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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샛별 칼럼] ‘클럽하우스’ 그들만의 리그일까? 집단지성의 해방구일까?

by | 2021년 2월 24일 | 정책

(사진=셔터스톡)

애플 IOS의 어플인 ‘클럽하우스’가 새로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음성기반의 SNS로 마치 트위터와 페이스북 초창기의 열풍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미국과 한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실시간 음성으로만 소통을 할 수 있고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는 기존 SNS와 차별점을 지녔다. 클럽하우스 열풍에는 비대면이 일상화된 코로나19 시대, 사람들이 상호 실체적인 존재를 확인하고 싶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끼리끼리 어울리는 소수를 위한 SNS라는 비판도 나온다. <피렌체의 식탁>은 클럽하우스 한국 커뮤니티 클럽 운영진인 별샛별 필자의 기고를 통해 클럽하우스의 현모습과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독자 여러분에게 입체적으로 보여드린다.[편집자]

#인기 급부상한 음성기반 SNS
  소셜 생태계 흔들며 사람들 불러 모아
#새로운 이커머스 시장 창출의 기회
  전통 미디어와 경쟁? ‘클하 내 경쟁’
#알고리즘 피로감+세렌디피티 기대감
  부캐 내걸고 공통 서사 쌓기도
#우열 가리기, 험담 등 사회 갈등 투영
  토론할 때 집단지성의 힘 나온다

최근 한국 사회 내부를 보면 세대와 성별이 끊임없이 다툰다. 어제는 친구였더라도 직장과 신분, 자산 규모에 따라 결코 화해할 수 없는 평행선으로 갈라진다. 정치학에서는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때론 전략적 타협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팬덤이 되어 버린 지지자와 양극화된 의견 사이에서 해법은 요원하기만 하다.

미디어에서는 ‘알고리즘에 의한 확증편향’이라는 비판적 의견이 대두됐다. 정치에서는 ‘중간지대’에의 요구가 꿈틀거렸다. 관점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가치 판단을 내리는데 참조점을 제공하는 담론 플랫폼에의 갈증도 커졌다. 이런 때에 클럽하우스(Club house, 이하 클하)를 만났다.

클하는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음성기반의 SNS다. 현재 애플의 iOS에서만 베타 서비스 중이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등이 가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올 초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클하 앱은 지난달 31일 국내 iOS 앱 다운로드 랭킹 921위였는데, 열흘 만인 이달 9일 전체 1위로 올라섰다.  국내에서 약 4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는 약 81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SNS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하를 접하면서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클하가 새로운 담론 문화를 조성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문이다. 올해 1월 이후 클하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직후 며칠간은 중독성 강한 새로운 SNS를 뜯어보는데 모두들 여념 없었다. 더하여 나는 클하가 내세우는 원칙과 규칙 등을 우리가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한다면 소모적인 갈등이나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클하가 공개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2월 초에 한국어로 번역해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혁신적 창조자는 분석에 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현재 클하에서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방이 열리고 닫힌다. 다양한 형태와 층위의 대화가 오가며 마법 같은 인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누군가에는 위기겠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지난 10여 년을 돌이켜 보면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다. 연령·성별·취향에 따라 준거 SNS가 완연히 구별됐고, 각 채널마다 홍보·마케팅 전략이 달라지는 건 업계 룰이었다. 그런데 클하는 한국에 고착화된 SNS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덕후 트위터, 이미지와 이커머스가 결합된 인스타그램, 텍스트 재야 고수 페이스북, 예능 유튜브, 작가 지망생 브런치 등으로 나눠져 있던 지형을 일시적으로 와해시키고 이들을 한 자리로 불러 모았다. 이건 BTS도 못할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 건 무엇일까?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과 신시장 창출

가장 빠르게 움직인 건 창작자, 프리랜서, N 잡러, 1인 기업 대표 등이었다. 이들은 새롭게 펼쳐진 시장이 가져다줄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담론 의제로 만들었으며, 분석도, 전략 수립도, 실행도 신속했다. 본인에게 특화된 콘텐츠를 앞세우며 스스로를 전문 모더레이터라 칭했다. 주기적으로 방을 개설했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팬을 만들었다. 모더레이터 간에 군집화도 이뤄졌는데 때론 연대하거나, 때론 경쟁적으로 활동하며 클하의 역동성을 선두에서 견인하고 있다.

