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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편집 2020. 11-23.17:32

[류동수 교수 인터뷰] 한국 천문학은 왜 노벨상을 못 받나? ‘빅 사이언스’ 주도 역량부터 갖춰야

by | 2020년 11월 2일 | 기획 · 연재, 최준석의 '과학과 세상 사이'

류동수 한국천문학회 회장은 천체물리학자다. 천문학은 요즘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과학 분야인데, 노벨상 수상자를 최근 4년 중 세 번이나 배출했다. 올해에는 블랙홀, 지난해엔 외계 행성, 2017년에는 중력파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이 상을 받았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이 천문학 분야에서 나온 게 계기가 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교수인 류동수 회장(60세)과 지난달 28일 전화 인터뷰를 하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좀체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또한 우리 천문학의 현주소와 함께 천문학 강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한국 사회가 뭘 지원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류 회장은 “천문학 분야의 선도국가들은 노벨상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빅 사이언스(Big Science)를 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그런 프로젝트를 만드는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장비 구축에 남보다 적지 않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의 말대로, 한국은 천문학 선도국가에 비해 천문학 커뮤니티 규모도 작고, 보유 장비 수준도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류 회장은 현재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파망원경 간섭계인 SKA를 예로 들었다.
※SKA는 ‘Square Kilometre Array’의 약자인데 ‘제곱킬로미터 간섭계’로 번역된다. 현재 최고의 전파망원경 간섭계(ALMA)보다 훨씬 넓은 1㎢ 면적에 전파망원경들을 다수 배치하며, 망원경의 민감도가 기존 장비의 50배에 달한다. 이 시설은 2020년대 후반 남반구에 들어설 예정인데, 시설의 절반은 호주, 나머지 절반은 남아공의 사막에 설치된다.

류 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SKA를 세우는 목적은 분명하다. 몇 개의 과학 목표를 갖고 있는 데, 초기 우주의 ‘재이온화’ (reionization) 관측, 우주 전체에 어떤 자기장이 어떻게 깔려있는지를 알아보는 우주자기 (Cosmic Magnetism) 연구, 펄사(Pulsar)를 이용한 중력파 검출, 생명체가 있는 외계행성 관측, 은하 형성 및 진화 규명이 그중 일부다.”

그는 이어 “이런 연구들이 성공해야 그중에서 노벨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려면 사이언스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한국이 주도해야 하고, 프로젝트 리더가 되어야 한다. 물론 수천억 원대의 장비 구축도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도 SKA에 참여 예정이나, 한국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류 회장은 “천문학은 순수과학이어서 한국 정부의 투자가 늦었고, 아직도 천문학의 인력 양성과 장비에 대한 투자는 크게 부족하다”라면서 안타까워했다.

류 회장은 이를 타개할 구체적인 방안을 몇 가지 제안했다.
최근 국내 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함께 추진 중인 중성미자 망원경인 KNO(Korean Neutrino Observatory)와 같은 빅 사이언스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며, 카이스트(KAIST) 등 네 개의 과학기술원에서도 천문학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기초과학연구원(IBS) 안에 천문학 분야 연구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류 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한국 천문학이 노벨상을 수상할 만한 연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가?
-오늘날 천문학 연구는 장비가 중요하다. 그런 장비들은 개인이나 대학 차원에서 마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장비들은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한다. 천문학 연구의 선도국가에 비해 장비가 크게 뒤떨어져 이것부터 보강할 필요가 있다.

▲천문학계의 인재 풀은 어떤가?
-노벨상을 받으려면 커뮤니티가 중요하다. 한국천문학 커뮤니티 규모가 작다. 현재 규모로는 세계적인 선도 연구자가 나오기 어렵다. 한국은 일본과 비교하길 좋아하니, 일본 사례를 얘기해보자. 일본이 인구 면에서 한국의 2.5배이나 천문학자 수는 5배 가량 많다.

