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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담회] 秋-尹 싸움과 검찰개혁, 文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

by | 2020년 11월 26일 | 정치, 집담회


추미애-윤석열 싸움의 본질은 무엇인가? 권력기관인 검찰의 개혁인가, 아니면 문재인 정권의 검찰 장악인가? 찬반 여론은 더할 나위 없이 팽팽하다.
<피렌체의 식탁>은 추-윤 싸움을 둘러싼 깊은 속내를 살펴보기 위해 ‘정치 집담회’를 열었다.
다섯 명의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가 검찰을 통제하려는 정치권력과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검찰권력의 대립이라는데 동의했다. 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법을 뛰어넘는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자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국정의 쟁점 사안들을 사법부가 재단하게 되는 ‘정치력의 빈곤’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추-윤 두 사람의 거취와 관련해선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뜻밖의 예측이 나왔다. 윤 총장은 정치판으로 자의반 타의반 빠져들고 있지만 야당 안에도 비토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거다. 당내의 기득권 구도에다 윤 총장으로부터 사법처리를 당한  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추 장관은 이미지 추락에도 불구하고 친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여권 차기주자감 3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자유롭고 솔직·발랄한 토크를 위해 역시 필명(筆名)으로써 다섯 명의 대화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

1. 정치의 사법화 vs. 사법의 정치화

#검찰을 통제하려는 정치권력과

  ‘무소불위’의 검찰 기득권 대립
#정치적 사안들이 사법 영역으로  
  사법부가 통치권 영역도 떠맡아 

▲피터팬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처분을 전격 발표한 뒤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여당이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반면, 야당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정치적 싸움이 시작된 느낌이다.

▲코스모스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이번 충돌을 추미애-윤석열 두 사람의 독특한 성격 때문에 벌어진 걸로 보면 안 된다. 역대 장관이나 총장과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스타일이 사태를 증폭시킨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검찰을 통제하려는 정치권력과 무소불위의 권한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검찰권력 사이의 대립이 깔려 있다. 이 부분을 놓치면 안 된다.
둘째, ‘정치의 사법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과거에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싸우면 대통령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서 큰소리나지 않게 조정하거나 어느 한쪽을 정리했다. 정권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고도의 정치적 사안을 사법의 영역으로 끌고들어갔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정치의 사법화’라고 본다.
법조인 출신 정치 지도자가 늘어나는 현상, 그리고 정치의 사법화가 가속화하는 현상은 상호 관계가 있다. 문 대통령이나 추 장관, 윤 총장 모두 사법고시에 합격한 법조인 출신이다.
정치는 옳고 그름을 다투는 게 아니라 우리 편과 다른 편으로 무리를 짓는다.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사법의 영역, 특히 형사법 영역에서는 ‘옳고 그름’, ‘유죄와 무죄’가 있을 뿐, 절충과 타협이 불가능하다. 좋은 법조인이 좋은 정치인이 되기 어려운 이유다.

▲어령
정치의 사법화가 아니라 사법의 정치화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법기관들이 은연중 정치적 판단과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내년 7월까지 직무집행정지 취소소송을 둘러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 그래서 핵심은 한두 달에 결과가 나올 가처분 소송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왜냐하면 7월에 임기가 끝나면 소(訴)의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코스모스
윤 총장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상, 이를 담당할 행정법원 부장판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행정법원 판사가 헌법과 정치에 대한 식견과 경험을 얼마나 갖고 있을지 의심스럽다. 단순히 행정법 수준의 지식으로 추미애-윤석열 싸움의 승패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권위와 대한민국 국격을 좌우하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기가 막히지만 그게 현실이다. 정치의 사법화가 가져오는 필연적 비극이다.

▲반반
행정법원 부장판사 중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나이에 사법연수원 27~29기가 대부분인데, 23기인 윤 총장과 조금 차이난다. 가처분 신청에 대해선 1~2주 안에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가오리
결국 최종 판단은 사법부가 내리게 됐다. 여태까지의 주요 국정사안, 예컨대 대법원의 징용공 문제 판결이 대표적이었는데, 법원에서 갈수록 통치권 영역을 더 많이 떠맡고 있다.
공교롭게 추 장관이 발표한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게 ‘재판부 사찰’ 혐의다. 추 장관과 법무부가 행정법원 심판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법부가 이번 사태의 결정권을 갖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다. 추 장관 논리대로라면 사법부 또한 윤석열 검찰의 피해자다.
검찰에 의한 사법부 사찰 의혹에 대해선 여러 가지 증언이 나온다. 사찰이냐 아니냐는 공방 속에서 당사자들의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은 기소독점권을 갖고 있는 유일무이한 권력기관으로서 검찰, 그 검찰의 적정한 활동반경은 어디까지인지로 의혹이 확대될 것이다. 바람직한 사법제도, 사법기관 간의 예의와 지켜야할 선(line)의 문제다. 참고로 검찰 내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실무 요원들은 우수하다. 각 부처나 주요 기관에서 나오는 온갖 정보를 수집·분석한다. 경찰이나 다른 기관과 달리 이들에겐 10년이고, 20년이고 부서 이동이 없다.