민간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브랜드 마케터, PR 담당자, 기획자들 역시 자사 가치를 높이고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매일 밤 토론을 이어갔다. 퍼블리, 헤이조이스, 토스는 직원만이 아니라 대표까지 합세해 커리어 상담을 진행하거나 자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단기적 경쟁 플랫폼이라 볼 수 있는 트레바리 등의 소셜 커뮤니티와 오디오 방송 스푼, 레거시 미디어 종사자들도 속속 들어왔으며 생존 대책회의를 클하 안에서 벌이는 진풍경도 나타났다. 한 발 떨어져 보면 5호 16국 시대의 재현이고 대란이었다.

(그래픽=한은지)

알고리즘에의 피로감과 세렌디피티에의 기대

이러한 열풍을 시장이 단독으로 주도한 것은 아니다.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시장이 들썩였다고 보는 게 맞다. 앞서 말했듯 현재 한국에서의 SNS 생태계는 갈라파고스화가 심화되고 있다. 추천 친구(팔로잉) 목록과 콘텐츠는 알고리즘에 의해 제공되기 때문에 개인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나와 다른 세계를 조우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클하는 달랐다.

인스타그램과 비교해 보자. 만약 내가 10명의 친구를 팔로잉하면 내 피드에는 10명의 친구가 올린 이미지와 글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클하에서는 10명의 친구가 각각 참여해 있는 방이 내 복도(피드)에 노출되고,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은 10개 방의 참여자 수만큼 확장된다. 또한 글과 답글이 비동시적으로 작성되는 인스타 그램과 달리 클하에서는 모든 대화가 실시간으로 이뤄짐에 따라 우연성에 기댄 아이디어 수집과 인사이트 공유 등이 상당히 빠르고 밀도 있게 진행된다.

‘새로움’ 자체가 선사하는 들뜬 희열과 얼리어댑터들의 개방성 및 포용성도 작용했다. 코비드-19가 1년 이상 장기화되며 사람에 목말라 있었다는 점도 한몫했지만 가장 밑바닥 정서는 알고리즘(algorithm)에의 피로감과 우연에 의한 만남 즉,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향한 기대였다.

부캐 역할극 놀이에 최적화된 매체

클하가 부캐(부 캐릭터) 욕망에 최적화된 매체라는 점도 빠트릴 수 없다. 정확하게는 ‘부캐 역할극 놀이’다. 지난해 한국에선 ‘삭쓰리’라는 신인 혼성그룹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음악·예능계의 한 획을 그은 이효리, 비, 유재석이 각각 린다G, 비룡, 유두래곤이라는 부캐로 분해 신곡을 발표했다. 유치하지만 재밌다. 나도 따라 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삭쓰리 흥행 요인은 ‘부캐’의 매력이나 캐릭터 열풍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부캐를 제안했고, 신곡을 준비하는 전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며 ‘공동의-쌍방향-서사’를 쌓아갔다. ‘부캐 역할극 놀이’에서 무대와 객석이 선명히 분리되는 게 아니라 제작자로서 일정 지분을 나눠 가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클하는 부캐 놀이를 직접 실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고, 함께 즐길 친구들도 손쉽고 빠르게 연결해 줬다. 클럽하우스 내 대화방 중 내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건 ‘X플러스’라는 마트 패러디방이었다. 클하에서 처음 만난 게 분명한 50여 명의 사람들이 점장, 부점장 및 마트 내 직무를 나눠 가졌고, 프로필 사진도 마트 로고나 직원 이미지로 바꿔 걸었다.

그들은 마트에서 일어날 법한 다양한 상황극을 연기했고, 중간중간 CM송을 합창하기도 했는데 내가 더욱 놀랐던 건 상황극에 참여하지 않았던 100여 명의 사람들이었다. 긴긴 시간을 떠나지 않고 이를 듣고 있었다. 성대모사방도 마찬가지다. 무려 1000여 명의 사용자가 부캐를 내건 집단적 놀이에 동참하며, ‘공동의-쌍방향-서사’를 만들어갔다. 삭쓰리와의 유일한 차이라면 클하 내에서는 나도 그들처럼 ‘인싸'(인사이더)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대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열정적 체험의 순간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OO 사투리방’이  클럽하우스 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처음 며칠은 인기가 높아서였고 이후엔 그 방 이름이 차별적 요소를 내포한다는 반론이 제기되며 논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 방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 자리에서 ‘OO 사투리방’의 시비를 논하려는 건 아니다. 그 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은 ‘OO 지역’을 비하하거나 차별, 혐오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프로필에 ‘OO 지역 사람’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진으로 바꿔 걸고 ‘OO 지역 언어’로 예능 프로그램을 재현한 것이 전부였다.