▲천문학 분야에 일반인의 관심도 큰 편인데 왜 그렇게 인력이 적은가?
-천문학은 한국에서 늦게 시작했다. 물리, 화학, 수학이 상대적으로 빨리 시작된 것과 좀 다르다. 물리는 인구 대비 학자 수가 꽤 된다. 천문학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천문학자와 물리학자의 수가 1대3 정도라고 한다. 한국은 천문학자에 대비한 물리학자 수가 5~10배이다. 가령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학생 수를 보자. 물리 전공자의 경우 매년 40명이 넘는데, 천문학은 10명 안팎인 걸로 안다.

▲천문학자의 수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천문학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되었고, 정부의 순수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면서 그런 현상은 계속 연장되었다. 천문학은 돈 버는 것과는 별 관련이 없는 순수기초과학이다. 물리만 해도 좀 다르다. 같은 기초과학에 속하지만 물리 속에는 응용 및 원천 기술과 관련된 분야인 물성, 플라스마 물리학 등이 있다. 그래서 정부가 그간 물리에는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반면 천문학에 대한 육성과 투자는 미진했다고 본다.

▲천문학 선진국들은 천문학을 어떻게 키웠나?
-과학의 역사를 보면 천문학은 가장 먼저 발달한 과학 분야 중의 하나다. 예를 들면, 영국의 아이작 뉴턴은 중력 법칙을 발견한 걸로 유명한데, 그의 중력 연구는 천문학자 케플러의 연구에 근거한다. 케플러 법칙이라고 우리가 배운 게 그것이다. 영국은 16~17세기에 천문학 비중이 컸다. 그리고 해양으로 뻗어나가면서 천문학 연구를 정책적으로 많이 장려했다. 영국 선박들이 바다에서 어디를 항해 중인지 그 좌표를 구하기 위해 천문학 연구가 필요했다.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는 천문학 연구도 했지만, 제국(帝國)으로 발돋움하면서 그런 연구에도 힘을 쏟았다.

▲미국은 어땠는가?
-미국 천문학은 개인 기부로 큰 천문대를 세운 덕에 발전했다. 거부(巨富)들이 큰돈을 기부해 만든 민간 천문대가 많았다. 에드윈 허블이 1929년에 우주의 팽창을 관측으로 알아낸 천문대가 있다. LA 북쪽에 있는 윌슨 산(山) 천문대다. 이것도 개인 기부로 설립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망원경 장비의 현주소는 어떤 수준인가? 보현산에 있는 망원경이 국내 최대인 걸로 알고 있는데 1.8m 구경이다. 이에 비해 일본이 미국 하와이에서 운영 중인 스바루 망원경은 8.2m 크기인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최근 제미니 망원경(하와이와 칠레 소재)에 지분투자를 했고, 칠레에 건설 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에도 투자하는 등 추격을 위한 노력을 해오지 않았나?
-망원경에는 광학망원경, 전파망원경, 우주망원경이 있다. 광학망원경을 통해서는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으로 관측한다. 광학망원경 분야는 제미니 망원경에 지분 참여를 해 1년 365일 중 보름 정도는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GMT는 건설 중이다. 이것이 완공되면 지상 최대 사이즈의 광학망원경 중 하나가 된다. 1년 중 보름에서 한 달가량 한국이 사용할 수 있다. 광학망원경 쪽은 비교적 상황이 좋다. 전파망원경은 한국이 KVN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탐라대, 울산대 세 군데에 있는 전파망원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에 또 한 대를 짓고 있으니, 곧 4곳에 전파망원경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전파망원경은 상당히 우수한 장비이기는 하나,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장비는 아니다. 중급 수준이다.


