론>을 기점으로 나는 의외의 영역에서 젊은 세대에서의 대중적인 인기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반 페미니즘을 드러낸 게 자신에게 정치적 기회를 줬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후로도 “반 페미니즘의 선두주자 비슷한 역할”(2019년 8월 맥심 인터뷰)로 자신을 규정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2019년 1월 ‘워마드 폐지’ 운동을 벌이면서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규정한다. 극단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워마드를 마치 페미니즘의 주류인 것처럼 언급한다. 이를테면 <공정한 경쟁>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워마드가 자신들의 심층 속에 자리하고 있는 욕망을 대신 발산해주는 측면이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페미니즘이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고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운동이라는 성격을 지우고, 그저 남성을 공격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처럼 여겨지게 만든다.

다른 한편으로 페미니즘과 정부·여당을 결부시켜 화살을 쏘아댄다. 남성을 공격하는 집단을 두둔한다는, 즉 20대 남성을 차별하고 있다는 착시현상을 유발한다.
“(민주당이) 워마드에 대해서 유난히 언급조차 안 하는 것은 자명하다. 래디컬 페미니즘이라는 조류에 대해 동조하는 것.” (2019년 1월 4일 페이스북 글)
“여가부는 범죄 집단인 워마드 문제를 공적인 부분으로 끌고 들어오고 있어요.” (<공정한 경쟁>에서)

20대 남성의 ‘반 페미니즘’ 성향이 매우 뚜렷하게 드러나지만, 그런 주장의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이준석은 그들을 무조건 대변하는 듯한 행보로 일관한다. 그 덕에 4·7 보궐선거에서는 뜻밖의 결실을 거둔다. 오세훈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으로 활동한 이준석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20대 남성의 지지율 77%’를 고스란히 자신의 전리품으로 챙겼다. “문재인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 때문에 20대 남성들이 마음을 돌렸다”는 가설이 그에게는 큰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6·11 당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돌풍’을 일으키는 뒷심이 됐다.

反페미니즘과 ‘무늬만 공정’

이준석의 반 페미니즘은 ‘공정’이라는 틀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는 공정을 명분으로 페미니즘을 기각한다.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 거의 없다시피 한 ‘여성할당제’ 이슈를 유독 부풀려 공격하는 이유도 ‘페미니즘이 남성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공정한 경쟁>을 보면 그는 남초(男超)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이렇게 수용하고 정당화시킨다.

“가령 여성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면 저것을 왜 여자들에게만 주냐? 혹은 내가 소방관이 되고 싶어 시험을 보았다가 떨어진 경우, 불을 제대로 끄지도 못할 여성을 왜 뽑냐? 혹은 나는 군대에서 고생하고 왔는데, 정부는 왜 혜택을 주지 않냐? 그들의 관심이 젠더를 향해 열려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직도 계층의 문제가 자신의 당면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죠.”

우리 사회의 ‘구조화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준석은 ‘공정’을 역설한다. 일례로 그는 당대표 출마 선언문에서 “청년, 여성, 호남 할당제를 하겠다는 공약에 여의도에 익숙하지 못한 어떤 보편적인 청년과 어떤 보편적인 여성, 어떤 보편적인 호남 출신 인사의 가슴이 뛰겠습니까?”라고 말한다.
그러곤 “오히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널리 경쟁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실력만 있으면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정함으로 모두의 가슴을 뛰게 만듭시다”라고 말한다. 이준석 후보는 그동안 선거 공천 때 여성·청년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며 폐지론을 펼쳐왔다.

그렇다면 대체 그가 말하는 ‘공정’은 무엇일까.
그는 <공정한 경쟁>에서 오직 ‘실력’에 따라 평가하는 것을 공정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다시 또 필자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럼 ‘실력’은 또 무엇인가. 이준석은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자신을 어필한다.
“실력으로 과학고를 갔고 국가 장학금으로 하버드를 다녔다.”
“사람들이 저의 사회 활동의 이력에 주목하기보다는 저의 실력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비례대표 출마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실력’으로 청년 정치를 실현시키고 싶어서 포기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실력이란 단어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실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역대 대통령들과 오바마, 트럼프 같은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실력’의 상징처럼 언급한다. 결국 성공으로 증명해내야만 ‘실력’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준석이 말하는 ‘공정론’에 얼마나 디테일이 있느냐와 별개로, 실력주의와 기계적 공정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 ‘공정’ 이슈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악재가 되어왔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 조국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특혜 논란, LH 직원 투기 문제 등이 잇따랐다. ‘도덕성’을 간판으로 내세운 민주당 정부는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에 줄곧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준석은 TV토론이나 정치평론 등에 나가 ‘말’을 능란하게 구사한다. 온갖 대중매체를 드나들면서 공정 이슈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워왔다. 심지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청년 남성’의 입장을 대변한다면서 ‘불공정’을 외쳤다. 공정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이준석은 “모두가 공정한 룰로 경쟁하기만 하면 된다”며 기계적 평등론을 제시했다. 동시에 그것을 ‘청년 정치’인 것처럼 포장해왔다.