일종의 부캐 역할극 놀이인 것이다. 몇 천 명의 사람들 이 ‘OO 사투리방’에 들어와 때로는 플레이어로 때로는 관객으로서 사흘 여를 함께 했고 그 과정에서 끈끈한 동류애를 체험했단다.  사실 클하에 처음 들어왔을 땐 ‘소외감’을 느꼈다고 한다. 어딜 가나 잘난 사람들만 발언을 이어 갔고, 벌써 끼리끼리 문화도 생겨났다. ‘성대모사방’에서도 능력자들의 기세에 눌려 좀체 따라갈 수 없었는데 ‘OO 사투리방’은 달랐다. 모두가 OO 사투리를 못했기에 평등했고, 노력한 만큼 성과는 바로 드러났다. 외부 사회에서 유명한 사람일지라도 OO 사투리를 못하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리고 연습 과정마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공동의-쌍방형-서사’가 구축됐다.

요즘 시대를 분석하는 글을 보면 ‘분극화’, ‘탈중앙화’, ‘개인화’ 등의 단어가 곧잘 언급된다. 단일화된 구심점을 향해 모이기보다 각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사람들이 중심 없이 흩어진다는 것이다. 한 때 유행했던 이영애나 전지현의 하루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광고 문법이 되어 버렸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혁신의 기회를 제공해준 셈이지만 애석하게도 이러한 변화를 흡습하기엔 사람들마다 속도 차가 너무 크다. 자신만의 안락한 공간을 찾아 빠르게 적응한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수가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다. 자연히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즉, 연대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열정적 체험의 순간을 희구하게 되며 역설적이게도 다중 정체성을 전제하는 부캐 놀이를 통해 이를 확인 받고 서로를 인정하고 있다.

6가지 활용 패턴으로 보는 클럽하우스

지난 15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클럽하우스 방을 개설한 모습. (사진=한치영 제공)

클하 내에서 이뤄진 다양한 논의들과 개인적인 관찰을 종합하면 사용자들의 클하 활용 패턴은 여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감정표출(배설) ▲예능(오락) ▲네트워킹 확장 ▲공감·소통·상담▲콘퍼런스·인사이트 공유 ▲강연(교육)  등이다.

뒤로 갈수록 콘텐츠 퀄리티가 높기에 참여자들의 지적 만족도가 크다. 클하가 표방하는 ‘엘리트들의 지식 놀이터’, ‘비즈니스 리더들의 모닥불 토크’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업계 지식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일을 병행하며 듣기엔 다소 어렵다. 참여자는 대체적으로 50명을 오가며 부문과 주제, 참여자의 유명세에 따라 규모는 더 커진다. 미국 테크 업계 및 주식 현황을 해설하는 방은 500명을 왕왕 넘는다.

한국에서 클하의 고공 행진을 이끄는 주도 그룹은 예능(오락)과 공감·소통·상담방이다. 광고 시장과 기업의 브랜드 마케터 및 PR 담당자들이 실질적으로 주목하는 영역이다. 성대모사방과 노래방, 얼굴평가방 등이 가장 ‘핫’하며, 연예인이 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방도 인기가 높다. 취업·이직 등의 커리어 상담과 업무 노하우 공유, 이른바 대나무 상담소, 주역 풀이방, 연애 상담방, 재방송방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곳들이다. 클럽하우스 내에서 한 방의 참여자 수가 3~500명이 넘으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위기다. 1000명은 물론 2000명이 넘는 방도 곧잘 볼 수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방을 개설했을 때는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 입장 키도 했다.

이런 큰 숫자만이 클하의 전부는 아니다. 독서, 영화, 음악, 미식 등 취향을 향유하는 방은 인플루언서가 개설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상호 대화가 가능한 30명 선에서 오간다. 5~10명 안팎으로 유지되는 방도 상당히 많다. 클하가 퍼져나가던 초기에는 어느 방을 가도 시장판처럼 떠들썩한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빠르게 소분화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로 성장세가 주춤한 탓도 있지만, 적응기를 끝낸 사용자들이 타인의 방에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방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레거시 미디어와 클럽하우스의 상관 관계는?