▲세계적인 전파망원경 간섭계의 운영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
-칠레 아카타마 사막에 ALMA (Atacama Large Milimeter Array,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가 있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투자해서 세웠다. 현재 세계 최고의 전파망원경 간섭계이다. 전파망원경 수십 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한다. ALMA에는 한국이 운영비 일부를 부담하면서 참여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금성 대기에서 생명체가 내뿜었을 것으로 보이는 기체가 발견된 적이 있다. 인화수소는 지구 밖 행성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생명의 신호라고 해서 주목받았다. 이 기체 관측도 ALMA를 갖고 한 연구다.
위에서도 언급했는데, 현재 유럽이 중심이 돼 추진하는 SKA가 있다. SKA는 수조 원이 들어가는 빅 사이언스다. 한국은 10년에 걸쳐 SKA에 수백억 원 정도의 건설·운영비를 부담하면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SKA를 주도하는 나라가 부담하는 돈은 수천억 원이다. 이에 비교하면 한국이 부담하는 액수는 작은 편이다.
SKA는 전파 망원경을 다수 만들고 이들을 연결해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관측한다. 이런 전파망원경들 시스템의 절반은 남아공의 사막에, 다른 절반은 호주의 사막에 세울 예정이다. 남반구에 세우는 이유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남반구에서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KA는 ALMA와 관측하는 전파의 파장대가 다르고, 시설 규모도 훨씬 크다. 한국은 SKA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도적인 역할은 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노벨상과 이어질 수 있는 빅 사이언스를 주도하기 어렵다.

▲SKA의 건립 목표는 무엇인가?
-SKA는 초기 우주의 ‘재이온화’ 현상을 관측하려고 한다. 좀 어려운 말인데, 137억 년 우주가 탄생했을 때 초기에는 중성인 물질들로만 차 있었다. 그러다가 우주 탄생 후 4억 년쯤 되었을 때 최초의 별이 나타나면서 거기에서 나온 에너지로 인해 수소와 헬륨 입자가 전자와 핵으로 분리되었다. 음극과 양극의 전기를 띤 이온들로 쪼개진 것이다. 현재 우주공간에 이온화된 입자로 가득 차 있는 건 그때의 사건 때문이다. 이걸 ‘재이온화’라고 한다.
그리고 우주 자기 연구는 이런 거다. 우주 전체에는 자기장이 가득 차 있다. 우주에 어떤 자기장이 어떻게 깔려 있는지를 알아내는 우주 자기 연구다. 그리고 펄사(준항성)를 이용한 중력파 검출도 시도한다.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행성도 연구하고, 은하의 형성과 진화도 연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광학망원경, 전파망원경 말고 우주망원경 장비에서 한국의 현실은 어떤지 말해 달라.
-우주망원경은 작은 것 하나를 지구궤도에 올리려 해도 조(兆) 단위의 돈이 들어간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많이 뒤처져 있다. 미국은 NASA(항공우주국)가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으며, 허블망원경이 가장 널리 알려진 우주망원경이다. 한국은 NASA 등과 공동 프로젝트로 몇 개의 작은 우주 관측장비를 한국천문연구원이 쏘아올린 바 있다. 미국이 1톤의 우주망원경 위성체를 올린다면 한국은 지금까지 100㎏ 미만의 관측장비를 올린 수준이다.
광학관측, 전파관측, 그리고 X선/감마선 우주관측 말고도 현대 천문학은 다른 신호를 관측하고 있다. 우주선(Cosmic Ray), 중력파, 중성미자 관측이 그것이다. 이런 걸 다 하는 게 현대천문학의 추세이며, 이를 ‘다중신호천문학’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광학천문학에서 시작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전파천문학으로 확장되었다. 이어 X선과 감마선을 포함하는 다파장천문학을 거쳐, 최근에는 다중신호천문학이 등장했다.

