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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 09-15 06:32

[정치 집담회] 시대정신이란 ‘호랑이 등’에 누가 올라탈 것인가?

By | 2021년 5월 20일 | 선거의 시간, 정치, 집담회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내년 3월 9일 치를 20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역대 대선에선 인물 대결, 이념 논쟁과 함께 한 시대의 요구를 담은 어젠다(agenda) 경쟁이 치열했다. 예컨대 박정희 정권 땐 ‘잘 살아보세!’로 압축되는 성장 담론에 치중했다면 노무현 시대에는 개방형 통상국가, 지역구도 타파가 중요한 화두였다. 세계화, 생산적 복지, 선진화,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거쳐 시대정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로 향했다.
<피렌체의 식탁>은 ‘정치 집담회’를 통해 3·9 대선의 어젠다와 담론을 짚어봤다. 집권여당에선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해 7~8명이 차기 도전 행보를 벌인다. 반면 보수 진영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조만간 자신이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시대정신을 담은 ‘핵심 의제’를 내놓아야 한다. 정치 집담회에는 모두 6명이 참여했다. 자유롭고 솔직한 정치평론을 위해 역시 존칭 생략과 함께 필명으로써 대담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

◇시대정신이 뭐냐고?

-차기 대선은 ‘시대정신의 경연장’
-불평등·공정, 부동산·복지 이슈 대두

▲피터팬
차기 대선을 300일쯤 앞두고 미래 어젠다보다는 ‘윤석열 변수’를 둘러싼 정치공학적 전망이 무성하다. 언론과 정치권의 책임이 크겠지만 국민들의 정치혐오증도 한몫하는 것 같다. 역대 대선에선 산업화, 민주화, 복지국가를 화두로 온갖 담론이 쏟아졌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련 현상을 “시대정신의 경연장”이라고 표현하더라. 내년 대선에선 경제, 복지, 외교안보, 부동산대책, 양극화, 재정개혁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 같다.

▲코스모스
시대정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시대정신이 사후적으로 정리됐다. 1997년엔 정권교체, 외환위기 극복이었다. 이회창이 당선됐다면 법치가 시대정신이 됐을 것이다. 선거 결과는 언제나 정치적, 역사적으로 해석된다. 2002년 노무현 당선으로 3김 청산, 지역구도 타파 등이 시대정신으로 부상했다. 2007년 이명박이 당선되니까 ‘잘 살아보세’, 욕망의 정치가 시대정신이 됐다. 2012년에는 그 반작용으로 정통보수, 깨끗한 보수, 경제민주화가 부상했다. 2017년에는 박근혜가 무당 딸이랑 국정농단을 하다가 쫓겨나는 바람에 ‘촛불정신’이 주목받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정확히 말해 시대정신이 아니라 2021년 대선의 쟁점과 의제일 거다.

▲가오리
누가 시대정신을 ‘이거다’ 규정할 수 있겠는가.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소통 디바이스에 관한 갤럽 여론조사를 보고 아이폰을 만든 게 아니듯이, 시대정신이란 것도 지내놓고 보면 ‘아, 그거였구나’ 생각되는 게 아닐까. 지금 유력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불평등의 해소, 공정의 확보 같다.
심층적으로 보자면 불안과 불만의 차원이 다르고 그 해법도 다르다. 코로나19 방역 외에도 여성들의 안전추구심리, 청년들의 일자리 걱정, 제조업 현장의 전근대적 산업안전, 거의 모든 세대에 공통적이라 할 건강-노후 걱정이 모두 불안에 해당한다. 다른 한편으로 옆집 사람이 아파트나 주식, 코인으로 돈버는 것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소수자나 약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데 따른 불만의 해소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개인과 국가 간의 관계, 역할에 있어서 국가의 역할을 리셋한 새로운 국가체제를 만들어내라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지금까지의 묵은 생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세계 미래의 1번지 한국이 해야 할 일이다. 기본소득은 예전부터 있던 논의인가? 아니잖은가.
불안 대신 희망, 불만 대신 긍정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내라는 게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지도자는 이 가운데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것, 개인이 해야 할 것을 구분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고작 페이스북이나 SNS에 글 쓰는 게 주된 정치활동이고, 아닌 것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요즘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버거운 얘기이겠지만.

