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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칼럼] 13평이 던진 ‘세 가지 화두’ 부동산보도, 최저주거기준, 공공임대

By | 2020년 12월 15일 | 정책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동탄에 있는 LH공공임대 100만호 기념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아파트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동탄의 LH공공임대 100만호 기념 행복주택 단지(화성동탄2 A4-1블록)를 방문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현 LH사장이자 차기 국토부 장관 내정자인 변창흠 사장이 대통령을 수행했다.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관련 민심이 들끓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공공임대주택 홍보보다는 “13평에서 네 식구가 살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와 이에 따른 비난만 남긴 행사가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LH사장의 ‘13평 행복주택 방문’을 놓고 단순히 “13평 좁은 집에 네 식구가 살라는 것이냐?”고 힐난하고만 넘어간다면 작금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세 가지 화두’에 대한 공론을 모아야만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담론의 토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피렌체의 식탁>에서는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의 칼럼을 싣는다. 최 이사는 언론의 부동산 보도와 최저주거면적, 공공임대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편집자]

#文대통령의 행복주택 방문 논란
  44.4㎡는 통상 21평형으로 지칭
  ’13평’ 강조는 의도가 담긴 보도
#4인 최저주거기준 13평은 ‘하한선’
  ‘지향점’을 기준으로 대폭 확대돼야
  실효성 높일 방안 찾는 것도 중요 
#공공임대주택 목표는 집값 아닌 복지
  금리인상으로는 수요 해결 못해
  국토 재조정 차원의 정책 마련돼야

1) 13평은 실제 13평인가, 자의적 부동산 보도의 문제

문 대통령의 지난 11일 행복주택 방문이 비난으로 비화된 이유는 먼저 언론의 의도적인 보도 탓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문 대통령의 화성동탄 행복주택 단지 방문 기사의 제목에서 ‘13평’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13평 임대주택 가본 文대통령 “아늑하고 아주 아기자기] 내지 [13평 임대주택 본 文 “부부에 아이 둘도 살겠다]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거래에서 13평형은 대개 베란다와 거실 겸 방, 그리고 주방 사이의 공간과 화장실이 하나 있는 원룸형 복도식 아파트를 의미한다. 기사 제목만 보면 문 대통령의 발언은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하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방 한 개짜리 집에서 아이를 낳고 살 수 있다고 말하면 응당 비판을 할 여지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실제 문 대통령과 김현미 장관, 변창흠 사장이 가서 말을 했던 집은 전용면적 44.4㎡로 행복주택 내 신혼부부만 지원할 수 있는 타입의 아파트였다. 44.4㎡를 평수로 환산하면 13.43평이다. 즉 언론의 보도가 팩트 자체를 왜곡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다른 뜻으로 해석을 유도한 제목이었다. 전용면적 44.4㎡인 아파트는 통상 13평형으로 불리는 게 아니라 21평형으로 거래가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평수 기준은 ‘전용면적’에 주거공용면적을 더한 면적인 ‘공급면적(또는 분양면적)’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이 집의 경우 복도와 계단 등 주거공용면적 26.9㎡를 포함한 ‘공급면적’은 71.3㎡(21.6평)이다.

전용면적은 주로 현관문 안 공간. 방, 거실, 화장실 등을 포함한 주택의 ‘실면적’이다. 단, 발코니(베란다)는 포함하지 않는다. 그래서 발코니와 베란다는 ‘서비스 공간’으로 부른다. 전용면적은 정부 법적 주택 면적의 기준이고, 각종 세금의 기준이다. 하지만 부동산 실무나 실생활에서 ‘아파트 평수’를 이야기할 때는 관행적으로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급면적’을 가리킨다.

공급면적 혹은 분양면적은 아파트를 기준으로 계단과 복도 등 ‘주거공용면적’을 전용면적에 더한 면적을 뜻한다. 아파트 거래 시 “OO평형”이라고 할 때 그 평수는 공급면적을 지칭한다. 흔히 아파트 평수로 알고 있는 면적이다.

