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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 칼럼] ‘애플카’는 서막일 뿐, 韓기업 ‘모빌리티 경쟁’서 앞설 방법은?

by | 2021년 2월 17일 | 정책

과거 SF영화에서나 보았던 자율주행은 이제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됐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을 위한 기계에서 벗어나 미래 사회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개념이 바로 모빌리티(mobility)다. 이동성으로 해석되는 모빌리티는 기존의 완성차 업계뿐만 아니라 IT기업들의 신사업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달 초까지 증권가를 달궜던 애플과 현대기아차의 협력 논의는 현대기아차의 공시를 통해 ‘없던 일’이 되었지만 결국 모빌리티 산업을 둘러싼 기업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국내 모빌리티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차두원 필자는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모빌리티 산업의 흐름과 향후 전망을 제시한다. 나아가 정부와 한국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언도 전한다[편집자]

#애플·현대기아차 협업 가능성에 들썩
  현대차 공시 통해 애플과 협업 부인
#애플의 UX, 모빌리티 전환에 강점
  완성차 업계 ‘소프트웨어’ 비중 커져
#IT와 결합한 자동차 산업 ‘합종연횡’ 분주
  스타트업과 수평적 협력관계 설정 중요 

지난 2월 8일 현대자동차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는 내용을 공시했다. 약 한 달 전 양사의 협력설이 국내외 언론에 회자되며,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 생산 및 애플의 거액 투자설, 계약 마무리 단계라는 보도까지 나온 후 발표된 공식 확인이다.

보도가 시작된 시점은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발표한 시점과 유사하다. 현대기아차가 강점인 하드웨어를 제공과 생산을 담당하고,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 자율주행기술 등을 결합한다는 설이 우세했다. 그러나 상호 의견 조율이 쉽지 않고, 현대차가 협력 진행 상황을 언론에 흘리면서 애플의 보안 문제 제기로 파기되었다는 원인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현대기아차가 폭스콘과 같이 애플의 생산하청 업체로의 전락에 반대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협의 중단이 아니라 잠시 중단된 것이라는 추정과 올 상반기 중 파트너를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 등 애플 관련 기사들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하다.

자동차 업계애플과 협력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현대차가 애플과 관련한 공시를 발표한 당일, 때마침 국내 관련 모기관에서 모빌리티 전문가 회의가 개최되었다. 애플과 현대기아차와 애플과의 협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필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협력 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했다. 이유도 똑같았다.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커다란 임팩트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사진=현대기아차)

컨설팅 업체 퓨처브리지(FutureBridge)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차량의 98%가 커넥티드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비중이 현재 90대 10 수준이라면, 2030년에는 50대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에서 파생되는 가치도 현재 하드웨어에서 85~90% 수준이라면, 2030년도에는 30~40%로 줄어들고, 같은 기간 소프트웨어는 8~10%에서 40~50%, 콘텐츠는 3~5%에서 18~22%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의 가치 포인트가 급격히 소프트웨어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운행에서  운전자의 역할이 줄어들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시공간으로 탈바꿈 하면서 홍채인식, 제스처 인식, 안면인식 등 자동차와 탑승자, 그리고 세상과 연결하는 휴먼-머신 인터페이스 기술과 관련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에서 나온다. 애플의 가장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용자 경험’이다. 애플이 어느 업체와 협력의 접점을 찾아 손을 잡을 것이냐는 것과 함께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어느 산업군에서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궁금증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궁금증은 해결되겠지만, 분명한 점 하나는 바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로운 기술력 확보와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위한 디바이스 간 효과적 연결이 가능한 기업 혹은 얼라이언스가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 극비리 진행했던 애플

애플은 2014년부터 1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타이탄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당초 2019년 혹은 2021년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다. 명확한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 신화를 함께 주도했던 밥 맨스필드가 2016년 7월 타이탄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4년 이후 자율주행차량 생산 계획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인력 해고와 재배치는 애플의 자율주행기술 개발 여부에 대한 관심과 의문만 증폭시켜 왔다. 2019년 6월에는 자율주행기술 개발 스타트업인 ‘드라이브 닷 에이아이’(이하 drive.ai)도 인수했다. 5차례의 펀딩을 통해 77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던 기업으로 애플은 drive.ai의 자산과 일부 엔지니어와 디자인 인력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테슬라 등 다른 자동차 업체 경영진들과 엔지니어들을 계속 채용하고 있고,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자율주행칩 공동개발과 미국에 생산공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웨이모가 자율주행자동차 파이어플라이 50대 제작 후 완성차 제작을 포기했던 것처럼 애플도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소비되는 생산라인 건설, 서비스 및 판매 네트워크 구축, 양산품질 확보를 위한 노력보다 기존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캘리포니아 교통당국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자동차 69대로 2019년 보다 2배가 넘는 3만 264km 테스트 완료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꾸준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자율주행 중 기능 해제 건수는 1000마일(약 1600킬로미터) 당 6.91회로 웨이모의 0.033회, GM 크루즈의 0.035회와 비교하면 기술적으로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 타이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의 차량을 개발하고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하기 위해선 애플이 다른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은 과거에도 BMW, 메르세데스 벤츠, 마그나 등과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위한 협상을 벌었지만, 데이터와 디자인 권한을 요구하는 애플의 요구를 완성차 업체들이 거부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에도 현대기아차 외에 애플이 GM, PSA, 일본 6개 완성차 업체와 접촉했다고 한다. 이렇듯 잊힐만하면 떠오르는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가 이번엔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새로운 판과 얼라이언스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우버와 웨이모가 시작한 완성차 업체 판 흔들기