▲산돌
야권 주자들은 기존 진보진영에서 제기된 어젠다를 적극 검토하지 않겠나. 그동안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환경위기, 양극화에 관해서는 더 냉철하게 진단을 할 것이다. 보수 진영은 환경, 노동, 복지 분야에 소홀한 편이었는데, 유권자들을 중간지대로 모으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는 게 아니라 중산층을 두텁게 하자는 오래된 담론을 들고 나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조세행정을 포함한 재정개혁 전반을 이슈로 삼을 수 있다. 국가부채 문제, 코로나19 재정지출 등이 이슈로 될 거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선 인권, 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활발히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차기 대선에서 야권 전체의 지향점은 좀 더 진보지향적일 수 있다. 보수 진영은 특히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외교안보 분야를 가치 중심으로 쟁점화하려 할 것이다. 미중 경제전쟁을 비롯해 다양한 외교안보 이슈에서 차별화된 지점을 끄집어낼 가능성이 크다.

▲스컬리
대선 플레이어들이 어떤 시대정신으로 움직인다는 표현은 과도한 접근이다. ‘차기 어젠다’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역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물’ 비중이 절대적으로 컸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투, 부동산, 조국 관련 이슈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확실한 쟁점은 부동산, 기본소득이다. 외교안보에선 민주당이 북핵,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심을 쏟고 야당은 비판적이다.

한국부동산원은 5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이 0.10% 올라 지난주(0.0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고 20일 밝혔다.지역별로는 노원구가 0.21% 올라 6주 연속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해법, 균형발전 vs. 공급확대

-수도권 과밀 해소, 주거 복지 과제
-보수 진영도 균형발전 의제 던져야

▲코스모스
여당 후보의 대선 의제는 전임자가 실패한 지점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자들을 위한 정부’라고 비판을 받게 되자 박근혜 후보는 “우리 아버지 꿈은 복지국가였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에서 실패했다. 평등에서도 실패했다. 따라서 여당 차기주자들의 의제는 불공정 해소, 불평등 해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정과 평등이라는 게 하나로 묶기 어려운 가치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어보면 공정은 과정에, 평등은 결과에 각각 적용되는 가치다. 공정은 자본주의적 가치, 평등은 사회주의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세상이 공정할수록 그 결과로 점점 불평등해진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대입 정시를 확대할수록 강남 출신이나 부잣집 자녀들이 SKY에 더 많이 들어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을 외치며 무턱대고 정시를 늘리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정시 비중을 높일수록 교육 불평등은 확대된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상식이다.
이재명은 성장과 공정을 하나로 묶었다. 그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의 이름이 ‘성장과 공정 포럼’이다. 이 포럼에서 토론회를 했는데 ‘성장이 안 되기 때문에 세상이 점점 더 불평등해진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별로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이재명은 성장에 대해 그동안 고민한 것이 별로 없다. 아니, 잘 모른다. 불평등을 해소해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얘기해야 할 텐데 거꾸로 말하고 있다. 정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이낙연, 정세균의 의제도 불공정 해소, 불평등 해소가 될 것이다. 여당 차기 주자들을 공격하느라 ‘유권자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야당 쪽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 아직 정책 경쟁이 시작되지 않았다. 홍준표는 복당하려 애쓰고, 유승민의 목소리는 잘 안 들린다.

▲피터팬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아마도 부동산 문제일 거다. 주거복지 문제가 당연히 치열한 어젠다가 돼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에만 매달리지 말고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좀 더 고민해야 한다.
20세기 후반의 시대정신이 지역감정 해소였다면 2021년엔 수도권 과밀 해소가 가장 큰 과제다. 여야 주자 모두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아예 드러내놓고 수도권을 세계 최대, 최고의 메트로폴리탄으로 만들자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내놓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지방도시와 농어촌의 쇠락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보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야말로 여름철 칡넝쿨처럼 온갖 이슈가 터져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도 터치를 안 한다. 여야 모두 자신의 확실한 지지 기반인 영호남, 충청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산돌
국민의힘 자체에서 결코 단일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의제들이다. 불평등 문제를 둘러싸고 보수 세력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이 비판하고 있지만, 자신의 대안을 제시하는 순간 내부 갈등에 빠지게 된다. 주택공급 확대는 경제학 이론상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보유세, 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 문제는 강남3구 쪽을 의식해야 돼 적극적으로 내놓기 어렵다.
국토균형개발은 국민의힘 자체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다. 이명박 시절에 4대강 같은 특정 사업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공공기관 이전, 행정수도 이전이 시작되고 나선 균형발전 의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보수 진영으로서는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코스모스
균형발전과 관련해선 2002년 대선과 2017년 대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부산에서 변호사를 하던 시골사람이다. 두 사람 모두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서 당선됐다. PK와 호남이 결합한 지방연합 세력이었던 거다.
반면에 보수 정당은 기본적으로 중앙집권적이다. 서울 중심의 사고를 하고, 서울에 권력과 자산과 인맥을 많이 갖고 있다. TK 주류 세력들은 일찌감치 서울로 올라와 권력을 장악했다.
2002년, 2017년 대선은 한나라당·이회창이라는 중앙집권세력과 부산·호남 연합세력 사이의 싸움이었다. 그 싸움에서 지방연합 세력이 이긴 것이다. 균형발전은 사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제다. 보수 쪽에서도 자기 입장을 정리해서 내놔야 한다. 무조건 방어적으로 지키려만 하니까 욕을 먹는 것이다. 보수 쪽에서도 국토대개조, 행정구역 개편 등 과감하게 의제를 던져야 할 때다.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경제·통상 관련 외교안보 덜 다뤄져
-정세 포착해 국익 최대화 전략 필요