2. 검찰개혁은 순항할 것인가

#절정 치닫고 있는 검찰개혁 논쟁 
  ‘살아있는 권력’은 검찰인가, 정권인가
#본질은 엘리트와 대중 간의 권력투쟁
  ‘무소불위’ 자의식에 휩싸였단 비판도
 

▲가오리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대립하게 된 배경의 근원은 검찰개혁이다. 민주주의의 성숙 단계를 거치면서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군, 정보기관, 언론의 순서로 힘이 빠졌다. 그 빈 공간은 선출된 권력이나 시민이 채워왔다. 이제 검찰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하고 자의적 기소와 수사권의 남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그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였고 지지자들의 여론이었다.
반면 야당 지지자들이나 검찰은 ‘여전히 가장 큰 문제는 선출된 권력 또는 그가 임명한 권력’이며 이들의 비리를 찾아내 처벌받도록 하는 게 검찰의 최고 사명이라고 보고 있다. 두 가지 상반되는 의견이 지난 몇 년간 물밑과 물위에서 다투어왔다. 이제 윤 총장의 직무배제로 이 논쟁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느낌이다.

▲반반
윤 총장은 지난 3일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들과 만났을 때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을 ‘현재 권력’으로 설정했지만 국민 상당수는 ‘검찰 = 살아 있는 권력’으로 보고 있다. 현직의 검사나 검찰 조직, 그들의 기소권 남용이나 비리를 향한 비판은 여전히 맹수를 향한 비판처럼 두려운 일이라는 게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결과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려 한 것은 비판받을 소지가 많지만, 대통령과 청와대도 조국 법무부장관 지명과 임명, 윤 총장 임명 과정에서 인선과 검증을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령
이 싸움의 본질은 엘리트 집단과 대중 간의 권력투쟁으로도 볼 수 있다. 윤 총장을 비판하는 이들은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검찰 중심’의 사고에 빠져있다고 주장한다. 민주화 이후 모든 권력과 기득권층이 약화됐지만 검찰의 힘은 거꾸로 비대해지고 막강해졌다. 검찰 조직이 스스로 ‘무소불위’란 자의식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3. 대통령의 리더십과 통치권

#문 대통령의 침묵은 리더십의 부재?
  제왕적 대통령 벗어나
법 지키려는 것
#법정 싸움 격화될 경우 통치권에 상처
  결단 내릴 시점 놓쳐 레임덕 가능성도    


▲피터팬

문재인 대통령은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의중은 과연 뭘까? 참여연대는 “최종 인사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의 침묵은 사실상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겠나. 윤 총장이 가처분 신청을 내고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항명으로 볼 수 있다.

▲가오리
야당이나 일부 시민단체는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을 비판한다. 내가 보기에, 문 대통령이 발언할 시점은 크게 봐서 이런 국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는 앞으로 적정한 상황에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을 함께 경질하게 될 때다. 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가처분을 기각했을 때, 또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안이 법무부 징계위를 통과했을 때가 아닐까 싶다. ‘같은 날 두 사람을 날려야 한다’는 얘기는 그간 여권 내부에서 많이 나왔다.
또 하나는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정족수를 하향 조정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졌을 때다. 민주당은 현행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하도록 돼 있는 조항을 ‘7명 중 5명’으로 변경하려 한다.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더라도 나머지 5명이 찬성할 경우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정도로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 한 문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입장을 밝히진 않을 거다.

▲코스모스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는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 아니라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다. 장관이 알아서 하고 그 책임은 추 장관이 지라는 것이다. 추미애 장관이 대통령의 침묵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대선 캠프 구성을 둘러싸고 추미애 당 대표가 임종석 비서실장 경질을 요구한 적이 있다. 또한 대통령 취임 뒤엔 당정청 고위관계자 정례회의는 추미애 당 대표 임기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야 만들어졌다.

▲피터팬
추-윤 두 사람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한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이번 사태는 추 장관이 단독으로 밀어붙였다기보다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소통이 있었을 거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

▲코스모스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무능한 대통령일 수 있지만, 법을 어기는 대통령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으로부터 발표 직전 보고를 받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별도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내놓으란 얘기냐?”고 되물었다. 왜 그랬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소심해서일까?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었다. 국정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여당 총재를 겸임했다. 당정청 인사권을 모두 가졌다. 통치권이란 이름으로 합법과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었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따라서 국정 전반에 대한 책임 추궁이 가능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 총재가 아니었다. 오히려 당정 분리를 했다. 국회의 법안 통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그래서 국정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한 일이었다. 하지만 야당과 언론, 유권자는 관성적으로 국정의 총체적 책임을 물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무척 억울해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처럼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음에도 부당한 방식으로 여당과 국가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지금 감옥에 가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당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는다. 법을 어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수록 정치적 리더십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오리
문 대통령에겐 참 묘한 구석이 있다. 그는 ‘발언하지 않는 것으로 발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양쪽으로 갈려 ‘도대체 대통령의 속뜻은 뭐냐’고 물을 때 그는 입을 열지 않는다. 뭔가 입장을 천명하면 갈등이 더 깊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 사람들이 대통령의 입장을 헤아려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새로운 리더십 스타일이다.
이번 추-윤 충돌 사안만 놓고 보면 대통령은 이미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20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데 대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동의했다. 추 장관이 직무배제명령을 내리겠다고 했을 때도 청와대와 상의했을 것이다. 그러면 입장은 이미 나온 것 아닌가. 더 이상 공개적 언급을 하면 긁어 부스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어령
윤석열 총장은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할 태세다. 검찰조직 구성원들도 동조하고 야당 지지층도 가세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법적 다툼으로 격화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이나 통치권은 크게 상처받을 수 있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할 사안인데 정치적 타결을 짓지 못한 채 사법부와 판사의 결정에 따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코스모스
약간의 타격은 있겠지만 레임덕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도덕성이나 비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문 대통령의 정체성인 ‘진정성’이 아직은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4. 윤석열의 운명