대체 어떤 청년을 대변하나

민주주의 정치는 ‘대의’(代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준석 후보가 보여주고자 하는 청년 정치의 실체는 무엇일까. 대체 누구의 열망과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걸까. 적어도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됐다”(5월 7일, 한국경제 인터뷰)라고 지칭한 2030 여성들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남성 전부도 아니다. 그는 ‘실력 있는 남성’이 할당제 또는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정책으로 차별받기를 원치 않는다. “기본적으로 실력 혹은 능력이 있는 소수가 세상을 바꾼다고 봐요. 그런 측면에서 저를 ‘엘리트주의’라고 비난한다고 해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공정한 경쟁>에서)라는 말은 그의 정치적 지향점이 뭔지를 보여준다.

즉, 그가 공정론을 펼치는 대상은 ‘명문대 혹은 인서울 대학 출신’, ‘중산층 남성’이라고 요약해볼 수 있다. 이 세상에 기울어진 운동장은 없고, ‘진짜 실력’이 있다면 경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이 자주 엿보인다. 그간 이준석의 ‘정치적 기획’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고, 또한 계층으로나 학력으로나 사회적 기대를 받는 남성의 불안감을 에너지로 삼아왔다. 그러다 보면 도서관에서 밤늦게 공부하고 남다른 스펙을 쌓아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는 청년들을 과대대표하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택배기사 같은 특수고용 노동자, 일용직으로 일하는 20대 남성·여성들은 ‘청년’으로 호명되지도 않고, 이들의 문제는 제대로 공론화되지도 못한다. 그는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쪽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준석 후보가 10년 남짓 정치권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슈와 타이밍을 파고드는 정치 감각은 물론,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적 활동을 펼쳐온 경력 역시 남다르다. 그의 개인적 강점에다 보수야당의 쇄신 욕구가 맞물려 이준석은 돌풍을 일으키며 세대교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준석이 진보진영에 던진 덫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필자가 보기에 ‘이준석 돌풍’의 본질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진보적 가치’에 적대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새로운 공정’인 양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정치적으로 볼 때 ‘이준석 모델’은 여야를 떠나 누구든 따라 하기 힘든 모델이다. 반 페미니즘은 물론 여성 할당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에는 야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런데 하물며 민주당이나 정의당에서 ‘20대 남성’을 잡으려고 이준석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자충수를 두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4·7 보궐선거 이후 군(軍) 가산점 부활 법안을 꺼내 들었다가 철회했다. 20대 남성 표를 의식하다 벌어진 일이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페미니즘이 문제고, 그것을 확산시키는 주범이 문재인 정부라고 공격해왔다. 그가 만든 반 페미 전선에서 싸우려면 진보진영 입장에선 사실상 성 평등 기조 자체를 부정해야 한다. 이것이 이준석이 진보진영에 던진 ‘덫’이다.

한국 사회는 지난 30여 년간 지역균형발전, 성차별 근절, 비정규직 차별 금지, 균등한 교육권 보장 등 ‘평등’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법과 정책, 사회적 합의를 쌓아왔다. 이준석이 주장하는 ‘무늬만 공정’과 실력주의는 이 모든 사회적 진보를 원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2020더혁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월 7일 국회에서 `국회윤리특위 상설화’, `인재위원회 설치’, `민주아카데미 설립’, `청년 민주당 재창당’ 등 제3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늙은 정치’ 아닌 ‘젊은 정치’를 추구할 때

거대여당인 민주당은 ‘혐오’를 등에 업은 ‘36세 야당 대표’가 나타난 현상을 부러워할 게 아니라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만큼 우리 정치가 ‘공정’이란 가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쌓는데 실패했다는 걸 방증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실질적 평등을 이루기 위한 실천 역시 부족했다는 점을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준석 돌풍’에 휩쓸리거나, 이준석이 밀어붙이는 ‘공정 프레임’에 휘말리면 안 된다. 그것은 오히려 이준석과 보수야당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줄 뿐이다. 이준석이 당 대표에 당선되든, 그렇지 않든 청년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다. ‘벼락 스타’를 만들려 해서도, 조급해 해서도 안 된다. 이준석 후보와 대척점에 서서 일관된 가치와 정책을 보여주는 진보 정치가 가능함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이준석 돌풍’을 잠재우면서 동시에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신뢰를 쌓는 지름길이다.
윤영찬 의원이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젊은 정치? 민주당다운 젊은 정치를 추구하겠습니다>란 글은 많은 이들이 참고할 만하다.

“젊은 정치인과 늙은 정치인에서 사람 ‘인’자를 빼면 ‘젊은 정치’와 ‘늙은 정치’만 남습니다.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공존, 내가 틀렸다면 언제든 나를 버릴 수 있는 용기, 나와 타인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공정의 잣대. 저는 민주당원으로서 이런 젊은 정치를 추구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준석 돌풍’은 역설적으로 우리 정치가 가야할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묻는 계기가 됐다. 만약 ‘36세 야당 대표’가 현실이 될 경우 정치권의 세대교체 요구는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당황하거나 헛발질을 해선 안된다. 청년 정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이 나아질 거라는 진보적 가치이고, 공동체가 느끼는 행복의 총합(總合)이다.


박정훈 필자

1987년 출생. 오마이뉴스 사회부 취재기자이며 젠더·인권 부문에 관심이 많다. 남성성에 관한 책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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