▲피터팬
동북아 균형자론과 전작권 전환은 노무현 정권 때 큰 논란이 됐다. 보수-진보를 가르는 중요한 화두였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도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동맹, 미중 패권다툼, 한반도 평화체제, 한일관계 등 이슈가 쏟아진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선 ‘중국 때리기’와 미국우선주의가 큰 이슈였다. 내년 3.9 대선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코스모스
미중이 충돌하고 있지만 어떤 영역에서는 갑자기 타협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중일은 우리 생각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긴밀하다. 우리가 미중, 중일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런데도 무조건 미국에 붙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황교안이 최근 미국에 가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는데 전형적인 색깔론을 구사했다. 이른바 보수 세력은 자신만의 한반도정책이 아예 없는 것 같다. 노태우 정부의 성과인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교차 승인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너무 한심하다.
지금 보수 세력들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유승민의 경제-복지 정책에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외교-안보 정책에는 제대로 된 게 별로 없다. ‘외교안보는 보수’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어서 그러지 않나 싶다. 보수의 아이콘이 된 윤석열은 외교안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은 비핵-개방-3000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려 했다. 금강산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 총격으로 숨지는 사고가 터지면서 남북관계가 막혔다. 참 아쉬운 장면이었다. 박근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공약했고 제한적이지만 북한과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보수 야당의 차기 주자들도 뭔가 한반도정책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자
일본은 어떻게 해서든 미일을 축으로 한 안보동맹의 하위체제에 한국을 복속시키려 한다. 정당한 플레이어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일본 우파들은 징용공, 위안부 문제가 나올 때마다 ‘국제법 위반’이라고. 밀어붙인다. 보수야당 쪽은 유감스럽게도 그런 일본 우파와 결과적으로 부합하는 면들이 있다. 그런 점에선 결국 미일 우파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
미국, 중국, EU라는 삼국지 외교에서 일본은 미국에도, 중국에도 필요하다. 한국도 양쪽 모두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차기 대선에서 큰 방향이 결정돼야 한다.
내 생각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 우리가 살 길은 없다. 반미도 반중도 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외교무대를 확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유럽이나 러시아, 중남미 그리고 아세안과 일본까지 포함해 중량급 국가들과의 다자간 협력을 통해 제3의 외교역량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을 통해 미중의 극한대립을 완화 내지 회피하는 쪽으로 정세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국의 체급이 달라진 만큼 이제야 말로 외교 역량이 중요해졌다. 모든 걸 자국 이익 우선주의로 생각하는 미국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북한 자체도 변해야 한다. 이대로는 체제 생존을 보장할 수 없어 보인다. 핵무기를 아무리 많이 가져봐야 지금의 급속한 해체상황을 막아낼 수 없을 거다. 남북이 공존공생을 위한 새로운 구도를 함께 찾아내야 한다. 이 모든 걸 망라한 한반도 정세 급변이 우리에게 생존전략을 다시 짜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제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상황이고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시대정신이 있다면, 바로 이런 국제정세 변화를 제대로 포착해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우리의 생존번영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차기 대선을 앞두고 걱정스러운 대목은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국내정치 쪽으로만 시야가 좁혀져 있는 거다.

▲스컬리
한국 외교의 목표는 북핵, 한미동맹에 갇힌 측면이 있었다. 더 크게 보고 국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외교안보에서도 경제·통상과 관련된 국익은 덜 다뤄지고 있다. 기후위기, 탄소제로, 산업구조 전환 등도 중요한데 이걸 이슈화하는 정치 리더가 없는 거 같다.