▲다중신호천문학에 관해 들은 바 있다. 국내 현황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현재 한국 천문학계에서는 중력파 관측을 위한 프로젝트, 중성미자 관측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내가 좀 자세히 알고 있는 프로젝트가 중성미자 관측 프로젝트인 KNO (Korean Neutrino Observatory)다.
여기에 대해서 좀 자세히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중성미자는 매우 가벼운 입자다. 천체에서 오는 우주 중성미자를 관측할 수가 있는데, 이런 중성미자 관측에선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천문학 정비를 세우기에 입지가 좋지 않으나, 중성미자 관측소를 건립하기 위한 여건은 좋다.
중성미자 망원경은 방사능 잡음이 작은 곳에 구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땅에 세워야 한다. 중성미자 천문학은 보통 땅속 1㎞로 들어간다. 광학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은 대기에 오염물질이 많고 사람이 많이 사는 한반도 남쪽에서는 불리하다. 그래서 한국에 설치할 만한 대형 천문학 장비는 중성미자 망원경인 KNO다. 한국 물리학계와 천문학계는 차세대 중성미자 연구 장비로 KNO를 추진 중이며, 현재 교수·연구원 등 100명 정도가 함께 하고 있다. 기획연구를 11월까지 끝내고 그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한다. 성균관대 유인태 교수가 중심이 돼 기획연구 작업을 진행해 왔다. 기획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예산타당성 검토를 위한 신청을 해야 한다.
※중성미자 연구로 유명한 곳은 일본의 도쿄대 우주선연구소다. ‘하이퍼 가미오칸데’ 시설을 짓고 있으며, 이전 시설인 ‘가미오칸데’와 ‘슈퍼-가미오칸데’로 노벨물리학상을 두 차례 받은 바 있다.

-KNO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서울대에 있었던 김수봉 교수를 비롯한 물리학자와 나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이 KNO를 만들어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런데 어려움이 많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은 큰 규모의 과학 장비를 신청하는 시스템이 없다. 10억~100억 원 대 연구에는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과기정통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신청한다. 그런데 그 이상 액수, 즉 1000억 원을 넘으면 그걸 신청하는 통로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내 생각엔 과학계에서 이런 규모의 빅 사이언스를 해본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지 않나 싶다. 가령 대전에 짓고 있는 중이온가속기와 차세대 방사성가속기를 보자. 이런 조 단위 투자는 시스템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등에서 과학기술의 수요가 있었기는 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정치적인 결단도 역할을 했다.
그런데 기초과학 선도국가는 좀 다르다. 이들 국가는 대형 장비를 신청 받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학자들이 그룹을 만들어 경쟁적으로 대형 장비 구축이 필요하다고 신청한다. 예를 들어 미국 NASA나 일본 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우주 프로그램이 그렇게 진행된다. 특정 대형 장비를 만들면 이런저런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연구 제안서를 제출한다. 경쟁률이 10대 1, 그렇게 된다. 이렇게 신청을 받아선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심사과정을 거친다. 우리도 학자들이 좋은 빅 사이언스를 많이 만들어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제대로 선정,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KNO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의 대화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
-정부의 해당 부처 담당자와 고위 간부, 그리고 필요하면 정치인도 만나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학자들이 그런 걸 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 한계가 있다.

▲한국 정부는 천문학 연구를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천문연구원은 충분히 지원받고 있는지?
-GMT, ALMA, SKA 등에 대한 한국의 참여는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 서울대 교수)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크면, 가령 500억 원 이상 규모가 되면 천문연구원 차원에서도 진행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천문연구원은 천문학 기준에서 보면 중소 규모의 장비를 갖고 하는 연구를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전에 있는 IBS는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분야에 걸쳐 수십 개의 연구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천문학 분야의 연구단은 없다. 천문학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만 막상 선정되지는 않았다. 올해, 작년 그리고 2017년 연속해서 천문학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았다. 기초과학의 새로운 발견, 자연과 우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및 사고를 바꿀 수 있는 큰 발견이 천문학에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한국이 이런 추세를 따라잡으려면 IBS에도 천문학 연구단을 몇 개는 만들어야 한다. 또한 4대 과학기술원과 같은 곳에서 천문학자를 비롯한 순수기초과학 연구자를 교수로 뽑았으면 한다. 특성화 대학인 4대 과학기술원에 천문학자는 거의 없다.
※4대 과학기술원은 카이스트(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카이스트에 천문학자가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천문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어디인가?
-서울대, 연세대, 세종대, 경희대,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가 생각난다. 전북과 전남에는 천문학과가 없다. 영남도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에 천문대기과학전공으로 절반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에도 없다.