애플에 앞서 자동차 업계의 재편에 불을 지르기 시작한 업체는 우버와 구글의 웨이모다. 2012년 설립되어 전 세계 라이드 셰어링 시장을 뒤흔들었던 우버는 2018년 기업가치가 미국 자동차 빅 3(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시가 총액을 넘어서 화제가 되었다. 뒤이어 등장한 미국의 리프트, 싱가포르의 그랩, 중국의 디디추싱, 러시아의 얀덱스, 인도의 올라, 아랍에미레이트의 카림 등의 기업들이 소프트뱅크 투자와 함께 급성장했고, 완성차 업계는 이들 공유경제 기업들의 공습에 따라 본격적인 미래 변화에 대한 고민에 직면했다.

우버와 함께 테크 자이언트인 구글 웨이모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세계 최고 기술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응해 2015년 이후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도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의 앞선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웨이모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를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목표를 설정했고,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해 레이더, 인공지능, 승차와 차량 공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와 인수합병에 나섰다.

하지만 자율주행에 대한 막대한 투자만큼 기술개발 속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상용화 목표 시점이 늦춰지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이 달라졌다. 투자와 인수합병에서 경쟁업체인 완성차 업체들 간 얼라이언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GM은 2016년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를 중심으로 혼다, 소프트뱅크,  포드 역시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스타트업 아르고 에이아이와 폭스바겐, 자율주행 분야 협력은 파기되었지만 BMW와 다임러가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협력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기업은 중국 라이드 셰어링 기업인 디디추싱이다. 2020년 디디추싱은 D1이라는 해치백 전기차를 출시했다. 시판용이 아닌 공유차량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디디추싱은 5억5000만 명 규모의 가입자, 3100만 명의 운전자, 매년 100억 회 이상의 서비스로 획득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안전을 위한 차선이탈, 자동 제동 , 보행자 충돌 경고 시스템을 포함한 운전자 지원시스템을 장착했으며, 승객과 자동차와의 충돌 방지를 위한 슬라이딩 도어, 승객 편의를 위한 여유 공간과 2개의 후방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주행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디디추싱의 D1(사진=디디추싱)

디디추싱은 2018년부터 일반 차량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서비스와 안전이 향상된 승차 공유 용도 목적차량기반 차량 개발을 위해 폭스바겐, 베이징자동차 그룹, 비야디 등 완성차 업체와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D1은 비야디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인 메이하오 추싱과 개발, 양산한 세계 최초의 승차공유 전용 전기차다. 디디추싱은 2030년 자율주행 로보택시 100만 대 출시를 목표로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디디랩스를 운영 중이다. 2020년 5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5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미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라이드 셰어링 업체들에게 투자를 단행했다. 차량 공유와 라이드 셰어링 확산으로 줄어든 자동차 판매를 만회하기 위해 해당 업체 운영 차량에 자신들의 차량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공유모델의 확산과 함께  디디추싱이 주도해 차량 생산에 뛰어들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모빌리티 새판 짜기에 가세한 테슬라그리고 전자업계와 아마존 

우버의 라이드 셰어링, 웨이모에 자율주행차에 이어 완성차 업계 판도를 한 번 더 흔든 기업은 전기차 업체로 시작한 테슬라와 전자업체인 LG, 소니 등이다. 아쉽게도 판매목표 50만 대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2020년 전 세계 시장에서 49만 9550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전기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대형 디스플레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현재 테스트 중인 완전자율주행(FSD), 차량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출시 등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로보택시 운영, P2P 차량 공유 서비스, 2만5000 달러 저가형 전기차 출시도 선언하는 등 테슬라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솔라루프와 파워월 등 태양광 장비와 함께 테슬라는 2016년 자사의 지향점을 ‘세계의 지속 가능한 교통 전환 가속화’(to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transport)에서 ‘세계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to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로 바꾼 만큼 앞으로 단순히 전기차 생산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중국의 니오, 샤오펑, 리오토, 미국의 루시드모터스, 리비안, 카누 등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전자업체도 예외 없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조인트벤처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조인트벤처 지분 51%는 LG전자, 49%는 마그나가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 전기주행 시스템 등을 한국의 인천과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CES2021에서 스와미 코타기리(Swamy Kotagiri) 마그나 CEO는 “마그나는 전기 파워트레인 통합 시스템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LG전자는 모터와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소니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CES2020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토타입 비전-S를 선보였던 소니는 올해 CES에서 지난 1년 동안의 개발 과정과 오스트리아 공공도로에서 주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소니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자동차 핵심부품인 카메라 CMOS 이미지 센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5G 등 축적된 기술을 Vision-S에 집약했으며, 200kWh 모터 두 개를 장착했다. 작년 CES에서 선보인 프로토타입에 적용된 33개의 센서는 차량 주변 360도 인식을 통한 안전 향상을 위해 40개로 보강했다.