▲산돌
트럼프 시대 이후 국제무대에서 통상 이슈가 안보 문제와 크게 맞물린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분리했는데 트럼프가 이를 패키징(packaging)시켜 버렸다. 바이든 시대에도 그걸 유지할 거라는 예측이 많다. 외교 분야에 환경, 노동, 인권, 민주주의 문제까지 끌고 들어온다. 여기다 인류보편가치 관점까지 들어오면 복잡한 방정식이 된다.
야권 입장에서는 통상 분야에 방점을 찍어 어젠다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FTA를 주도하자거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을 주도하자는 거다.
이대남(이십대 남자)으로 인해 모병제가 이슈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징병제 문제와 국방개혁 등 안보이슈는 그동안 보수진영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부분이다.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싶다. 지난번 대선 이전부터 보수진영의 싱크탱크에서는 모병제를 통한 전문병사제(직업군인형) 확대와 군복무기간 단축을 연계하는 방안이 제안된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복지, 포퓰리즘?

-여야 모두 ‘기본소득’ 중심으로 경쟁
-‘스윙 보터’ 잡는 이슈가 각광 받을 것

▲스컬리
한국 경제는 이제 G10 단계까지 올라왔다. G10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올라온 동력을 복기해보면, 박정희 역할이 중요했는데, 그 당시 경제정책의 특징은 외교안보-경제성장을 연동한 것이었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다. 대기업을 밀어줬고,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가 한국경제의 주축인 제조업 경쟁력으로 연결됐다.
한국경제의 발전 과정은 세계경제체제의 변화와 맞물려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역시 경제와 외교안보를 연결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볼 때 중국의 ‘제조2025’에서 집중 육성하는 산업들 중에는 민군 겸용 기술이 많다. 제조2025 프로그램 자체가 국가 산업전략이자 군사강국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교안보, 통상, 경제성장 이슈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우리나라 국운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의 과거 행보를 보면 경제성장, 외교안보, 기후위기와 관련된 담론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국가적 이슈에 대해 충분히 준비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복지 못지않게 정치 지도자에게 중요한 역량이다.

▲산돌
복지 분야에선 여야가 비슷비슷하다. 청년기본자산이든 전 국민 고용보험이든, 기본소득 위에서 논쟁이 펼쳐질 것이다. 기본소득의 대안으로 기본자산, 고용보험이 나온다. 이재명도 기본소득을 절대 사수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복지 이슈를 유연하게 끌고 가야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보수 진영은 기본소득 중심의 복지 이슈화를 부담스럽게 여긴다. 이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세금부담, 미래세대 부담 등 재정 이슈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확대 등 사회보험개혁,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평생학습시스템 개혁 등을 주요 이슈로 내세울 수 있다.

▲스컬리
복지 이슈의 부상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지만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기본소득은 복지 포퓰리즘의 끝판왕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기본소득. 청년기본자산, 노후빈곤, 고령화연금 이슈는 차기 대선의 쟁점이다. 그간 이슈가 된 것들을 되돌아보면 중도층, 즉 스윙 보터(swing voter)를 사로잡는 이슈가 각광받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2011년 무상급식 논쟁 전까지 젊은 엄마들은 부동층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것을 매개로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바뀌었다. 반값 등록금, 최저임금 1만원도 그런 역할을 했다.
기본소득 이슈는 1인당 10만원씩 준다 해도 한 번에 5조원쯤 들어간다. 선거 슬로건으로는 매력적이지만, 국가 재정상 집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국가재정-증세 이슈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아직은 43%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건전한 편이다.
경제구조상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기존 사회보험제도가 불안정고용 상태의 취업자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정책적인 차원에서는 전 국민 고용보험 이슈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거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더 이상 이슈화하기 힘들다. 여론의 흐름이 잘했다는 쪽보다 비판하는 의견이 조금 더 많기 때문이다.

▲코스모스
2017년 대선 당시 여야의 공약집을 뜯어봤다. 생각 이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문재인 후보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은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의 공약집에도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 무엇인지 여야 대선주자들이 합의해야 한다. 대선 전에 어렵다면 대선이 끝난 뒤 새 대통령과 여당, 야당이 대선공약집에서 같은 내용을 추려서 여야정이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해야 한다.
결국 권력구조와 정치가 대선 의제 및 정책의 현실화를 좌우한다. 선거가 끝나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국민에게 내놓은 공통의 공약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고민하고 그 답을 미리 내놓아야 한다.