보다 쉽게 이야기하면 흔히 32평형 아파트는 대개 전용면적 84㎡ 공급면적 103㎡ 아파트를 뜻한다. 한국의 법정단위는 미터법이고 정부에서는 일본에서 유래한 평보다 제곱미터(㎡)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평’이 부동산 보도에 자주 나오는 이유는 아직도 평 단위로 주택의 넓이를 계산하는 습관이 남아있어서다. 대신 국가의 공문서나 건설현장의 분양 설명서 등은 제곱미터로 표기한다. 단 언론이나 건설사에서는 독자나 수요자들에게 익숙한 평을 쓰기 위해 ‘평형’이라는 단어를 통해 혼용하고 있다.

즉 언론에서 ’13평’을 제목으로 뽑은 것은 다분히 의도가 담겨있다. 해당 제목을 달았던 언론의 평소 부동산 기사를 보면 전용면적보다는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아파트 평형을 표기하거나 혹은 ‘전용면적 00제곱미터’로 표기해왔다. 게다가 추후 청와대의 해명을 보면 대통령이 하지 않은 말까지 제목으로 담아 독자의 오해를 부추긴 정황도 드러났다. 대통령과 변 사장은 공공임대주택의 평형이 좁다 보니 넓은 공공임대주택도 공급하자는 걸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문제를 보면 언론사들이 부동산 상황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쓰기보다 서울 중산층의 시선으로만 보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 이와 함께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낚시성 기사’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종부세 논란이 그렇다. 매번 폭탄 같은 세금이 터진다고 하지만 막상 종부세 대상자는 전 국민의 2%가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종부세는 공제요건도 많다. 그럼에도 매년 세금폭탄 논리로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13평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다분히 이를 통한 어뷰징을 노린 듯하다. 또한 ‘13평 논란’의 가장 큰 해악 중에 하나는 공공임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자체를 언론이 조장했다는 것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말처럼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자칫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부동산 문제 해결이 꼬이는 데는 일부 언론이 정책과 시장, 독자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심지어 계약 갱신된 물량 때문에 집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며 임차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의 이야기는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

언론에 13평 아파트로 소개된 LH공공임대 100만호 기념 행복주택 단지 내 전용면적 44제곱미터 타입의 평면도.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용면적보다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아파트 평형을 나눈다. (사진=LH)

2) 인간적 삶을 위한 최저주거기준 상향과 실효성 강화

‘13평 논란’이 언론의 의도가 담긴 제목 탓에 불거진 것과는 별개로 신혼부부와 어린아이 2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용면적 44㎡, 21평형 아파트가 넉넉하지는 않다. 주택법에서 고지하고 있는 4인 가족 최저주거기준 43㎡(13.01평)은 간신히 넘긴 수치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20세기 초반 이미 논의, 도입된 최저주거기준은,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건설교통부 고시로서 주거기준이 제시되고 2003년 주택법에서 공식 도입되었다. 이후 20년 가까이 주거복지와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이자 목표로 활용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면적 및 방의 개수, 시설기준, 구조·성능·환경 기준으로 구성된다, 도입 당시 1인 가구 기준 12㎡였으나 2011년 개정 당시 신체 치수의 전반적 증가 등을 고려해 가구원수별 최소주거면적을 상향 조정했다. 따라서 1인 가구 기준 현재 14㎡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2049만 가구 중 주택법상 최소주거면적 미달가구는 현재 5% 정도다. 2000년 도입을 논의하던 당시 최소주거면적 미달가구의 비중은 23.4%였던 걸 고려하면 한국의 주거환경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최저주거기준의 적용을 받는 제도권 안의 ‘미달가구’가 줄어드는 사이, 그 적용을 받지 못하는 ‘누락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저주거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인구가 점점 많아져서다. 최근에는 셰어하우스가 늘어나면서, 거실이나 화장실을 공용으로 사용할 경우, 공유하는 공용 공간과 개별 방의 면적을 단순 합산할 수도, 또는 개별 방의 면적만으로 최저주거기준을 적용할 수도 없는 점이 쟁점이 되었다.

이에 정부도 주택법상 ‘공유주택’의 유형을 신설해 최저주거기준의 합리적인 적용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자체는 조례 등을 통해 고시원의 경우 화장실과 주방 등이 없는 개별 개인실의 경우는, 이를 포함하여 계산하는 ‘최저주거기준’보다는 낮지만, 최소한 6~7㎡는 넘도록 규정하기도 한다.