영상에 소개된 협력구도를 살펴보면 보쉬, ZF, 퀄컴, 엔비디아, 콘티넨탈, 일렉트로비트, 히어 테크놀로지, 블랙베리/QNX, 에이아이 모티브, 발레오, 보다폰 등 주요 글로벌 부품사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 업체까지 망라했다. 특히 마그나 자회사 가운데 하나로 외주생산을 전담하는 마그나 슈타이어의 프랭크 클라인(Frank Klein)대표가 출연해 “소니-마그나 파트너십이 지속되고, 소니가 미래 모빌리티에 커다란 임팩트를 줄 것”이라고 언급해 소니의 전기차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지난해 6월 아마존은 2020년 나비간트 리서치 조사에서 자율주행기술 10위 기업인 스타트업인 죽스(Zoox)를 약 12억 달러 규모에 인수해 모빌리티 업계를 놀라게 했다. 6개월 후인 12월에는 4인승, 최대 시속 1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차량 양쪽 끝에 모터가 장착되어 양방향으로 주행이 가능(bi-directional)한 자율주행차를 발표했다. 두 개의 배터리팩으로 한번 충전에 16시간 주행이 가능하며,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앱 기반 호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모빌리티 트랜스포메이션 

도요타는 지난 1월 29일 ‘더 제네시스’(The Genesis)라는 가상 이벤트를 공개하며, 기존 자율주행 개발을 담당하던 TRI-AD(Toyota Research Institute – Advanced Development) 사명 변경과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새로운 명칭은 우븐 플레닛(Woven Planet)으로 우븐 시티(Woven City)를 담당하는 우븐 알파(Woven Alpha)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우븐 코어(Woven Core)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공지능,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8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투자펀드인 우븐 캐피털(Woven Capital)도 포함되어 있다. 행사에서 도요타의 미래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브랜드를 개방적, 협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도요타’라는 기존 명칭을 제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요타의 미래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구글에서 로봇분야를 담당했던 제임스 커프너(James Kuffner)가 대표로 부임했다.