◇개헌 및 권력구조 개편

-35년 된 헌법은 낡을 대로 낡았다
-환경·인권 조항 등 손볼 곳 수두룩  

▲스컬리
권력구조 개편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나오는 이야기다. 1990년 보수대연합의 3당 합당을 할 때도 내각제 개헌 합의를 고리로 삼았다. 1997년 DJP 단일화 합의 때도 내각제 개헌이 들어있었다.
보수 야권은 윤석열로 후보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야당 후보가 집권하게 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 이후 180석 가까운 국회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 쪽에서 권력구조 개편과 개헌에 동의할 수 있을까? 게다가 분권형 대통령제와 내각제는 국민 여론의 지지를 못 받고 있다. 국민들은 아직 대통령중심제를 훨씬 더 지지한다.
선거제도 개편 역시 쉽지 않다. 기득권을 가진 정당이 자기가 손해 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선거제도를 개편할 때는 외부에서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비로소 성사됐다. 예컨대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한 직선제 개헌, YS와 DJ가 주도한 소선거구제 도입이 그런 사례다.

▲가오리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개헌은 필요하나 올해는 적기가 아닌 것 같다. 야당 일각에서 희망사항으로 얘기하는 대로, 내년에 야당이 정권을 잡고 2024년 과반 의석을 점하는 환경이 되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거다. 빈약한 행정권을 쥔 대통령, 입법부만 장악한 야당의 권력 분점 구도가 만들어지면 지금보다 개헌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하나 얘기해두고 싶은 것은 지금의 헌법이 35년 전인 1987년에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질적 변화로 치면 일제 36년 이상의 긴 기간이다. 분당·일산 아파트가 더 이상 신도시가 아닌 구도시가 됐듯이 86세대가 더 이상 청년이 아니다.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역사의 부채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듯 87년 헌법 또한 많은 시대 변화를 감안하면, 한마디로 낡았다. 낡았음에도 관성의 힘으로, 사회적 합의능력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무능력의 소산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미래사회를 정말 걱정한다면 헌법의 권력구조 조항 말고도 환경·인권 등 수많은 조항들이 시대변화에 얼마나 뒤처지고 얼마나 낡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고쳐져야 하는지 한 번 더 점검하고 공중(公衆)에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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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민이라면 평택, 수원, 분당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앞에 다시 섰을 때의 미묘한 감정을 기억할 것이다. 약간의 안도감과 ‘다시 전투 시작!’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그 시간. 달콤 쌉쌀하다 해야 할지, 단짠단짠이라고 해야 할지? 명절 끝의 귀경길이었다면 그 느낌이 더하다. 이 칼럼의 필자는 서울이라는 공간, 중앙집권적 국가주의라는 신앙은 여전히 절대적이어야 하는가 묻는다. 자유로우면서도 평등한 체제와 삶의 방식을 위해 넓고 넓은 ‘남쪽 바다’로 갈 마음은 없는지...

[김수형 칼럼] 미국과 집권 2기 탈레반은 협력할 수 있을까

전쟁과 갈등이 끝나도 상대는 남는다. 미국은 한국(1953), 쿠바(1959), 베트남(1975), 이란(1980)에서 이를 학습했다. 어떤 때에는 봉합을 서둘러야 했고 어떤 때에는 딱쟁이가 진 뒤에도 내버려뒀다. 미국과 아프간 관계는 어떠할까? 미국의 외교 목표가 중국에 대한 전략적 다층적 포위망 구축에 있다면 향후 미-아프간 관계는 ‘적절한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점쳐진다.  아프간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언론과 최초로 인터뷰한 아프간 대표부의 샤힌 대변인은...

[김택환 칼럼] 슈뢰더는 메르켈을 낳고, 메르켈은 숄츠를 낳는 기묘한 독일식 민주주의

  독일 정치는 연정이 특징이다. 메르켈 총리의 16년 집권기간은 그가 이끄는 기민당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임기내내 메르켈 정부는 사민당의 참여하에 운영된 좌우합작 연합정권이었다. 9월 26일 총선을 보름여 앞둔 독일 정가는 좌파 정당 강세가 뚜렸하다. 비록 녹색당 최초의 총리 후보인 1980년생 베어복이 자충수로 지지율을 일부 깎아먹었지만 좌파인 사민당과 녹색당의 지지율 합계 41%는 다당제인 독일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다. 독일은 과연 좌우합작에서 좌-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