최소주거면적은 그야말로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주거의 최저 선을 정한 것이다. 공공임대아파트의 평형이 소형 평형에 집중된 이유는 최소주거면적보다 살짝 더 넓은 평형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거의 ‘하한선’ 보다는 ‘지향점’의 차원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개념이 ‘유도주거기준’이다. 최저기준에서는 1인 가구의 경우 방 1개에 14㎡라면, 유도주거기준에서는 1인 가구도 생애주기의 상당기간을 1인 가구로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해 방 2개에 33㎡로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고 설정했다. 주거기본법을 통해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구체적 기준을 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논의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국토부는 2018년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정계획에서 기존의 최저주거기준을 개편하고 장기적으로는 유도주거기준을 보다 구체화해 ‘적정주거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사실 최저주거기준을 확대하거나 혹은 적정주거기준을 도입한다고 해도 문제가 남는다.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을 할 규정을 만드는 것도 법적으로 굉장히 어렵거니와, 현실에서도 오히려 비제도영역의 사각지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아예 주민등록단계에서부터 최저주거기준을 초과하게 만들 추가 인구의 거주 등록을 받지 않는 나라들도 있는데, 주거보조비를 받기 위해서는 실거주 등록을 해야 하므로 대체로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는 편이지만, 부작용의 한 예는 다음과 같다. 단기간이라도 부모의 일터 근처에서 가족이 함께 살고자 하는 가족의 경우에, 도저히 원하는 입지에서 집을 구하지 못할 경우, 가족이 서류상으로 혹은 실제로 떨어져 살거나, 지나치게 먼 통근 거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가족에게는 ‘1인당 최소면적’ 보다는 (꼭 낯선 곳에 정착해야 하는 이주민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최저기준의 예외조항을 함부로 둘 수도 없다는 것에 있다. 더욱이 물리적인 건축물인 주택은 임금하고 달라서, 경제상황에 따라 면적을 쉽게 늘리거나 줄이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처벌규정이 없거나 적용하기 곤란하고 미달가구와 누락가구의 해소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최저주거기준이나 적정주거기준, 유도주거기준의 실효성 및 정당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는 다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3) 공공임대주택 정책, 집값을 당장 낮출 수 있을 것인가

급등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을 잡기 위한 해법 중 하나가 대규모 분양 공급론이다. 수요가 많은 지역에 대단위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시세보다 싼 분양가로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서 집값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공임대를 늘려 집값을 잡겠다고 하니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13평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문 대통령이 서울과 수도권 집값 해결을 위해 공공임대확대에 무게를 두겠다는 인상을 남겨서다. 문 대통령이 화성동탄 행복주택에 간 이유가 한국주택공사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LH의 국민임대주택 공급 100만호 기념 단지기 때문이다.

현재 집값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가 있긴 하다. 바로 금리인상이다. 최근 2~3년간 한국의 서울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주요 서방국가 주요 도시 내 부동산 값은 계속 폭등 중이란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은 분분하지만 초저금리를 빼놓을 수 없다. 갈 곳 없는 시중의 자금들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을 막을 방도는 다시 금리를 올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는 극약처방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부동산 잡겠다고 국가의 경제를 막다른 길로 몰고 가는 것이다. 저금리에도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역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급등세를 당장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반전 카드가 되기 힘들다. 애당초 공공임대주택 정책 자체가  부동산 인기지역 시장의 가격을 잡기 위한 정책이라고 보긴 어렵다. 현재의 잔여적 복지차원의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자와 서민을 위해 국가가 임의로 시장에 개입해 시세보다 저렴한 집을 공급 조건에 맞는 계층에게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통계청이 지난 6월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8년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 3191만 원이다. 이중 금융자산이 24.5%, 실물자산 75.5%으로 가구당 평균 부채는 7910만 원, 순자산액은 3억 5281만 원이었다. 연령대별 순자산액 규모는 50대(4억 24만 원), 60세 이상(3억 6804만 원), 40대(3억 6278만 원), 30대(2억 3723만 원), 30세 미만(7796만 원)이었다.