클하가 부상하자 많은 이들이 클하가 기존 플랫폼이나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할 것인가? 질문을 던지지만 전혀 아니다. 클하는 ‘메타버스’의 하나이며, 진짜 경쟁은 클하 내 ‘시간 대 경쟁’이다. 일과가 끝난 저녁 무렵이나 주말 황금 시간대에 10개의 스케줄표가 올라오면 유저 입장에선 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경쟁력을 갖는 건 △신뢰할 만한 인물이 참여하고 △ 진입장벽이 낮거나, 익숙하거나, 유용한 콘텐츠를 다루며 △타 플랫폼에서 확장적 활동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승자는 명백하다. 클하 외부 사회에서 유명세를 갖추고, 탄탄한 플랫폼까지 확보한 이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클하는 인물을 검색할 순 있지만 방을 검색할 순 없기에 더더욱 유명인과 조직에게 유리한 구조다. 다만 그런 인물과 조직일수록 변화에 둔감하다. 왜? 클하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 영역의 강자가 진입하기 전, 이 안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콘텐츠와 재능을 적극 활용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유익하게 만들어주는 모더레이터가 있는 반면, 모더레이터의 자질을 논하는 걸 핑계로 우열을 가리고, 다른 이들을 험담하는 방들도 생겨났다.

미묘한 시기질투 경쟁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았고, 이런 콘텐츠일수록 사람들의 구미를 자극해 역설적으로 인기를 끈다. 실체 없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소문의 벽만 무성 해지는 것이다. 결국 한국사회의 갈등과 모순이 그대로 투영되고, 클하에서 확대 재생산되며 다시 터져 나온다.

종종 ‘클하는 이래서 나와 안 맞아’라는 글을 접할 때가 있다. 매일 적게는 수 백, 많게는 수 천 개의 방에 노출되는 나로선 사람들이 클하에 갖는 불편·불쾌함을 누구보다 가슴 깊이 이해한다. 클하가 폭발적 인기를 끌며 명과 암이 동시에 드리워지기도 했다. 늘어나는 사용자수만큼이나 각종 차별 및 혐오 발언이 클하를 뒤엎었고 질서가 빠르게 혼탁해졌다.

클럽하우스의 진정한 가능성은?

그럼에도 질문을 품고 움직이면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나와 비슷한 질문을 가지는 이들을 클하 내에서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더불어 현재 나는 ‘클럽하우스 한국 커뮤니티 클럽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클하에 막 가입한 이들을 위해 매일 밤 9시 30분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고, 좋은 모더레이팅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이끌며,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각 분야에서 유용한 주제와 콘텐츠로 세션을 열고 있는 분들을 소개하며, 커뮤니티 페이지를 제작해 건강한 클하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는 읽을거리를 문서화하고 관리하는 등의 일을 한다.

결론적으로 클하의 힘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 클하를 정태적 스냅샷이 아니라 동태적 영상으로 받아들인다면 이제 질문은 클하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뀌게 된다.

“혁신이란 멀리 있지 않다 ‘문제를 정의하고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혁신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욕망과 필요로 클하에 들어오는 만큼 이들에게 하나의 단일화된 가치나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와 그로 인한 경쟁과 잡음은 클하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한국 사회에 곳곳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갈등이 클하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그럼에도 클하라는 혁신적 플랫폼에 가슴이 뛰었고, 그 혁신에의 행렬에 나도 동참해 보고 싶었다. 이런 내 마음이 혼자만의 몽상이라면 독단으로 치달을 우려가 크지만 다중이 모이면 집단지성이 된다.

고백하자면 클럽하우스 내 ‘OO 사투리방’의 문제점을 공론화시킨 건 나였다. 개인적으로 그 방의 존재가 ‘차별’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그 방을 만든 분들과 대화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방에 들어가 그 방의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드렸고 3시간 동안 오고 가는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 분들과 대화하며 느낀 바를 몇몇 이들에게 진솔하게 털어놓았는데 그것이 시발점이 됐다.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고, ‘OO 사투리방’ 개설자는 이러한 의견을 존중해 더 이상 그 방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역시 클하가 가진 진짜 힘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목소리를 내면 듣고, 머리를 맞대어 토론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별샛별 필자

경북과학고등학교, 연세대학교(철학·불문학), 북한대학원대학교(정치통일)를 다녔다. 20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정책 보좌진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외교안보 전문 뉴스레터 <네 번째 세계를 향해! 델타 월딩 ∆worlding> 대표를 맡고 있다. 부업으로 소셜 스타트업의 사회적 가치와 성과를 담은 ‘임팩트 리포트’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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