▲천문연구원, 항공우주연구소라는 두 개의 연구소로 우주개발 및 연구가 분리되어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분리된 시스템을 바꿀 필요는 없을까?
-항공우주연구소는 천문연구원과 함께 있다가 30~40년 전에 분리되었다. 항우연은 과학 연구보다는 발사체 및 탑재체 개발 등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안다. 미국 NASA가 우주 관련 과학 연구도 주도하는 것과는 다르다. NASA가 수행하는 고층대기 연구, 태양활동, 천체 관련 천문학 연구는 천문연이 수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우주 프로그램을 키우겠다면, 즉 우주강국이 되겠다면 새로운 주도 조직이 필요하다. 우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위성체를 개발·운영하되, 과학 연구도 수행하는 통합기관이 필요하다. 이 기관은 우주에서 수행하는 천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 즉 위성을 갖고 하는 기초과학 및 응용 연구를 위한 조직이 될 것이다.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새로운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항우연과 천문연 둘 중 한쪽에 이 역할을 집어넣으면, 위성체 개발 및 연구가 동시에 활성화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항우연에 사이언스를 하는 조직을 넣으면 그 연구 분야가 커나가지 못한다. 천문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천문연은 광학과 전파망원경 연구가 주류이기 때문에 우주에서 수행하는 천문학 연구가 크기 어렵다. 그러니 별도의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견해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우주개발 강국이다. 일본도 미국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의 JAXA가 굉장히 잘한다. 한일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게 우주 개발 및 우주에서의 천문학 연구이다.

▲국제천문연맹(IAU) 총회가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부산 IAU 총회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열기로 했다. 참석자 중 1000명은 한국을 찾아오고, 다른 2000~3000명은 온라인으로 참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외국 참가자들이 많이 올 수 없다면, 행사 자체를 2022년으로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IAU 총회는 천문학계의 축제이자, 한국천문학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각국의 천문학자들이 오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행사 조직위원회(위원장: 강해성 부산대 교수)가 여러모로 많이 고생하고 있다.

◇류동수 회장
-고에너지 천체물리학자(은하단 내 媒質 연구)
-서울대 천문학과 졸업
-미국 텍사스대학(오스틴캠퍼스) 천문학 박사
※1988년, 은하거대구조 형성 시뮬레이션 연구. 지도교수 Ethan Vishniac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연구원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원
-충남대 교수(1992~2014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2014~ )
-초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 기원 연구
※2019년, 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준석 과학 작가/주간조선 선임기자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2019년)를 썼다. 과학책을 읽다가 과학책에 빠져 과학책을 썼다. 그래서 과학 작가가 되었다. 30여 년간 신문사 기자, 주간지 편집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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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을 기리는 제2회 이종욱 기념 포럼이 지난 19일 오후 열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연대와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기조 강연을 했다. <피렌체의 식탁>은 윤 전 장관의 ‘코로나 이후의 국제협력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윤 전 장관은 미국 대선 결과를 희망적으로 분석했다. 조 바이든 당선자의 개혁 성공 여부가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렇지 못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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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이 명의로 소문난 치과를 찾았다. 아이의 엄마는 의사를 보자마자 하소연했다.  “아이의 치아가 다 썩게 생겼습니다. 사탕을 너무 좋아해요. 늘 사탕을 물고 있다 보니 치아가 다 썩게 생겼는데 엄마 말은 듣지도 않네요. 선생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시고 치료해 주세요.”  의사는 사탕을 꼭 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한참 본 뒤 말했다.   “지금 당장 치료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내원하세요.”  변화 자체가 뇌의 저항을 불러일으켜...