재건축 과정에서 행복주택 공급을 전제로 인허가가 났던 송파 헬리오시티 단지. (사진=김용운)

그러나 서울의 경우 32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가는 최소 9억 원 선을 상회하고 있다. 강남권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만약 9억 원이 분양가라면 LTV를 풀어 대출을 50%까지 해준다 해도 4억 5000만 원의 현금자산이 있어야 한다.

아파트 단지의 입주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의 확대 공급이 당장 치솟은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을 낮추기는 어렵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공공임대주택 확대 및 공급은 3.3㎡당 3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다수의 가구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에 덧씌워졌던 사적 민영주택보다 좁은 평형과 부족한 시설, 불편한 입지 등의 단점을 극복할 경우 사적 민간임대에서의 전월세난이나 잦은 이사의 고통을 줄여주는 대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이 상당한 정도로 분리된 한국 주택부문에서 임대주택의 공급시 즉각적인 매매가격의 변동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사실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상 공공임대주택을 민영아파트보다 더 좋게 짓는다는 발상 자체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1990년대 이전에는 민간주택에 들어갈 자원 조차도 수출주도형 경제발전 전략의 우선순위에 밀려야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민간건설시장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적 차별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 사회도 GDP 3만 달러 시대에 돌입했고 80년대 90년대 기준의 공공임대주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국민들의 눈높이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공공임대주택도 달라져야 한다. 그런 기조는 정권의 성향과 관계없이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사업이었던 행복주택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행복주택은 철도역 주변, 도심의 유휴지 등을 활용해 입지가 좋은 곳에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하겠다는 게 본래 취지였다. 그간 공공임대주택을 주로 교통이 편하지 않았던 곳에 공급했던 탓에 공공임대에 대한 편견을 낳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주택 입주 자체를 반대하는 지역 내 목소리가 컸고 철도역 부지 등에는 건설비가 너무 커져서 결국 대단위 행복주택은 주로 2기 신도시 외곽 부지에 들어서게 됐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동탄화성 행복주택 역시 그런 측면에서 1인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평형의 수요는 많지 않아 몇 차례 입주자 공고를 다시 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보았던 전용면적 44㎡ 신혼가구 유형의 입주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5000만 원 보증금에 월 30만 원 정도로 8년가량 거주가 보장되는 집이자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잘 구비 된 신축 단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상징적인 단지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94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에도 행복주택이 포함됐다. 헬리오시티는 재건축 과정에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헬리오시티 내 소형 평형의 1401가구가 행복주택이다. 2018년 모집 당시 1만 6744명이 신청해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전용면적에 따라 임대보증금은 7440만 원~1억5200여만원 선이었고 월 임대료는 26만400원~53만2400원이었다. 소평 평형을 감안해도 송파구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급등의 본질은 결국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싶은 사람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그리고 매매시장과 임대부문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교육과 의료, 직장, 문화 등의 압도적인 인프라 경쟁력 외에도 이곳의 부동산을 소유하면 자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오히려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적은 인기지역으로 몰린다.  국토 공간구조 재조정 차원에서의 접근 없이는 서울에 아무리 아파트를 공급한들 서울 집값 급등의 동인을 막기 어렵다. 서울 공급론의 반론은 그 지점에 있기도 하다. 목 마르다고 바닷물을 주는 우를 국가가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갈증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가격상승을 부채질할 우려도 있거니와,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출규제완화정책을 구사하기 어렵다면, 임대부문과 자가부문의 간극을 메꿀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질문은 다시 첫 번째 화두로 돌아간다. 언론은 과연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판을 만들고 있는가?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정책위원장

주네덜란드한국대사관 선임연구원, 서울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장, 민선7기 서울시 공약조정위원회 <더깊은 변화위원회> 위원 등 역임. 새사연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주택제도와 거버넌스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는 중이다. 도심 편입 버스종점부지 복합화로 커뮤니티 시설과 사회주택을 짓는 건축학과 졸업작품으로 ‘대한민국 건축대전’에 입선한 이래 도시계획과 주택정책 분야로 옮겨와 사회주택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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