CES2020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우븐 시티는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기슭에 175 에이커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상주하는 연구원들이 자율주행기술과 스마트 홈, 로봇공학, 개인 모빌리티 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든 에너지원은 수소연료전지가 사용될 예정이다. 기술과 환경을 결합한 인간 중심 미래 도시로 개인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자율주행자동차 e-팔레트를 사용해 원활한 이동이 가능한 콘셉트이다. 주민, 건물, 차량 등 도시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센터와 데이터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단일 디지털 생태계로 도요타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척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9년 35억 유로를 투자해 자동차를 사물인터넷 허브로 개발하겠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계획인 ‘폭스바겐 위’(Volkswagen We)를 야심 차게 발표했다. ‘폭스바겐 위’는 차량 주변 레스토랑, 세차장, 주유소 할인 정보 등 제공하는 ‘위 익스피리언스’(We Experience)‘, 차량 진단 및 감시 OBD 2(On-Board Diagnostics 2) 단자에 연결해 일반 차량을 스마트카로 전환시켜 주행 경로, 거리, 비용, 충전 혹은 주유량, 주행 스타일 분석, 현재 위치 등 차량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위 커넥트(We Connect)’, 자동차를 휴대폰에 연결해 도어 오픈과 실내 온도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카넷(Car-Net)‘,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는 ’위 차지(We Charg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롭게 출시하는 플래그십 전기차 ID.3와 ID.4 출시를 앞두고 전기차 시장 장악을 위한 전략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대부격인 GM은 올해 CE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CEO인 메리 바라는 기조연설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자동차에 270억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전기차 30여 개 모델을 양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 기반의 험머, 캐딜락 리릭과 셀레스틱도 공개했다. 얼티엄과 장착된 배터리는 완충 시 720km 주행이 가능하며, 기존 배터리 대비 비용 40%, 무게 25%를 절감했으며 코발트 사용량도 줄인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전기트럭 EV600과 라스트 마일 수송을 위한 전기팔레트 EP1으로 구성된 물류용 모빌리티 서비스 디바이스인 브라이트 드롭(BrightDrop), 4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90kW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시속 90km로 비행이 가능한 캐딜락 브랜드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도 선보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했다. 이들은 전기차 생산 확대뿐만 아니라, 물류용 전기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도 뛰어들며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접점 찾기와 기선 잡기 시즌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주요 완성차와 전기차 업체들은 500종 이상의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의 독주를 꺾겠다는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이미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라, 구글의 웨이모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러시아의 얀덱스(Yandex), 중국의 바이두(Baidu) 등 IT 업체들 뿐만 아니라, 오로라(Aurora)에  자율주행사업부(ATG)를 매각한 우버, 중국 디디추싱, 리프트 등도 현재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렇듯 완성차 업계, IT와 테크 자이언트, 라이드 셰어링 업체들로 플레이어가 다양화된 완성차 업계의 변화에서 앞으로 이들 간의 새로운 접점 탐색과 주도권 확보에 따라 앞으로의 완성차 업계는 또 다른 재편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애플카뿐만 아니라, LG, 아마존도 충분히 양산용 자동차를 출시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서플라이체인을 변화시킨 0.5 협력업체의 등장(출처 Joren A. Buess, Getting Ahead of Seven Supplier Disruptions, Oliver Wyman, 2018. 7)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으로 수직계열화 대표적 업종인 완성차 업계 밸류체인에도 변화시키고 있다.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에 따르면 부품업체가 완성차 부품 설계에 관여하던 비율은 1989년 50%에서 2011년 최대 70%까지 증가했다. 특히 이러한 부품들을 모듈로 제작해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tier 1)의 역할과 완성차 메이커와의 상호작용은 부품업체들의 설계 역할과 함께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기술, 커넥티드카 기술의 발전과 도입은 휴먼-머신-인터페이스의 변화와 함께 1차 협력업체의 역할을 변화시키며, 0.5차 협력업체(tier 0.5) 개념을 등장시켰다.

앞으로 이들은 IT 관점에서 차량을 통합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는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완성차 업체들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핵심으로 이들을 점차 동반자로서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완성차 메이커에 종속되어 수직적 협력과 밸류체인의 대명사였던 자동차 업계를 수평적인 산업생태계로의 전환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한국이 모빌리티 경쟁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플랫폼 e-GMP을 활용한 첫 모델인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기아차에서도 세단, CUV, SUV, 7인승 SU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속적인 자율주행자동차 레벨 4, 5 개발, 2030년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항공모빌리티 출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물류 프로세스 개선과 걷는 모빌리티 디바이스 개발 등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의 시장이었던 전동킥보드 시장 진출, 서드파티 업체들과의 자동차 데이터 활용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현대 디벨로퍼스 오픈, 최근 중고차 시장 진출 시도 등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 시스템 서비스 개발과 상용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CES의 모빌리티 분야 중 국내 업체들 가운데 만도와 삼성이 눈에 띄었다. 만도는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teer by Wire)‘을 출품해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자동차 섀시와 스티어링 휠을 분리할 수 있어 차량 용도에 따라 운전대의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한 기술이다. 스티어링 휠을 서랍처럼 넣었다 꺼냈다 할 수 있는 ‘오토 스토우'(Auto Stow)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가 지향하는 운전 중 업무, 게임, 영화, 취침 등의 가능성을 한층 키웠다는 평가다. 삼성과 자회사인 하만인터내셔널도 자동차를 제3의 생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콕핏 2021’을 선보였다. 차량 내 전방 49인치, 뒷좌석에는 55인치 QLED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차 안에서 고화질 영상 시청과 게임이 가능하고 화상회의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탑승자의 건강상태 및 피로도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서 각성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듯 국내 업체들도 최근 자동차 업계의 변화에 발맞춰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실현 등을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완성차 하드웨어와 부품 중심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 도입,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의 기업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나갈 국내 기반기술 확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자동차의 변화를 이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이동통신 등 핵심기술 가운데 이동통신을 제외한 모든 기술들이 미국, 중국, 일본, 유럽보다 뒤쳐져 있었다.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적, 무엇보다 전략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는 시점에서 보다 과감한 관련 기술개발 지원과 인력양성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0.5차 협력업체들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완성차 및 상위 협력업체들은 이들을 수평적 협력 대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보다 개방된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 구축을 통한 협력 생태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차두원 필자

차두원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다수의 기업들과 정부부처에 모빌리티, 과학기술 분야에 자문을 하고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자동차 인간공학을 전공했으며,  현대모비스 Human-Machine Interface 팀장,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및 정책위원, 42dot 정책 총괄 하는 등 개발, 정책, 규제 등 모빌리티의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경험했다. 저서로는 《이동의 미래》, 《잡 킬러》, 《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의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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