#秋의 강공, 반대 여론이 약간 우세
  尹, 자의반 타의반 정치입문 가능성
#검찰 중심 사고로는 정치 못할 것
  ‘反文 선봉장’에서 ‘계륵’ 될 수도 

▲피터팬

추 장관의 강공에 대한 여론 동향을 보면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약간 우세하다. 추 장관의 정치적 이미지도 크게 추락했고 윤석열은 사실상 ‘식물 총장’으로 전락했다. 결국엔 문 대통령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큰데 윤석열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코스모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안을 그냥 법원의 판단에 맡길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고도의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이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다. 행정기관 간의 대립에 대통령이 부당하게 불법적으로 개입할 순 없다고 생각할 거다. 정치인이 아니라 법조인의 유전자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반
윤 총장은 지난번 대검 국정감사 때 “퇴임 후 시간을 갖고 나라와 국민을 향해 봉사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추-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마당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치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추 장관과 집권여당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윤 총장은 정치판으로 밀려들어가고 있다. 본인으로선 살기 위해서 모든 걸 던져 투쟁할 것 같다. 그런데 야당의 스탠스가 묘한 것 같다. 윤 총장을 반문(反文) 정서의 선봉장으로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막상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야당 쪽에 합류할 경우 ‘계륵(鷄肋)’처럼 생각한다는 분석이 많다.

▲코스모스
윤석열 총장은 한때 “나는 정무감각이 꽝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무감각은 단순히 여야 간의 유불리에 대한 얄팍한 감각이 아니다. 정무감각의 요체는 가치와 이념, 역사의식과 세계관이다. 윤 총장은 정치의 기본요소인 경제 및 외교안보에 대한 식견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일이다. 따라서 윤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이 아니라면 정치를 할 수 없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심지어 장제원 의원이나 국민의힘 당원들조차 이를 잘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윤석열 대선후보론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가오리
윤 총장이 현직에서 물러나면 신변 보호를 위해서라도 일정한 정치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 성향 유권자층에서는 차기 주자감으로 상당 기간 압도적으로 1위를 지킬 것이다. 이런 추세가 오래 갈지, 야당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정치인으로 변신할지는 좀 다른 문제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에도 ‘검사 윤석열’에 대한 비토세력이 많은 걸로 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수사하고 보수쪽 인사들을 더 많이 사법처리했기 때문이다.

5. 추미애의 시간

#민주당 주인은 친문 성향 권리당원 
  윤 총장 공격하는 건 그들 의식한 것 
#추 장관에 대한 친문 세력 지지 상승
  兩李 이어 여권 차기감 3위 가능성 


▲피터팬

추-윤 다툼은 한국헌정사에서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추 장관에 대한 친문 세력의 지지는 높아지고 있다. 검찰 내에도 윤 총장을 비판하는 이도 적잖다고 한다. 이번 사태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나 더 나아가 2022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민주당으로선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다.

▲가오리
이래저래 내년부터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그라운드를 바꿔 2회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추장관은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이재명에 이어 여권 차기 주자감 3위로 떠오를 것 같다. ‘2강1중’ 구도가 생기는 것이다.

▲코스모스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선거를 중도층이 좌우하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 편을 투표장에 많이 끌고 가는 쪽, 여론조사에서 끝까지 전화를 끊지 않고 답변하는 쪽이 이긴다. 확증편향의 시대요, 분노를 조직화하는 시대요, 포퓰리즘의 시대다.
더구나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나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는 아직 멀었다.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1년은 여론이 두세 번 뒤집힐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더불어민주당의 주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親)문재인 성향의 정치인들이 당선되는 것은 문 대통령보다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의 뜻이다. 문 대통령의 뜻이 곧 친문 권리당원의 의사는 확실히 아니다. 지금 추 장관의 말과 행동은 친문 권리당원들을 의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다. 이 점을 착각하면 안 된다. 민주당의 주인은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이다. 추미애 장관은 그들의 뜻에 따라 윤 총장을 몰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가오리
추 장관이 정치적으로 크게 부각됨에 따라 여권 차기 구도가 연말연초쯤 여러 명이 함께 뛰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이낙연-이재명, 양이(兩李) 구도가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지지율을 확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어왔다. 아예 여러 명을 투입해서 차기 경선 판을 흔들 필요성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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