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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상 칼럼] 대선 전반전은 ‘이·윤 투톱’ 경쟁, 변수는 박근혜·조국 리스크

by | 2021년 4월 29일 | 선거의 시간, 정치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곧 5월이다. 잔인하지만 설레는 달이다.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다. 2022년 3월 9일을 향한 대장정의 서막이 열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체제 정비에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2일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4월 30일 원내대표를 선출한데 이어 5월 말이나 6월 초경에 당대표를 뽑을 확률이 높다. 윤석열 前총장은 레이스 참여를 위해 몸만들기에 한창이고,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통한 재도약을 꿈꾼다. 홍준표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4월 7일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반면 여권은 쌍두마차가 벌써 주춤거린다. 1년을 먼저 달려온 탓일까? 이재명 경기지사는 숨을 고르고, 이낙연 前대표는 숨을 헐떡인다. 정세균 前총리와 박용진 의원은 그 틈을 파고든다. 김동연 前경제부총리도 주변에서 중심으로 보폭을 넓힌다. 여기에 각본 없는 드라마의 총연출을 노리는 김종인 前비대위원장까지 가세하여 대권 레이스의 엔진을 뜨겁게 예열하는 모양새다. 과연 앞으로 어떤 레이스가 펼쳐질까? 20대 대선은 또 어떤 한 편의 드라마를 낳을까? 대통령 선거를 향한 주요 정치일정과 변수를 짚어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

가을의 전설은 누구?

20대 대통령 선거 정치일정은 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을 중심으로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눌 수 있다. 현행 당헌당규상 더불어민주당은 D-180일 전인 9월 초, 국민의힘은 D-120일 전인 11월 초로 예정되어 있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20대 대선레이스는 대략 11월을 기점으로 전․후반이 나뉜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D-100일경 여론조사 1위가 거의 대부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故노무현 前대통령만 예외였다. 통상 D-100일 여론은 추석이나 설 연휴와 같은 명절과 맞물려 있다. 명절 여론이 대선흐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대 대선은 전반전에 추석 연휴(9월 20-22일)를, 후반전에 설 연휴(1월 31일-2월 2일)를 각각 끼고 있다. 20대 대선 후보 등록일은 2월 13일과 14일 양일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등록 직전 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힌 사례는 없다. 결국 추석 정국을 강타한 가을의 전설이 내년 설정 국을 넘어 결승테이프를 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올가을 경선정국의 흐름이 사실상 내년 대선 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래에서는 여야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는 11월까지 정국 흐름과 그에 따른 변수를 짚어봄으로써 내년 대선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대선후보 경선 시기와 방식, 현행대로 갈까?

대선레이스를 향한 경쟁의 서막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열 것이다. 현행 당헌대로라면 여당은 9월 초에 대선후보 선출을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늦어도 8월 초부터는 경선일정에 돌입해야 한다. 선거법상 7월 초면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5월 초 새 지도부가 구성되자마자 곧장 대선후보 경선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와 야권통합을 거쳐 추석 정국을 충분히 달군 후, 11월 경선일정에 들어간다. 여당으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는 제일 먼저 경선시기 연기라는 난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관건은 여권 1강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다. 경선시기를 둘러싼 당내 논쟁과 갈등은 여권 주자들에게, 특히 강자의 지지율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다. 과거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대표가 경선룰 문제로 부정여론을 자초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친문의 견제를 의심하는 이재명 지사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도 꺼림칙하다.

국민의힘은 먼저 독자적으로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른 후,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후보 선출에 있어서 야당의 이슈는 시기가 아닌 방식에 있다.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2단계 경선과 100% 국민여론 단일화 과정을 거친 만큼, 이를 반영한 경선규정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윤석열 참여 보장이라는 이슈와 맞물리면서 전당대회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대선후보 경선시기와 방식에 관한 이슈는 야당보다는 여당에 부담스러운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윤석열의 출사표와 그 밖의 인물 변수들

20대 대선정국 최대 변수는 단연 윤석열 前총장의 대권도전 출사표다. 거기에 야권 경선 참여 여부가 더해진다. 과거 고건 前총리나 반기문 前사무총장의 사례를 빗대는 경우도 있지만, 윤석열 前총장의 대권도전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앞선 두 사람과는 달리 시대가 요청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前총장의 공통점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코로나 19가, 윤석열 前총장은 조국 사태가 각각 불러냈다. 야권통합까지 마무리된 후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윤석열 前총장의 공식 데뷔는 여름 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前총장이 대권 레이스에 뛰어드는 순간, 통합야당으로의 합류 여부도 동시에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당분간 기존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하며 독자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추석 정국을 거치면서 통합야권 경선 참여를 놓고 고심하지 않을까 싶다. 오세훈과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도 있다. 야권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후반전 후보 단일화나 제3후보의 길까지도 열어놓는 형국이 된다. 물론 제3후보가 성공한 사례는 없으나, 예외가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야권에서는 홍준표 의원의 통합야권 합류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윤석열 前총장을 제외하면 ‘도토리 키 재기’지만 그래도 마이너리그 1위다. 유승민 前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미적지근하게 이끌고 있는 야당 내 대선 분위기를 확 바꿀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시장까지 가세하여 독자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도 있다. 물론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2022년 1월 임기 4년을 마치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행보도 야권의 관심 포인트다. 윤석열 前총장의 적폐청산 주도를 마음에 걸려하는 야권 지지자들일수록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눈길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여권의 인물 변수로는 유시민 이사장과 김동연 前부총리를 꼽을 수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2019년 중앙일보 신년 조사에서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정계은퇴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14%로 이낙연 총리(15%)의 뒤를 이었었다. 현재 이낙연 前총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쟁자로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본인은 정치에 선을 긋고 있지만 친문 입장에서 언제든 대항마로 내세울 수 있는 대표주자다. 문재인 대통령도 애초 정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본인은 고집을 했었지만 ‘운명’이 그를 바꿔놨다.

김동연 前부총리의 경우 여권주자로 합류할 경우 의외로 신선한 충격을 더할 수 있다.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으로 대표되는 경선구도에서 이재명-유시민-박용진-김동연으로 그림이 바뀐다면, 여권도 변화와 교체를 갈망하는 국민여론에 부응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이광재 의원과 김경수 지사 등도 레이스에 뛰어들 여지가 있다.

모든 대선이 그렇듯이 20대 대선도 현직 대통령과는 상당 부분 반대되는 이미지와 리더십을 선택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前총장이 그 대표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사람이 권력의지를 놓지 않는 한 가을정국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심의 바다는 언제든 배를 뒤집을 수 있으니 현 시점에서의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에 그칠수도 있다.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리스크와 조국 리스크

김종인 前비대위원장이 빠진 후, 국민의힘은 박근혜 사면론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양상이다. 야권의 대권레이스에 있어서 최대 리스크 중 하나가 박근혜 前대통령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야권의 박근혜 리스크는 윤석열 前총장까지 사정권에 둔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박근혜 前대통령 사면 여부는 가을정국의 대형 변수 중 하나다. 11월 후보 확정 이후 사면은 그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박근혜 前대통령 사면 시점으로 추석 이전을 주목하는 이유다.

최근 우리공화당과는 별도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결집에 나서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리스크는 국민의힘 내분은 물론, 국민의당과의 합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윤석열 前총장에게 박근혜 리스크는 현재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인 영남권과 60대 이상을 설득해야 하는 숙명적인 과제다. 박근혜 前대통령 사면은 여권에게도 부담이다. 그래도 실보다는 득이 많지 않을까?

야권에게 박근혜 리스크가 있다면, 여권에게는 조국 리스크가 있다. 여권은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脫친문이라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여권 심판론의 근본 원인인 내로남불의 시작이 조국 수호였고, 조국 수호의 핵심이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강성 친문세력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주류가 조국 수호를 외치는 강성 친문 세력과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같은 유력주자도 당내 경선을 고려하면 엄청난 부담이자 족쇄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민심과 당심 사이에서 표류할 수도 있다. 최근 정경심 교수 재판 과정을 통해 다시 조국 수호에 불을 붙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국 리스크는 향후 여권 당내 경선은 물론 대선정국 전반에 걸쳐서도 주요 변수로 작동할 조짐이 다분하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 여부

대선 국면마다 신당 창당과 제3후보 등장은 늘 단골 메뉴였다. 하지만 기성 양대 정당에 맞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가지고 권력획득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그러한 실패는 대개 지역이나 세대 혹은 정책이나 이념을 기반으로 형성된 정치세력이라기보다는 특정 인물의 인기에 기댄 단기 대선 출마용이라는 한계에 기인한다. 늘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기대하는 여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대표할 인물이 있는 경우 시도는 가능하다. 특히 대선후보 지지여론이 높은 인물이 존재할수록 더욱 그러하다.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前총장은 필요한 경우 대선주자로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기존 양대 정당 내부에서 친문과 친박의 방해가 실질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를 상정해서 말이다.

국민의당와 국민의힘의 합당이 무산될 경우 윤석열 前총장과 안철수 대표의 연합도 거론된다. 그러나 여론지지만 가지고 정치현실 속에 내재하는 오래되고 다양한 정파적․지역적․이념적 이해관계와 자원동원력을 속성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 여야 모두 강력한 대선주자가 기존 양대 정당 울타리 밖에서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정치세력 등장은 그 낮은 실현 가능성과 관계없이 대선레이스 전반전 내내 주요 관심사로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

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여야는 모두 같은 출발선상에 섰다. 양당 모두 유력 대선주자가 당내 비주류이거나 당 바깥에 있는 상태에서 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11월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접종 완료 약속만 지킨다면, 여권에게만 불리한 변수도 거의 없다. 사실 20대 대선은 이제 시작이다. 곧 여름이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당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여름이 오면 본격 대선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리라. 그때부터 모든 시선은 대선으로 쏠리고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대선주자들의 몫이 된다. 어쩌면 가을의 전설은 한여름의 땀이 만드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힘겨운 대한민국에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안겨줄 멋진 레이스를 기대해 본다.


장경상 필자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 문학박사(고전번역).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공저로 <새 정부에 바란다>가 있다. 현재는 국가경영연구원에서 리더십연구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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